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 꽃과 음악/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부스터 샷

by 김지수


2022. 2. 23 수요일


부엌 냉장고 안 전구가 나간 지 1주일이 되었다. 사이즈가 아주 작고 흔하지 않아서 아파트 슈퍼에게 연락했지만 없다고 하고 그 후 연락을 하지 않아 다시 전화를 하니 저녁 7시에 온다고.


슈퍼는 약속 시간을 지킨 적이 없다. 약속 시간 1시간 뒤에 작은 전구를 가져왔다. 냉장고 안 작은 전구가 꺼져 깜깜한 채로 1주일을 버텼다. 전구가 나가니 깜깜해서 냉장고 안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들에게 전구가 나갔다고 하니 괜찮지 하다 냉장고 문을 열고 그냥 괜찮은 게 아니네,라고 하니 웃었다.


뭐든 직접 경험해야 안다. 그냥 듣는 것과 실제 경험과 큰 차이가 있다. 남의 집 교통사고와 내가 교통사고 난 게 다르 듯. 그래도 냉장고가 멈추지 않아서 다행이다. 작은 일이지만 삶은 얼마나 불편한지.


수요일 오후 1시 링컨 센터에서 열리는 줄리아드 학생 챔버 공연을 꼭 보려고 했는데 놓쳤다. 맨해튼에 산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인데 플러싱에 사니 1시 시간 맞추기도 간단하지 않다.


플러싱에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으로 향해 달리다 어제 부스터 샷으로 카네기 홀 공연 못 본 게 기억이 나서 뉴욕에 살려면 어쩔 수 없이 맞아야 된단 결론에 이르자 백신이 무척이나 싫은데 그냥 맞기로 마음먹고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내려 화이자 부스터 샷을 맞았다.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했고 간호사가 아닌 약사가 주사를 놓으니 불안했다. 카네기 홀, 메트 오페라, 맨해튼 음대 등에서 부스터 샷을 요구하니 파워 없는 나로서는 다른 방도가 안 보였다.



IMG_2910.jpg
IMG_2911.jpg
\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나 보다.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부스타 샷 맞고 지하철을 타고 유니온 스퀘어 역에 내려 그린 마켓을 구경했다. 노란 수선화 꽃이 얼마나 예쁜지.




IMG_2915.jpg
IMG_2916.jpg




북카페에서 잠시 여행 잡지를 펴고 읽다 터키 이스탄불 사진이 보이자 코로나 전 카네기 홀에서 만난 터키 출신 록음악 가수가 떠올랐다. 2020년 이스탄불에서 공연이 열릴 예정이라고 했는데 취소가 되었을 텐데 어디서 무얼 할까. 요즘 마음이 복잡해 여행 잡지를 자주 읽고 있다. 마음은 항상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다.


며칠 전 북카페에서 만난 로버트를 보고 인사를 하자 그가 하루 7 천보 이상 걷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 건강도 좋고 두뇌 활동도 좋다고 책에서 봤다고 했다. 말할 것도 없이 당연한 일 아닌가. 운동하면 참 좋고 혼자서 집에서 지낸 것보다 밖에서 활동한 게 건강에 좋다. 특히 마음 건강에.


북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와 시내버스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 한인 마트에 들려 장을 보았다. 하필 양파가 떨어져 시급했다. 간 김에 양파, 닭고기, 생선과 소파를 샀다. 계속 올라가는 물가에 서민들 마음은 불편하다.



IMG_2894.jpg
IMG_2897.jpg
IMG_2896.jpg
IMG_2898.jpg
IMG_2909.jpg
IMG_2895.jpg
뉴욕에 봄이 오나 보다. 수선화 꽃과 크로커스 꽃 보면 기분이 좋다.




집에 돌아오니 오후 맨해튼 음대에서 보컬 마스터 클래스가 열리는데 깜박 잊은 게 기억났다. 복잡한 일이 생겨 마음이 딴 데로 가니 잊었다. 맨해튼 음대 보컬 정말 좋은데 아쉽다. 부스터 샷도 맞았으니 마스터 클래스도 볼 수 있는데.



저녁에 줄리아드 학교 공연도 잠시 보았다. 음악은 언제나 좋아.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음악이 없었다면 내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우울증에 걸렸을지 모른다.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힘든가. 남에게 말하지 못한 일들도 얼마나 많은가.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는다.


아침에는 아들과 함께 조깅을 했다. 연보랏빛 크로커스 꽃도 보러 갔다. 매일매일 꽃이 어떤지 보러 간다.




지난 2월 초 원고 청탁을 받았는데 3월 호에 실린다고 편집장님이 연락을 주셨다. 뉴욕에 에세이집도 보내주신다고 하니 기쁘다.



IMG_2919.jpg



Arthur Wang, Piano

Wednesday, Feb 23, 2022, 9:00 PM


JOHANN SEBASTIAN BACH Toccata in F-sharp minor, BWV 910

ALEXANDER SCRIABIN Sonata No. 3 in F-sharp minor, Op. 23

FREDERIC RZEWSKI North American Ballads

FREDERIC RZEWSKI Piano Piece No. 4

BELA BARTOK Out of Doors



Screen Shot 2022-02-23 at 9.32.50 PM.png





Sonatenabend

Wednesday, Feb 23, 2022, 6:00 PM



Screen Shot 2022-02-23 at 6.20.23 PM.p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22 로마에서 온 두 명의 음악가와 카네기 홀 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