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_바다. 식물원. 호수

by 김지수

2021. 7. 25 일요일


일요일 나의 목표는 세 곳을 방문하는 것. 아침 바다 보고 퀸즈 식물원에 가고 오클랜드 호수에 다녀오는 것. 목표를 세웠으니 실천을 하는 것은 나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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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RtKMgwS8X_QFgK_FPfbY_DMPQ 아침 바다에 가니 백로 몇 마리가 날 기다려.



새벽에 깨어나 새벽 바다를 보러 갔다. 수련꽃이 잠든 시각 아침 바다를 구경하러 도착하니 백로 몇 마리가 날 기다리고 있어 반가웠다. 마치 날 쳐다보는 거 같은 느낌. 나 혼자만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백로는 오래 머물지 않고 잠시 후 멀리 날아갔다. 한국에서 백로를 본 적이 없는데 뉴욕에 와서 가끔씩 보지만 아주 흔한 새는 아니라서 백로를 보면 기분이 좋다. 아침 바다 빛은 특별하다. 그래서 더 좋다.


퀸즈 식물원에 가야 하니 평소보다 일찍 바다를 떠나 시내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기다렸다. 그런데 그림자도 안 보여. 혼자서 집까지 걸어갈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니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 스케줄대로 움직이면 좋을 텐데 아닌 경우도 잦다. 35분 후에 버스가 나타났다. 그런데 집까지 가려면 중간 환승해야 한다. 시내버스 정류장에 내려 집 근처에 가는 시내버스를 다시 기다렸다. 그런데 다시 말썽. 역시나 30분 이상 기다렸다. 서민들의 애달픈 삶 아닌가.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다시 걷는다. 빨리 집에 돌아오려고 했지만 엉뚱하게 도로에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마음이 쓸어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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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 식물원



집에 도착 브런치 식사 준비했지만 피곤해서 식물원에 갈지 말지 망설였다. 그러다 일어서 밖으로 나갔다. 기회는 항상 오지 않아. 일요일 오전 식물원 산책이 좋다. 식물원까지도 두 번 시내버스를 탄다. 피곤한 몸으로 식물원에 도착했지만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예쁜 꽃들 구경하고 새들의 합창 노래 들으며 산책하면 행복하다. 하루 종일 식물원에서 지내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집에 돌아와 두 자녀와 함께 식사를 했다.


휴대폰 저장 공간은 한정이 되어 얼른 사진 정리를 하고 버려야 하니 몹시 바쁘다. 하루 세 곳이 아니라 열 곳이라도 방문만 하면 어렵지 많을 텐데 살림하면서 사진 작업하면서 방문하기는 쉽지 않다. 얼른 사진 정리를 했다. 지난번에 처음으로 봤던 오클랜드 호수가 그리웠다. 마음먹고 밖으로 나갔다. 7월 말이 되니 무더운 날씨다. 땡볕 아래 걸어서 시내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메시지로 연락하니 시내버스 스케줄이 없단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걸어 멀리 떨어진 시내버스 정류장에 갔다. 차가 있다면 무척 편리할 텐데 대중교통 이용하니 불편하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시내버스가 오지 않아. 아... 어쩌겠어. 그냥 기다려야지. 답답한 마음에 주위를 돌아보니 길거리에 백일홍 꽃이 피어 있어 휴대폰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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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호수



그리고 30분 후인가 시내버스에 탑승하고 오클랜드 호수에 찾아갔다. 퀸즈 베이사이드 북창동 순두부 가게 앞 골목길을 따라 7분 정도 걸으면 호수에 도착한다. 집에서 편히 쉬어도 좋을 일요일인데 야생 호수를 보러 갔다. 하얀 백조가 나무 그늘 아래서 쉬는 곳에서 한인 교포를 만났다. 롱아일랜드 제리코 교회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호수에 핀 수련꽃을 잘 몰라 알려주었다. 수련꽃 좋아하면 뉴욕 식물원에 가 보라고 하니 10년 전에 다녀왔단다. 내게 일요일 바쁘지 않냐고 물어서 웃었지. 매일매일 바쁘지 않은 날이 있어야지. 직장 생활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도 많겠지. 중년으로 보인 교포는 아직 미혼이라고 말하며 플러싱에 산다고.


그녀와 헤어지고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얼른 집으로 돌아와 쉬려는데 돌계단이 보여 올라갔다. 지난번 딱 한 번 방문한 곳이라 같은 돌계단이라고 생각하고 올라갔는데 그만 길을 잃어버렸다. 낯선 동네가 근사했다. 만약 길을 잃지 않았다면 결코 몰랐을 동네. 정착 초기 아들 오리엔테이션 하러 가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길을 잃어버려 롱아일랜드 딕스 힐에서 땡볕 아래 4시간 이상을 헤매기도 했다. 그때는 아들이 엄마가 일부러 그런 줄 알았다고. 어려서 그랬나 보다. 내가 왜 일부러 길을 잃어버린 척하겠어. 가끔씩 길을 잃어버린다.


종일 시내버스 때문에 힘든 하루였지만 나의 목표를 완성했지만 겨우 식사 준비하고 쓰러졌다. 그래도 커피 한 잔 마시며 사진 작업을 마쳤다.


내 환경에 불평하면 얻을 게 없다. 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며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항상 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더라. 죽어라 노력해야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내게는 그저 공짜가 없더라. 내가 하지 않으면 저절로 새로운 문이 열리지 않아. 평생 노력하며 즐겁게 산다. 내가 찾지 않으면 보이지가 않아. 아침 바다의 매력도 몰랐지. 수련꽃 보러 가서 벌레가 심하게 물어서 바다 구경하러 가니 아침 바다가 눈부셨다. 그날 처음으로 아침 바다에 눈을 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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