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 기념일
2021. 7. 4 일요일
미국 독립 기념일 불꽃놀이 행사도 열리고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에서 핫도그 먹기 대회가 열리는데
에너지가 부족해 달려가지 않았다. 코니 아일랜드까지는 최소 집에서 편도 2시간 정도 걸린다. 왕복 4시간 거리가 그냥 가볍지는 않다. 마음먹어야 가능하다. 마음이 중요해.
대신 새벽에 깨어나 동네에서 꽃 향기 맡으며 산책하고 퀸즈 베이사이드 연못에 수련꽃을 보러 갔다. 매년 여름에 방문하곤 하는데 꽤 오랜만이었다.
뉴욕 식물원에서 예쁜 수련꽃을 보니 야생 연못은 어떤지 몹시도 궁금했다. 아주 오래전 아들과 함께 조깅하러 다닌 장소다. 집에서 왕복 7마일 거리를 매일 달렸다. 주택가에 핀 예쁜 꽃 보며 아들과 이야기하며 달리면 금세 연못에 도착해 하얀 백조 가족을 만났는데 말없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우리도 조깅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갔다.
독립 기념일이라서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연못에 찾아와 집채만 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야생 연못에 가끔씩 얼굴 비추는 새 한 마리가 인기였다. 긴긴 망원렌즈로 새 한 마리를 담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귀여워 웃었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새들을 본 적이 없는데 뉴욕에는 새들의 종류도 많고 매일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니 좋다. 너무 부지런한 새들 덕분에 잠들기 어려울 정도다. 내가 사는 동네가 특히 그렇다.
아들과 조깅하러 다닐 때와 달리 시내버스를 타고 연못에 찾아가 수련꽃을 보고 돌아왔다. 나무다리만 건너면 바다인데 일요일 오전 퀸즈 식물원에 가려고 마음이 급하니 그냥 돌아왔다. 연못에 핀 수련꽃 보며 매일 가자고 마음먹었다. 아주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서 조금만 열정이 부족하면 새벽에 깨어나기도 어렵다.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퀸즈 식물원에 갔다. 매주 일요일 오전 9-11시 사이 무료입장이라서 부담이 없어서 좋다. 뉴욕 식물원과 브루클린 식물원에 비하면 퀸즈는 입장료가 저렴하지만 그래도 아끼고 싶은 마음이다. 식물원에 갈지 말지 늘 망설이게 되지만 도착하면 천국의 향기를 느낀다.
퀸즈 식물원은 플러싱 지하철역에서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무척 가깝고 시내버스 타면 금방 도착한다. 주로 중국인 이민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아침 일찍 중국인들은 함께 모여 운동도 하고 춤도 추고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정원에서 사진을 찍는다. 플러싱에 한인 교포들도 많이 사는데 교회에 가는 날이라 바쁜지 식물원에서 한국어로 말하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외모만으로 중국인인지 한인 교포인지 구분이 어렵고 언어로 구분한다.
아침 산책하고 야생 연못에 다녀오고 퀸즈 식물원까지 다녀왔다. 불꽃놀이는 보고 싶지만 축제 구경하기가 너무 힘들기에 포기했다. 뉴욕에 살면서 꽤 많은 축제를 보곤 했지만 미국 독립 기념일 축제는 딱 한 번 봤다.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곳에서 봤는데 밤 9시가 지나 불꽃놀이 축제가 열리는데 최소 서너 시간 전에 도착해 기다려야 하니 죽을 맛이다. 물론 화장실 가기도 어려우니 참아야 한다. 몇 시간 동안 기다릴 때 대개 음식을 가져와 먹으며 이야기를 하며 기다린다.
딱 한 번 구경한 축제에서 이집트 출신 여의사를 만나 잠시 이야기했다. 기억에 플로리다 주에서 의사 과정을 마치고 뉴욕 여행 왔다고. 그래서 놀랐다. 난 뉴욕에 꽤 오래 살았는데 그때 처음으로 구경 갔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니 그녀가 웃었다. 미국에서 수련의 과정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던 의사는 지금 어디에 살고 있을까. 뉴욕과 보스턴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니 아일랜드에서 열린 핫도그 먹기 대회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너무 바빠 밀린 일기를 늦게 기록하니 기억이 흐려 간단히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