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_유쾌하지 않은 식사

2021 뉴욕 레스토랑 위크 유감

by 김지수

2021. 7. 19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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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어퍼 웨스트 사이드 프렌치 레스토랑 (사진 위 오른쪽이 프렌치 스타일 육회 요리, 두 자녀가 처음 시도했는데 입맛에 맞지 않았다.)



벼르고 벼르던 뉴욕 레스토랑 위크 행사(7/19-8/15)가 돌아왔다.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지만 뉴욕 레스토랑 예약도 쉽지 않다. 아니 상당히 힘들다. 왜냐면 레스토랑 식사가 어떤지 잘 알지 못하기에. 요리는 형편없는데 비싼 돈 주고 식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내 취향의 요리인지 아닌지는 먹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맨해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레스토랑이 있지만 식사비가 비싸니 형편이 안되면 자주 식사를 할 수 없다. 그래서 레스토랑 위크를 기다린다. 그런데 이번 행사 식사비는 예년과 달리 저렴한 21불짜리 메뉴도 등장하고 39불과 125불 메뉴도 있었다.


전에는 대개 런치와 디너로 나뉘고 디너 식사비는 더 비쌌다. 그런데 125불짜리 메뉴가 등장했다. 세 명이 식사를 하면 팁과 세금과 와인 등을 포함하면 거의 500불에 가깝다. 뉴욕에는 귀족들이 많이 산다. 서민들에게는 125불 식사비는 무척 비싸지만 귀족들에게는 아주 저렴할지도 몰라.


아... 뉴욕은 비싼 도시다.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면 식사비에 상관하지 않고 먹고 싶은 메뉴를 마음껏 고를 수 있지만 비싼 도시 뉴욕에서는 욕망이 잠들고 만다. 욕망을 불태웠다간 진즉 뉴욕을 떠났을 것이다. 어떻게 황금 도시 뉴욕에서 욕망을 불태우며 버티겠어.


또 전과 달리 예전에 참가했던 레스토랑이 이번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 아주 많은 레스토랑에서 골라야 하니 어렵다. 전에는 아들과 내가 사랑하는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예약하곤 했지만 이번에는 할 수 없었다. 새로운 곳을 찾아야 하니 상당한 에너지가 들었다. 누구나 처음은 어렵다. 혼자만 힘든 게 아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레스토랑 위크 웹사이트에 문제가 있다. 클릭하면 자주 에러가 난다. 한마디로 엉망이다. 그럼에도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기에 놓칠 수 없으니 어렵게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와 어퍼 이스트 사이드와 리틀 이태리 레스토랑 세 곳을.


2021 여름 레스토랑 위크는 7월 19일부터 시작했다. 첫날 두 자녀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어퍼 웨스트사이드 프렌치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타임 스퀘어 역에서 1호선에 탑승 79가에 내려걸었다.


코로나로 뉴욕이 잠들지 않았다면 자주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공연을 보는데 요즘 링컨 센터 근처에 자주 가지 않는다. 1호선을 타고 달리다 링컨 센터를 지나니 반가웠다.



IMG_7895.jpg?type=w966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방문한 프렌치 레스토랑, 우리 가족 취향은 아니었다.



드디어 찾았다. 프렌치 레스토랑 앞에 도착했을 때 할아버지가 맛 좋은 곳이라고 말씀하셔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막상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니 기대와 달랐다. 우리 가족은 자주 맨해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지 않으니 가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식사하기를 원하는데 그저 평범한 레스토랑 분위기였다. 특히 이번에는 딸과 함께 가니 근사한 곳을 원했다.


아들과는 수년 동안 뉴욕 레스토랑 위크 때 미슐랭 레스토랑을 비롯 꽤 많은 곳에서 함께 식사를 했지만 딸은 뉴욕에서 함께 살지 않고 늘 바빠 기회가 없어서 이번만큼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려고 마음먹었다.


일식을 좋아하는 딸 취향에 맞춰 예약하고 싶은데 식사비가 아주 비싸고 아닌 경우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프렌치 레스토랑을 골랐다.


21불 식사비인데 테이크 아웃만 제공하는 레스토랑도 꽤 많아 이번 레스토랑 위크는 상당히 혼동스러웠다. 여긴 레스토랑 안에서 식사를 할 수 있고 21불이라 골랐다.


