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북카페. 갤러리. 더블베이스 공연

by 김지수

2022. 2. 18 금요일


한인 작가 강익중의 '행복한 세상' 아트가 새겨진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 종점 역에서 로컬 7호선을 타고 맨해튼으로 향하다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서 환승하기 위해 기다렸다. 거센 바람은 쌩쌩 부는데 퀸즈 아스토리아에서 온 지하철은 퀸즈보로 플라자를 향해 달려오다가 멈춰 버려 기다리는 승객들 눈빛은 초조했다. 반대편 지하철 노선에는 7호선이 여러 대 지나갔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낯선 남자가 지하철 철로에서 퀸즈보로 플라자 플랫폼으로 올라왔다. 그러고 나서 한참 후 지하철이 도착했다.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북카페 찾아가는 길이 참 멀고도 먼 날. 맨해튼이 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 백신 접종과 신분증을 보여주고 어렵지 않게 빈 테이블을 잡고 핫 커피 한 잔 주문해 마크 트웨인과 헨리 제임스와 오스카 와일드 초상화가 보이는 맞은편에 앉아 책을 폈다. 옆 자리 손님은 뉴욕 타임스를 읽고 반대편 옆자리는 어린 아들 데리고 와서 머핀을 먹으며 아빠가 아들에게 책 읽기를 해주는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운 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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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차이나타운


맨해튼에서 오래 머물 시간은 없지만 그냥 집에 돌아오기 아쉬워 책에 집중이 되지 않자 책을 덮고 지하철을 타고 차이나타운에 갔다. 강익중 한인 작가가 무명 시절 자주 이용했단 카페 근처를 서성거렸지만 들어가지 않고 근처 콜럼버스 파크에서 게임에 열중인 사람들 보며 카네기 홀에서 만난 말레이시아에서 뉴욕에 이민 온 할머니를 생각했다.


그 할머니는 맨해튼에서 대학원 과정 졸업했지만 일한 적은 없고 할머니 남편이 컬럼비아 대학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활동하다 퇴직 후 평생 교육원에서 공부하는 중이고 할머니는 손자들 돌보기 위해 미시간주? 에서 머무는데 뉴욕에 잠시 와서 휴가를 즐기는 중이라고. 특히 차이나타운을 사랑한다고 했다. 오페라도 보고 미장원에도 가고 맛있는 음식도 사 먹는다고.


아직도 차이나타운에 대해 잘 모른 난 그 할머니와 비교하면 아직도 갓난아기다. 코로나 전에 봤으니 꽤 많은 세월이 흘렀고 그 후로 한 번도 다시 본 적은 없지만 기억에 남는다.


차이나타운 거리에서 파는 블루베리와 망고 두 개를 구입해 가방에 담고 리틀 이태리 지역을 거쳐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도착해 지난번에 봤던 전시회를 다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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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로어 이스트 사이드 알랙산더 갤러리


발 가는 대로 걸었더니 로어 이스트 사이드. 오래전에는 지도를 보고 찾아다녔다. 내 작은 발에 맨해튼 지도가 그려졌나. 전에 한 번 봤던 그림인데 다시 보니 새로웠다. 내가 태어나기 전 할렘의 토요일 밤(1954/1955)에 대해 생각도 했다. 마틴 루터 킹이 I Have a Dream 연설(1963)을 하기 전 할렘 분위기는 어땠을까.


금요일 아침에도 아들과 함께 트랙 경기장에서 조깅을 했다. 전날과 달리 거센 바람이 부니 몹시 추워 바로 집에 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받았지만 꾹 참고 몇 바퀴 돌다 크로커스 꽃을 보러 갔는데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맨해튼에 갈 때 다시 찾아갔는데 전날과 다른 표정이었다. 전날은 화창한 봄날 같아서 활짝 웃는 표정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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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에 핀 크로커스 꽃

식물도 환경에 따라 달라지나 보다. 조금만 춥고 바람이 거세면 피지 않는 꽃. 인간에게도 환경이 참 중요하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삶이 뜻대로 되지 않으니 두 자녀에게 늘 미안한 마음으로 산다.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지만 부족한 엄마 역할.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사 온 망고와 블루베리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아들이 만든 탕수육을 맛있게 먹었다. 추운 날 탕수육 요리는 더 맛이 좋다. 수년 전에는 아들과 함께 플러싱 삼원각에서 탕수육을 먹곤 했는데 요즘은 아들이 직접 만든다.




Screen Shot 2022-02-18 at 8.10.55 PM.png Dimitrios Mattas, Double Bass Friday, Feb 18, 2022, 8:00 PM


Dimitrios Mattas, Double Bass

Friday, Feb 18, 2022, 8:00 PM


ADOLF MISEK Sonata No. 2 for Bass and Piano in E minor, Op. 6

JOHANN SEBASTIAN BACH (arr. Transcribed by Harold Robinson) Cello Suite No. 1 in G Major

MASON BYNES The [WRECK] oning for Solo Bass

GIOVANNI BOTTESINI Fantasy on Themes from "La Sonnambula" by Vincenzo Bellini




저녁 식사 후 줄리아드 학생 더블 베이스 공연을 봤다. 연주가 무척 어려운 악기로 아는데 황홀한 저녁이었다. 역시 음악은 좋다.


아침에 노란 유자차 끓여 마시고 아들과 조깅하고 북카페에 가서 책을 읽고 차이나타운과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서 산책하고 저녁에 스트리밍 공연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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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423.jpg 플러싱 공원 겨울나무 반영이 그림처럼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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