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예쁜 연꽃을 보았다
2021. 7. 1 목요일 흐림, 비
수련꽃 보려고 브롱스에 있는 뉴욕 식물원에 갔는데 하늘에서 여름 비가 쏟아졌다. 수련꽃과 연꽃이 핀 연못에는 오리 새끼 한 마리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목요일 원래 나의 계획은 식물원과 동시 웨이브 힐에 가는 것이었는데 소나기가 내려 마음이 변했다. 차가 있다면 그래도 괜찮은데 대중교통 이용하고 수차례 환승하고 다시 걸어야 하니 아무래도 다음에 가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낡은 가방에는 수 십 년 된 낡은 양산 하나가 있었지만 쏟아지는 비를 피할 길 없어 비를 맞았다. 비는 멈추지 않고 내려 뼛속까지 젖었다.
여름 비 내리는 연못에 핀 수련꽃과 연꽃과 물고기를 보다 문득 어릴 적 보았던 동양화를 떠올렸다. 새와 꽃과 물고기를 그린 그림을 가끔씩 보곤 했는데 그 그림의 의미를 수 십 년이 지나 깨우쳤다. 나도 새와 꽃과 물고기를 보고 즐기는 나이가 되었단 것을 알았다.
웨이브 힐에 가는 것은 포기한다고 해도 그냥 집으로 돌아오기 아쉬운 마음에 록펠러 로즈 가든에 가려고 모처럼 트램을 타 보려고 기다렸다. 그런데 30분이 지나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직원은 우리 모두 비에 젖었다고 말했다. 그랬다. 비가 쏟아지니 모두 피할 수 없었다. 억세게 내린 비라서 우산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참 기다린 후 트램을 타고 로즈 가든에 갔다. 비 내리는 로즈 가든은 고요했다. 평소와 달리 방문객들이 두 명의 젊은 연인과 나뿐이었다. 예년보다 일찍 피기 시작한 장미꽃도 거의 대부분 시들어 버려 예쁜 장미꽃 찾기는 보물찾기 놀이였다. 낡은 양산 쓰고 산책을 했다.
여름 비에 몸도 마음도 흠뻑 젖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연꽃을 보았다. 진흙 속에서 예쁜 꽃을 피우는 연꽃. 불교 신문에 의하면 연꽃이 네 가지 의미를 전한단다. "향(香, 향기), 결(潔, 고결), 청(淸, 맑음), 정(淨, 깨끗함)이 그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연꽃을 보았으니 천국을 본 셈이다. 천국의 문이 그냥 열리지 않더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어려움이 많다. 편도 3-4회 환승하는데 시내버스가 바로 연결되지 않았다. 억세게 비가 내려 무척 피곤했던 날이었다.
식물원에 가기 전 아침 산책도 했다. 폭우가 쏟아진 날 두 번이나 천국의 문을 열었다. 한 번은 플러싱에서 아침 산책할 때, 다른 한 번은 뉴욕 식물원에서. 내가 스스로 문을 열지 않으면 저절로 그냥 열리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