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8 월요일
연보랏빛 크로커스 꽃을 보니 곧 화사한 벚꽃도 필 거처럼 따스한 봄날이 찾아올 듯하다 다시 차가운 바람 쌩쌩 부는 겨울. 변덕 심한 날씨처럼 내 몸도 변덕이 심하다. 매일 즐겁게 지내려고 하지만 컨디션에 따라 내 하루는 달라지고 2월의 마지막 날을 조용히 보냈다..
평소처럼 아들과 함께 조깅하러 다녀오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북카페에 갔다. 읽고 싶은 책은 무진장 많은데 책 읽는 속도는 원시시대 같으니 언제 다 읽을까. 언제나처럼 빈자리 찾기는 어렵고 지난번 만난 마이클은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고 계셨다. 젊을 적 무슨 일을 하셨을까 궁금한데 묻지는 않았다. 지하철 안에서도 책을 읽으니 무척이나 사랑하나 보다. 난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지 않는 편이다. 플러싱에서 맨해튼 왕복 교통 시간이 꽤 되지만 조용히 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맨해튼 반스 앤 노블 북카페/ 유니온 스퀘어
전날 읽던 책을 펴고 잠시 읽다 창가로 햇살이 비쳐 밖으로 나오려고 할 때 구글에 대한 책이 보였다. 신의 직장이라 불린 구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막상 밖으로 나왔지만 무척이나 추워 걷기가 힘들었도 나도 모르게 스트랜드 서점을 향하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발견하면 마냥 기쁘다. 추운 날이라 서점 안으로 들어가 모처럼 2층에 올라가 무슨 책이 있나 살펴보다 날 바라보는 하얀 강아지와 눈이 마주쳤다. 강아지는 무슨 생각을 할까.
뉴욕 맨해튼 스트랜드 서점
책 대신 강아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 날 유혹하는 책이 있나 찾아보았지만 마음에 든 책이 눈에 띄지 않아 서점을 나왔다. 집에서 식사 준비를 안 하면 허드슨 강 석양을 보러 가면 좋겠는데 유혹을 물리치고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왔다.
카네기 홀에서 빈필 공연을 두 번 봤는데 무리였나. 아니면 부스터 샷을 맞은 게 아직도 안 좋을까. 내가 사랑하는 뉴욕 식물원에서 The Orchid Show가 열리는데 누가 찾아갔을까. 매년 이맘때 즈음 열리는 봄축제는 환상적이다. 꽃 향기 맡으며 산책하는 즐거움을 어디에 비교하리. 언제 봄이 오나 기다릴 때 찾아오는 축제가 이미 시작되었다. 힘내어 찾아가 봐야지.
THE ORCHID SHOW: JEFF LEATHAM’S KALEIDOSCOPE
February 26 – May 1, 2022
오페라 팬들은 좋겠구나.
드디어 오페라를 볼 수 있으니까.
2월의 마지막 날 메트에서
돈 카를로 오페라 갈라쇼가 열렸다.
마음이야 메트에 가서 돈 카를로 오페라를 보고 싶지만 포기했다.
오페라 지휘자가 캐스팅이 좋다고
내게 꼭 보라고 권했던 오페라.
난 한 번도 그 오페라를 본 적이 없고
바그너 오페라처럼 꽤 오랜 시간 공연을 하니
맨해튼에 살지 않은 나로서는 상당히 부담되고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가능할 듯.
언어가 달라 무대와 동시 영어 자막을 봐야 하니 상당히 피곤하다. 수 시간 동안 오페라를 보는 것도 열정 없이 불가능.
마스크 벗고 싶은데 언제 벗을까
파란색 뉴욕 우체통에 마스크가 무용지물이라고 적혀 있다.
마음 복잡했던 2월도 막이 내렸다.
삶이 뜻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힘든 2월 하루도 빼지 않고 일기를 썼다.
세월이 흘러 먼 훗날 지난 일기를 읽으면 감회가 새롭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