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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Jan 16. 2018

뉴욕 서점 문화, 뉴요커가 서점에 가는 또 다른 이유


어릴 적부터 책을 사랑하는 내게 서점은 보물 같고 서점에 자주 가서 책을 읽고 뉴욕 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서점에 방문했다. 뉴욕은 오래전부터 책을 사랑하는 문화이지만 뉴욕 서점도 경영난으로 몸살을 하고 문을 닫는 서점도 꽤 있다. 미국 대형 서점 반스 앤 노블도 몇몇 곳은 문을 닫고, 그리니치 빌리지 뉴욕대 서점 옆에 있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도 비싼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해 오래전 문을 닫았지만 최근 맨해튼 콜럼버스 서클 타임 워너 빌딩 3층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근처에 아마존 서점을 오픈했다.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은 어퍼 웨스트사이드 72가 지하철역 근처에 오픈한 Shakespeare & Co 서점,  북카페도 있다.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서 만난 영어 교사 말에 의하면 반스 앤 노블은 10년 단위로 계약을 해서 운영한다고 말했다. 예전 줄리아드 학교 근처 지금은 센추리 21이 있는 곳에 반스 앤 노블 서점이 있었으나 오래전 문을 닫아버려 슬펐고  럭셔리 명품 매장이 즐비한 5번가에 아직도 반스 앤 노블 서점이 운영되고 있어 내게는 놀라운 일이고 맨해튼처럼 렌트비 비싼 곳에서 서점 경영이 쉽지 않을 거라 혼자 추측을 해 본다. 또한 어린이용 서적만 파는 곳, 요리책만 파는 곳, 추리 소설만 읽을 수 있는 곳, 뮤지컬과 연극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곳 등 특성화된 서점이 많고 콜롬비아 대학 근처에 있는 Book Culture 서점의 경우 콜롬비아 대학 교재를 많이 취급한다. 


1920년대 파리에 살던 거투르드 스타인이 운영했던 살롱은 예술가들이 만나 문학과 예술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뉴욕도 이런 문학 살롱이 있었다. 미국 작가이자 문학 살롱 주인인 마벨 도지 루한( Mabel Dodge Luhan)은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 5번가 23번지(23 5th Ave.)에 명성 높은 문학 살롱을 오픈했다. 마벨은 1913-1916년 사이  <수요일 밤 Wednesday Evenings> 행사를 열었고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예술, 정치 및 사회에 전위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했고 20세기 초 재능 있는 예술가, 작가들과 급진적인 정치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마벨은 1913년 아모리쇼를 준비하는데 적극적인 지원을 했다고 한다. 이렇듯 뉴욕도 오래전부터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지만 아직 뉴욕 문화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듯 짐작된다. 이런 이야기도 뉴욕에 와서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현대사회에 살면서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할 것 같으나 커피 한 잔 사 마셔도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책을 읽으며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도 있고, 전문적인 지식을 배울 수도 있고, 책에 적어진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고, 책은 즐거움을 준다. 또한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 사회에서 사고하는 능력과 Critical Reading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점점 더 많은 서점이 문을 닫으니 한편으로 슬프고 앞으로 서점과 책 문화는 어찌 변화될지 늘 궁금하다. 뉴욕에 살면서 보고 느낀 대로 뉴욕 서점에 대해 정리를 해 보고자 한다.