원래 19일 정오 무렵 콜럼버스 서클 Nougatine at Jean Georges에서 식사하려고 예약했는데 전에도 분명 예약을 했는데 식사하러 갔는데 직원이 예약이 안되었다고 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나서 일요일 저녁 전화를 해서 확인했다. 그래서 급히 새로 예약한 곳이 프렌치 레스토랑이었다.


뉴욕 레스토랑 위크 메뉴는 대개 다양하지 않다. 애피타이저로 양파 수프를 주문하고 두 자녀는 메인 메뉴로 프렌치 스타일 육회를 골랐는데 딸 입맛에는 양파 수프도 그저 그렇고 육회 맛도 형편없다고 해서 참 미안했다.


21불 메뉴에는 커피와 디저트가 포함되지 않는다. 와인은 대개 15불 이상. 커피는 8불, 디저트는 10불 정도. 내가 주문한 프렌치 요리는 나쁘지는 않았다. 암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식사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니 내 마음이 회색빛이었다.


아들은 맨해튼에서 21불 식사에 뭘 기대를 하냐고 말했다. 그랬다. 레스토랑 입장에서는 수익을 위해 영업을 하는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서비스를 요구하고.


만약 39불 식사비로 식사할 수 있는 곳을 고르면 세 명 식사비가 꽤 되니 예산을 줄이려고 하다 보니 저렴한 곳을 골랐다. 아들은 엄마에게 그렇게 살면 돈에 묶여 살아요,라고 농담을 했다. 돈이 뭐길래 이리 살아야 하는 걸까.


코로나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식품비가 많이 인상되어 장바구니가 무겁다. 아마도 식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런치 식사비가 39불이란 게 맨해튼 물가에는 맞는지 모르겠다. 물론 서민의 입장에서는 너무 부담되고.


직원에게 계산서를 달라고 하니 4%의 수수료가 포함되었다. 1인 21불 식사비 +팁(15-20%)+ 세금을 합하면 꽤 많은 금액이 나오는데 거기에 4% 수수료라니. 무슨 일인가 했더니 신용 카드 수수료였다. 맨해튼에서 신용 카드 사용하면서 수수료를 낸 적이 없어서 기분이 나빴다. 지갑에 100불 정도 현금도 가지고 다니지도 않는다. 레스토랑 리뷰를 남긴다면 별 하나를 주겠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아들 친구 음악가는 스위스 음악 캠프에 갔는데 룸메이트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연락이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들 친구도 감염이 되었다고. 아들 친구는 백신도 맞고 캠프에 갔는데 코로나에 걸렸다. 우리 가족이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형편없는 식사를 했다고 하니 스위스 음악 캠프에서는 이틀 동안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그러니 맛없는 양파 수프와 프렌치 스타일 육회도 맛있게 먹겠다고 하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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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맛이 좋았다. 맨해튼 어퍼 웨스트 사이드 카페



딸은 얼른 밖으로 나가 커피와 디저트를 먹자고 말했다. 잠시 후 근사한 카페에 가서 라테와 초콜릿 케이크를 먹으며 휴식을 하다 센트럴 파크에 갔다. 원래는 레스토랑 근처에 자연사 박물관이 있어서 오랜만에 방문할까 했는데 하필 휴일이었다. 그곳에는 자주 방문하지 않아서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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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 뮤지엄에서 열리는 메티치 특별전, 전시회는 늘 그러하듯 노인들도 많이 방문한다.



센트럴 파크에서 산책하다 메트 뮤지엄에 방문했다. 자연사 박물관이 안되니 메트에 미리 예약하고 방문했다. 자본주의 시초가 된 메디치가의 특별전을 잠시 보고 몇몇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보다 밖으로 나와 다시 센트럴 파크로 들어갔다. 좀 더 오래 걷고 싶은데 하필 비가 내려 걸음을 재촉해 플라자 호텔을 향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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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깨어나 아침 바다와 수련꽃을 보러 다녀왔다. 1주일에 한 번 방문하려다 바다와 사랑에 빠져 매일 찾아가곤 한다. 집에 돌아와 아들과 함께 조깅도 했다. 다른 날 보다 몸이 더 가벼워 좋았다. 한 팔이 없는 백인 남자와 인사를 했다. 아침 시간에 조깅을 하니 얼굴이 낯익은 사람들도 있다. 어쩌면 전쟁에 참가하지 않았을까 짐작하는데 묻지는 않았다.




센트럴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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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파크는 언제 봐도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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