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북카페. 갤러리. 달님

by 김지수

2022. 2. 15 화요일


아지트에 가려다 안 가고 대신 북카페에 갔다. 아지트에 가면 크리스와 마이클 등을 만나곤 하는데 난 책도 읽고 싶고 책에 집중이 되지 않을 때 지인과 이야기 나누며 세상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 책이 우선순위다. 그런데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나와 생각이 다르다. 지난번 만난 시인처럼 요즘 세상에 책 읽는 사람이 드물다는 말이 맞는 듯. 물론 북카페에 가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곤 하지만.


크리스는 내가 책을 읽으면 불편한 눈치를 보였다. 그래서 북카페가 더 좋은 공간 같다. 책을 읽지 않고 잠시 쉬어 갈 때는 아지트도 나쁘지 않고.


북카페 커피는 1불 20센트가 더 비싸다. 그냥 투자하기로 했다. 책이 소중하니까.


지하철 타고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에 내려 반스 앤 노블 북 카페로 올라가서 빈자리를 찾고 가방을 두고 커피를 주문했다. 마음이 복잡하니 여행서 펼치고 세계 여행을 떠났다. 여행 가고 싶은 나라가 얼마나 많아. 현실이 허락하지 않아서 자주 여행가지 못하지만 여행처럼 좋은 게 없는 듯.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 사진 보며 대학 시절 좋아하던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클래식 기타 곡을 떠올렸다. 그때도 지금도 좋아하는 클래식 기타곡.



전날 읽으려고 했던 책을 펼쳤는데 내용이 아주 가볍지 않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전날은 카푸치노 커피 같은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집중하지 않으면 읽기 어려운 책이었다. 매일 서너 시간 집중해서 책을 읽으면 좋겠는데... 북카페 빈자리를 찾는 사람들도 많으니 자리를 양보하고 가방을 들고 지하철역에 갔다. 그냥 집에 돌아오기 아쉬운 마음에 날씨는 춥지만 잠시 갤러리 구경이나 하려고.


그런데 음악을 사랑하는 지인을 만나 웃었다. 카네기 홀에서 가끔 보는 분인데 거리에서도 가끔씩 우연히 만난 분이다. 워싱턴 스퀘어 파크 음악 축제에서도 우연히 보고, 거버너스 아일랜드 음악 축제에서도 우연히 보고, 카네기 홀 길 샤함 공연에서도 우연히 보고 등. 인연이 좀 있나. 지난번 카네기 홀에서 르네 플레밍 공연에서 봤던 날 우연히 만나 브라운 대학 졸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박사 과정은 중도 포기했단 말씀을 덧붙였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 만나면 음악 이야기부터 한다. "다음 주에 카네기 홀에서 봐요",라고 하고 난 먼저 지하철을 타고 떠났다. 뉴욕에서 태어나 아이비리그 명문대를 졸업해도 형편이 그다지 좋지 않은지 카네기 홀 저렴한 티켓을 팔 때 만난다.


우리 가족은 이민을 왔으니 뉴욕에서 태어난 분과 사정이 극과 극으로 다르다. 더구나 난 싱글맘. 뉴욕에서 태어나도 삶이 팍팍하고 힘든 것을 보면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르니 어린 두 자녀 데리고 뉴욕에 왔단 생각을 한다.



그랬다. 그때도 세상모르고 지금도 모른다. 돈 돈 돈 하는 세상인데 다 버리고 수 천마일 떨어진 곳에 왔다. 돈만 있으면 더 행복하게 지낼 거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까. 얼마큼 필요한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살기 위해서 돈은 필요하다. 로또가 당첨되면 이 복잡한 문제가 다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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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30대 한국계 여성이 피살당했다. 그래서 교포 사회에 공포 분위기가 감돈다. 그럼에도 난 차이나타운 근처 트라이베카 갤러리에 찾아갔다. 카날 스트리트 역 근처 거리에서는 가짜 명품을 팔고 있다. 진짜 같은 가짜 명품을 사랑하는 사람도 많겠지. 몇몇 갤러리에서 전시회 보며 기분 전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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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도 추운 겨울 아침 아들과 함께 조깅도 했다. 며칠 전 내린 하얀 눈이 녹지 않은 곳도 있고 아직 그대로 눈으로 덮여 있는 곳도 있다.


정월 대보름이라 밤하늘에 뜬 보름달에게 '안녕'하고 인사를 하고 기도를 했다. 달님이 내 소원을 들어주면 좋겠다. 평화로운 날이 찾아오면 좋겠다.


삶은 끝없이 복잡하다. 잠시 무거운 현실을 내려놓기 위해 날 위한 시간도 소중하다.


봄이 점점 다가오는지 빨간 새와 딱따구리 새가 아파트 뜰에 찾아와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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