뉴욕 북 카페 문화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한국과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북 카페를 갖추고 있는 서점이 있어서 북 카페에 자주 자서 커피와 함께 책을 읽는 문화다. 대표적인 곳은 반스 앤 노블 서점과 소호 하우징 웍스 북 스토어와 맥널리 잭슨과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와 블루 스타킹 등이 있다. 뉴요커마다 늘 가는 북 카페가 정해져 있을 것이나 대개 반스 앤 노블 북 카페는 남녀노소 막론하고 찾는 곳이고,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고, 작업을 하고, 또한 간단히 빵과 커피로 식사를 하고 떠난 분도 있다. 맨해튼에서 보통 사람들 풍경을 보여주는 곳은 바로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고, 젊은 층이 선호하는 곳은 하우징 웍스 북 카페와 맥널리 잭슨과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와 블루 스타킹. 진보적인 서적을 판매하는 블루 스타킹은 규모가 작아 북 카페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거 같고 테이블에 앉아 차분히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기에는 상당히 어려울 듯 보인다. 소호 하우징 웍스 북 카페와 맥널리 잭슨 북 카페는 젊은 층이 아주 사랑하는 곳이고 역시 빈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북 카페를 사랑하는 뉴요커가 많다.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에 있는 반스 앤 노블 북 카페는 학교 수업이 끝날 무렵 늦은 오후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젊은 부모가 눈에 띄고 함께 숙제를 하거나 책을 읽는 것을 보곤 한다. 두 자녀 어릴 적 한국에서 서점에 가서 책을 읽는 것을 상상도 못 하였으나 젊은 아빠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와서 책을 읽어주는 것을 보면 놀랍다. 백발이 되어간 노인도 돋보기로 책을 읽을 정도로 책을 사랑하는 뉴요커도 있다.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 헌터 칼리지 부근에 있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작년엔가 북 카페를 오픈했고 빈자리 찾기는 쉽지 않다. 


대형 서점과 독립 서점
맨해튼에 미국 대형 서점 반스 앤 노블이 곳곳에 있고  뉴요커가 사랑하는 스트랜드,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맥널리 잭슨, 리졸리 서점, 북 컬처 등 독립 서점도 많다.  


새 책, 중고책, 희귀 서적 
뉴요커가 사랑하는 스트랜드에서 새 책, 중고책과 희귀 서적을 판매한다. 스트랜드는 내가 가장 사랑한 서점 가운데 하나고 늘 보물 같은 중고책이 있는지 살펴보는 곳이다. 1-5불 정도 하면 커피값보다 더 저렴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헌책이지만 새 책 같은 보물을 발견하기도 하고 오래전 출판된 책이라 최근 서점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이라 더 귀하고 값지다. 헌책 안에 가끔 예쁜 크리스마스 카드와 생일 카드도 보인다. 헌책을 판매하기 위해 직원은 아주 많은 수고를 할 거 같으나 뉴욕 시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쉬어가기 좋은 곳이고 커다란 바구니에 많은 책을 담는 분도 계시니 책을 사랑하는 뉴욕 시민도 꽤 많아 보인다. 스트랜드뿐 아니라 곳곳에서 희귀 서적도 판매하고 값은 아주 비싸다.



할인 제도 
스트랜드는 새 책일지라도 할인하는 책이 꽤 많고 코너 별로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예술 전문 서적과 유아 서적은 2층에 있고 , 희귀 서적은 3층에서 판다. 미국 대형 서점 반스 앤 노블 역시 일부 책은 세일을 하고 홀리데이 시즌 세일 폭이 더 크기도 한다. 또, 헌책을 구입하면 '사랑하는 엄마에게' 라 적힌 것을 보는 것으로 봐서 책을 선물하는 분도 많은 듯 짐작한다. 리졸리 서점과 맥널리 잭슨 등 할인한 책을 팔지 않은 곳도 많다. 


특별 이벤트 

서점마다 이벤트가 열리고 서점에서 유명한 정치인, 가수, 요리사, 작가 등을 만날 수 있는 뉴욕 문화가 참 놀랍다. 특히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에서 수많은 이벤트가 열리고 일부는 책을 반드시 구입해야만 이벤트를 볼 수 있고 저자 사인을 받을 수 있으나 모든 이벤트가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에서 폴 오스터 작가도 봤다. 꽤 나이 든 할아버지란 것을 잊고 있었는데 할아버지였다. 파리에서 지낸 시절 정말 가난하게 지낸 작가 폴 오스터는 무명 시절 돈을 벌려고 추리 소설도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오른쪽 작가 폴 오스터



스트랜드는 반드시 책을 구입해야 이벤트에 참석할 수 있고, 소호 하우징 웍스 북 카페와 맥널리 잭슨 역시 많은 이벤트가 열리고 특별 이벤트를 보기 위해 서점에 가서 기다린다. 서점에서 열리는 이벤트가 손님을 유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아닐까 혼자 생각한다. 


