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27 월요일
하얀 눈이 내릴 줄 알았는데 일기예보와 달리 내리지 않아 섭섭했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면 동화나라 주인공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낡고 오래된 소형차를 팔아버려서 요즘은 폭설이 내려도 몸은 편하기 그지없다.폭설이 내리면 1미터 정도 쌓인 것은 보통. 눈에 파묻힌 차 구제 작업도 얼마나 힘든지. 허리가 부러질 거 같은 아픔이었다. 난 뉴욕에 와서 처음으로 삽질을 했다.
꽤 오래전 플러싱 공용 주차장 옆 파리바게트에서 펑펑 내리는 하얀 눈을 바라보며 롱아일랜드 제리코 집을 어떻게 찾아갈지 생각에 잠겼다. 직장에서 일하고 눈에 파묻힌 차에 시동을 걸고 플러싱 시내로 겨우 달려왔지만 빙판 495 고속도로를 달려갈 수 있을지.
뉴욕 날씨는 한국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굳이 좋은 차가 꼭 필요한 거는 아니란 생각에 작은 소형차를 구입했지만 빙판길을 달릴 때는 좋은 차가 더 좋은 듯.
핫 커피 한 잔 마시며 롱아일랜 소속 도로를 떠올리다 그냥 운전하기로 마음먹고 달렸다. 말하자면 죽음을 무릅쓰고 달렸다.
새해가 며칠 남지 않았다. 삶이 한없이 복잡하니 기도를 더 자주 하게 된다. 또 타임 스퀘어에 가서 새해 소망의 벽에 소망을 적었다. 새해 이브 내 소망이 뉴욕의 하늘에 뿌려질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소망이 이뤄지면 얼마나 기쁠까.
타임 스퀘어는 새해 이브 행사 준비를 위해 무대를 설치하고 있었다. 뉴욕에서 살면서 한 번도 새해 이브 이벤트를 본 적이 없다. 딱 한 번 보려고 시도했는데 화장실도 못하고 자정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아들 친구의 말을 듣고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감기에 걸려 새해초부터 심하게 아팠다. 그 후로 다시 시도한 적은 없다.
타임 스퀘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맨해튼 미드타운 북오프에 갔다. 다양한 중고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추운 날이라 난방이 잘 되어 몸이 따뜻해져 기분이 좋았다. 난 주로 헌책을 구경하러 가고 가끔 마음에 든 책을 구입하곤 한다. 코로나 후 책값도 인상되어 꼭 필요한 책 아니면 구입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브라이언트 파크 옆 지하철역에서 플러싱에 가는 7호선을 기다리는데 로컬만 계속 달려 포기하려다 참고 기다려 익스프레스 7호선에 탑승해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역에 도착해 버스 승강장에 도착해 시내버스 기다리는데 기사님은 데이트하러 갔는지 오지를 않아 온몸이 꽁꽁 얼어버렸다. 추운 겨울날 시내버스 기다리는 고통은 가난한 서민의 삶인가. 황금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뉴욕에서 서민의 삶은 애달프기 그지없다.
뉴욕 타임 스퀘어는 연말이라 무척 복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