작열하는 뉴욕 태양

브런치 날 힘들게 하지 마

by 김지수


2021. 6. 28 월요일 맑음



태양이 활활 불타오르는 날 브런치도 계속 에러가 나와 인내심 테스트를 받는다. 사진 복사가 안된다.

이번 기회에 글쓰기를 그만둘까. 꿈꾸는 고독한 방랑자의 생존 기록을 나 말고 누가 이해를 할까. 매일 꿈을 먹고 산다. 꿈과 열정과 사랑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고픈 고독한 뉴요커.


최고 기온 34도 최저 기온 23도. 갈수록 견디는 힘이 약해지는 걸까. 견디기 힘든 날씨다.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에 도착해 잠시 휴식하고 있는데 딸이 집 전원이 끊겼다고 문자를 보냈다. 어쩌란 말인지! 무더위 에어컨 없이 죽을 거 같은데. 놀라 아파트 슈퍼에게 전화를 하니 콘 에디슨 전기회사가 공사 중이라고. 미리 연락을 해야지. 정말 놀랐다.


오늘 런던 지하철역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는 기사가 떴다.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사고도 지구촌이 놀라고 있는데 무슨 일일까. 믿어지지 않는 사고가 발생하네.


맨해튼에서 돌아와 밀린 기록 하려고 브런치를 열어 기록을 하려는데 사진 복사가 안되어 노트북 업데이트까지 하고 노트북 전원을 끄고 다시 켜서 브런치를 열어 작성하려고 해도 역시나 에러가 나온다. 태양도 나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고 브런치도 날 테스트하고 오늘은 시험을 받는 날이나 보다.


맨해튼에서 7호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왔는데 역시나 시내버스는 제 시각에 나타나지 않는다. 며칠째 계속 날 골탕 먹이는 버스 기사님 요즘 사랑에 빠졌나. 아... 뜨거운 여름날 시내버스를 오래오래 기다리는 일은 처량하다.


맨해튼에 가려고 플러싱에서 로컬 7호선에 탑승했는데 찢어진 바지를 입고 상의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홈리스 할아버지가 탑승하더니 담배를 피운다. 뜨거운 태양 뜨거운 담배를 피운 사람들 마음은 무슨 색일까. 대중교통을 이용 시 금연인데 법을 모르는 사람이 나타나면 어떡해. 할 수없이 다른 칸으로 옮겼다. 아...


사랑하는 북카페에 도착했는데 평소와 달리 시원하지 않아 젊은 백인 청년은 부채를 부치고 있었다. 얼마나 더운지 상상이 되나. 어쩌란 말이냐. 북카페가 문을 닫을까 걱정이다.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반스 앤 노블 서점은 코로나로 문을 닫았다. 메트 뮤지엄에 방문하기 전 커피 한잔 마시며 책과 노는 장소인데 나의 아지트가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아...


오랜만에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가려다 뜨거운 태양에 굴복하고 포기하고 맨해튼 미드타운 갤러리에 방문했는데 직원이 날 알아보고 윙크를 하며 예약했는지 확인도 안 했다. 코로나로 요즘 예약제로 변한 갤러리. 반드시 방문 전 예약을 해야 한다고. 참 귀찮아. 갤러리 방문까지 예약을 해야 하나. 암튼 날 기억하는 청년 덕분에 그냥 전시회를 보았다. 에어컨이 켜진 시원한 갤러리라서 좋은데 작품을 이해하려면 깨알 같은 글씨를 천천히 자세히 읽어야 할 거 같았다. 언제 그걸 다 읽어. 비평가도 아닌데 말이다. 그냥 전시회 보러 갔지. 맨해튼에 약 1500여 개 갤러리가 있긴 해서 좋으나 낯선 작가의 전시회를 볼 때 난 유치원생 같다.


맨해튼 빌딩은 갈수록 높아만 간다. 곧 하늘에 닿을 듯한데 왜 내가 살 공간은 없을까. 코로나로 뉴욕이 잠든 시간에도 맨해튼 빌딩은 쉬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하늘을 향해서 올라갔나 봐. 위를 바라보면 아찔하다. 플로리다는 12층 아파트도 무너졌는데 맨해튼 빌딩은 괜찮을까. 위를 바라보면 어지럽다. 하늘 꼭대기에서 지상을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 난 허드슨 야드 베슬에서 아래를 내려다봐도 어지러워 혼났다.


루틴대로 아침에는 산책을 했다. 아침 뉴욕 하늘에는 하얀색 달님과 태양이 함께 떠 있더라. 예쁜 나팔꽃도 보아 기분이 좋았다. 무더운 여름날 피어나는 주홍빛 능소화 꽃도 매일 보러 간다. 꽃이 피면 지니까 지기 전에 실컷 봐야지. 백합꽃과 장미꽃과 수국 꽃과 백일홍 꽃 등도 보았다. 오랜만에 찾아간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에는 무궁화 꽃이 피었더라. 7월이 오면 무궁화 꽃이 피기 시작한다. 아파트 뜰에는 배롱나무 꽃이 피기 시작한다. 유월도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초록이 지쳐 우는 여름날 힘들게 하는 일들이 무진장 많았지만 즐거운 일도 있었다. 아침에 초록 꿀벌과 채송화 꽃과 놀았다. 꿀벌과 채송화꽃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럼 여름꽃들이 화낼까. 아침 산책할 때 본 모든 꽃들에게 감사하다.


겨우 능소화 꽃 사진 한 장 복사가 된다.

브런치 제발 날 힘들게 하지 마.




IMG_7969.jpg?type=w966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참 쓸쓸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