서점 생일잔치도 놀랍다. 타임 스퀘어 부근에 있는 드라마 북숍은 100주년 생일잔치를 성대히 열었고 일반인에게 오픈하니 꽤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100세 생일 케이크와 와인과 과일 등을 먹고 특별한 작가들을 만날 수 있어서 놀라웠다.



                                                          드라마 북 숍 100세 생일잔치




콜롬비아 대학 옆 북 컬처도 20 주년 생일잔치를 성대히 열었다. 책을 사랑하는 분과 에디터와 작가 등이 참가했다. 

                                                       북 컬처 20주년 생일잔치




미국 4월은 '시의 달'이고 서점에 가면 시집을 따로 정리해 두어 구입하기 편하다. 6월 말 경  프라이드 퍼레이드 행사가 열리고 서점에서 축제에 대한 책을 구분해 정리해 둔다.


사진 왼쪽 스트랜드 벽에 '시의 달'이라 적혀 있다./오른쪽 반스 앤 노블 Father's Day 북 코너 마련해 두었다.



 Creative Writing 워크숍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은 문을 닫았지만 어퍼 이스트사이드 헌터 칼리지 부근에 작은 규모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이 있다. 오래전 북 카페가 없었으나 북 카페도 오픈했고 에스프레소 머신도 있으니 즉석에서 책을 출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Creative Writing 유료 워크숍이 열린다. 2시간씩 진행되고 8회 참가비는 375불이다. 



에스프레소 북 머신 
반스 앤 노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와 맥널리 잭슨 에스프레소 북 머신에서 즉시 책을 출판할 수 있다. 과거와 달라져 가는 출판문화를 느낀다. 이미 꽤 많은 책을 출판했다고 한다.


회원제 운영 
반스 앤 노블 서점은 1년 회원제를 모집하고 회비는 25불이다. 책을 구입하거나 북 카페 이용 시 할인 혜택을 받는다. 자주 책을 구입하는 분은 회원카드를 구입하면 더 좋다. 콜롬비아 대학 근처에 있는 북 컬처(Book Culture)는 회원 가입비 없이 회원에 등록할 수 있고 이메일 주소를 남기면 서점에서 열리는 특별 세일이라든지 특별 이벤트에 대해서 소식을 알려준다. 



무료 배달 서비스
미국은 서비스 문화 바탕이라 모든 서비스에 요금을 지불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한인 마트에 주문할 경우도 배송료를 추가하고 즉시 배달을 하지는 않는다. 일부 예외도 있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하면 맨해튼은 그날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스 앤 노블(회원은 무료 익스 프레스 배달, 비회원 35불 이상 구입 시 배달)과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등에서. 



다양한 물건을 파는 숍 

맨해튼 미드타운 헌책방 Book-Off

서점에서 책만 파는 게 아니다. 반스 앤 노블 경우 어린이용 장난감 등을 비롯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초콜릿, 차, 예쁜 카드와 엽서와 수첩과 킨들 등. 스트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에코 백을 비롯 우산, 포스터, 달력, 컵, 양말 등 기념품을 구입하기 좋은 곳이다.


뉴욕 미드 타운에 위치한 북 오프는 헌책뿐만 아니라 중고 노트북, 오래된 영화 디브이디와 음악 시디와 게임 등 별별 것을 다 파는 곳이다. 1불-5불짜리 헌책도 판다. 미드 타운 반스 앤 노블과도 가깝고 5번가와 6번가 사이에 있고 라커 펠러 센터에 가는 길 들러보는 서점이다.



북 클럽
반스 앤 노블이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북 클럽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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