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즐겁게 살자
2021. 7. 10 토요일
주말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가려고 페리 티켓을 미리 예약했는데 갈 수 없었다. 토요일 아침 바다 풍경을 보러 시내버스를 타고 Little Neck Bay에 찾아가서 하얀 백조 몇 마리 보고 야생 연못에 핀 수련꽃 보고 집으로 돌아오려고 시내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막 버스가 떠난 뒤였다. 그래서 다음 버스를 기다렸는데 기사님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림자도 안 보여 슬펐다.
땡볕 아래서 시내버스 기다릴 때 처량함이란. 얼른 집에 돌아가 식사 준비하고 샤워하고 외출하려면 무척 바쁜데 내 마음을 모르는 시내버스 기사님.
바다는 집에서 편도 약 1시간 정도 걸리지만 오늘 아침처럼 오래 기다린다면 1시간이 아니라 훨씬 더 오래 걸린다. 또 거버너스 아일랜드 역시 편도 약 2시간. 마음먹지 않으면 힘든 코스다. 내가 사랑하는 장소니까 가끔 찾아가지만.
예정된 시각보다 늦게 집에 도착해 서둘러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고 외출을 했다. 매일 여기저기 답사하니 지하철을 타고 달리는 동안 잠이 쏟아졌다. 댄스 공연 보러 가려고 했는데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어디로 갈지 잠시 망설이다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에 내려 그린 마켓에서 꽃구경을 했다. 노란 해바라기 꽃과 베고니아 꽃과 장미꽃 등을 보았다. 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북카페로 들어가 커피 한 잔 마시고 책을 펴서 읽다 지하철을 타고 트라이베카 갤러리에 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나 말고 할머니 두 분도 찾아오셨는데. 웹사이트에 문을 연다고 했는데 어디로 사라진 걸까.
힘이 쭉 빠졌다. 뉴욕이야 명소가 너무너무 많아서 에너지만 있다면 멀리멀리 떠나고 싶은데 너무 피곤해 지하철을 타고 달리다 그냥 집에 돌아가기 아쉬운 마음에 카네기 홀 근처 역에 내려 센트럴 파크에 들어갔다.
원래는 쉽 메도우 풍경만 보고 집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하필 문이 닫혔다. 그래서 호수까지 걸었다. 태양이 타오르는 날 걷기가 쉽지 않은데... 호수에 도착하니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거기에 어린 기러기 새끼들을 보아 좋았다.
주말 센트럴 파크는 요란하다. 베데스다 테라스 분수 옆에서는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 베데스다 테라스에서는 웨딩 사진 촬영을 하고 거리 음악가가 공연을 하고 비누 거품 풍선 놀이를 하고... 더 몰로 향해 걸으니 요란한 음악이 울렸다.
더 몰 셰익스피어 동상 세워진 곳에서 토요일 저녁 시간 탱고 이벤트가 열리는데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플라자 호텔 근처에서 지하철을 타고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서 환승 플러싱 종점에 내려 시내버스 정류장에 갔는데 시내버스가 오지 않아서 오래오래 기다렸다.
두 번씩이나 날 골탕 먹이는 시내버스. 온몸에 힘이 빠졌다. 시원한 물이라도 마시며 기다리면 좋을 텐데 언제 버스가 올지 모르니 그냥 기다려야 하는 입장. 그런다고 걸어서 집에 갈 힘은 없었다.
아침 일찍 바다와 수련꽃 피는 연못에 다녀와 아들과 함께 조깅하고, 북 카페에서 잠시 책 읽고, 센트럴 파크에서 산책하며 토요일 하루를 보냈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지만 매일 즐겁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