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14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카페에 가서 두리번두리번하며 빈자리를 찾는데 없어서 핫 커피 한 잔 주문해 코너에 서서 기다리는데 정장 입은 남자가 멀리 있는 내게 웃으며 손짓을 했다. 큐피드 황금 화살을 맞은 걸까. 날 보고 웃다니!
아지트에 도착해 커피 한 잔 마시려 했지만 난방이 되지 않아 꽁꽁 얼어버릴 거 같아서 마이클과 크리스와 몇 마디 나누고 떠났다. 마이클은 뉴욕 포스트 신문을 읽고 낱말 맞추기를 하고 있었다. 그에게 전날 슈퍼볼 시청했냐고 물으니 보지 않았다고 해서 웃었다. 미국인이 사랑하는 슈퍼볼 경기를 모두 보는 건 아닌가 보다.
너무너무 추워 고민하다 북카페에 갔다. 정장 입은 남자에게 다가가니 내게 테이블을 양보하고 떠났다. 북카페에 와서 간단히 식사를 하는 분도 꽤 많은 듯. 언제나 인기 많은 북카페는 빈자리가 드물다. 커피 한 잔이면 종일 쉬어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오랜만에 찾아간 북카페에서 잠시 책을 펼치고 읽었다. 타고르 시인과 카프카 초상화가 바라보이는 북카페 중앙에서 겨울 햇살 받으니 마음도 몸도 따뜻하고 좋았다. 겨울 햇살이 내 연인인가. 쓸쓸한 날 따뜻하게 했다.
북카페에 가기 전 타임스퀘어에 도착해 혹시 누가 사랑을 고백하나 눈동자를 크게 뜨고 바라봤지만 날씨가 추워서인지 방문객들도 많지 않았고 키스를 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사람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 모두 어디서 숨어서 사랑을 고백하는 걸까.
발렌타인데이 화원 주인에게 50불짜리 장미 꽃다발 주세요?라고 말하는 청년도 보았다. 데이트하려면 식사비도 들 테고 50불도 결코 저렴하지 않겠지. 난 예쁜 꽃다발을 눈으로 실컷 보았다.
꽃다발, 초콜릿, 보석, 샴페인 등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확인하는 연인들도 많은 발렌타인데이. 반대로 쓸쓸한 사람도 많겠지.
왜 이리 추운 거야.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데
2월도 벌써 절반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