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아트 클럽과 로어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산책
2021. 12. 16 목요일
꽤 오랜만에 뉴욕 내셔널 아트 클럽에 방문했다. 운 좋게 피아노 공연이 열려 잠시 귀가 황홀했다. 오후 2시에 매네스 음대 학생들 공연이 열렸는데 2층 갤러리 홀에 청중들이 꽉 차 있어 놀랐다.
뉴욕에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 무척 많다. 줄리아드 학교는 1년에 약 700여 개 공연을 열고 매네스 음대 역시 마찬가지다. 내셔널 아트 클럽 역시 꽤 많은 이벤트를 열고 일부는 미리 예약해야만 참석할 수 있는데 전시회 보러 가서 피아노 연주까지 들었다. 매네스 음대는 지휘자 정명훈과 오페라 성악가 이용훈 등이 공부한 학교다.
내셔널 아트 클럽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져 갤러리는 더 근사하게 보였다. 회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과 아닌 곳으로 나뉜다. 영화 <순수의 시대>를 촬영한 곳이기도 한다. 2층 벽면에는 예술가들 초상화가 걸려있다. 유니온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카페에 거의 매일 방문할 때는 이곳 갤러리를 자주 방문했는데 요즘 뜸한 편이다. 코로나로 한동안 문을 닫기도 했다.
근처에 피츠 태번 레스토랑이 있다. 수년 전 아들과 가끔씩 방문했던 레스토랑.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가격 대비 만족스럽지만 미슐랭 수준급은 아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무렵이 되면 떠오르는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 미국 작가 오헨리가 피츠 태번에서 집필한 소설이다. 어릴 적 가난한 부부 사랑 이야기를 듣고 감동받았는데 뉴욕에서 집필한 것은 꿈에도 몰랐다. 아무것도 모르고 뉴욕에 와서 하나씩 배우고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 1905년에 출판되었으니 그때도 뉴욕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단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가난하지만 사랑 가득한 커플이었지. 미국 도금 시대 빈부차도 엄청 크고 지금도 마찬가지. 자본주의 미국의 색채도 뉴욕에 와서 살면서 보고 느끼고 있다. 교과서에서 본 '자본주의'란 단어가 몸으로 느껴지는 뉴욕.
포르투갈 출신 피아노 연주 들으며 갤러리에서 작품 전시회보다 밖으로 나와 지하철을 타고 로어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 방문했다. 로어 이스트 사이드는 가난한 이민자들이 살던 동네였다. 차이나 타운과 인접한 장소고 갤러리가 꽤 많다.
갤러리에 들어가 벽에 걸린 작품 바라보는데 불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두 명의 여인들이 들어와 뒤를 돌아봤다. 놀랍게 한 분은 아시아인으로 보였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분인가. 억양이 외국인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작품 전시회보다 내게는 불어가 더 인상적으로 남은 갤러리였다. 꽤 오래전 백남준 전시회 보러 갔는데 갤러리 문이 닫혀 아쉽게 돌아섰다. 뉴욕 갤러리 가운데 1주일 내내 오픈하지 않고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픈 한 곳도 있다. 그 외도 두 곳의 갤러리에 방문해 전시회를 보았다.
저녁 7시 반경 맨해튼 음대에서 챔버 뮤직 축제가 열려 꼭 보고 싶은데 그냥 집으로 돌아와 세탁을 했다. 맨해튼에 산다면 꼭 봤을 텐데...
기억을 더듬으며 간단히 메모를 남긴다.
시간이 흐르면 다 잊힐 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