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토요일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악 예비학교

공연. 전시회. 센트럴 파크

by 김지수

2022. 3. 5 토요일


변함없이 해는 뜨고 지고 난 변함없이 한 방울의 달콤한 행복을 느끼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지구를 삼킬듯한 고민이 날 통째로 먹어 삼킬 것 같기에 매일 몸을 움직여 새로운 세상을 보려고 걷고 걷고 걷는다.


뉴욕의 하늘도 보고 새들의 노랫소리도 들려오는 봄인데 아직은 추운 3월 첫 주말 맨해튼과 플러싱을 연결하는 7호선은 허드슨 야드 종점역까지 운행하지 않고 퀸즈보로 플라자 역까지 운행해 복잡하고 피곤했다. 정상 운행을 안 하면 왜 그리 복잡할까. 빈자리는커녕 승객들로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손 잡을 만한 것도 없어 어지럽다. 반대로 지하철 좌석에 앉은 승객들의 표정은 태양처럼 환하다. 휴대폰으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등 각자 자신의 일에 몰두한다. 한쪽은 행복의 나라에서 숨 쉬고 반대로 다른 한쪽은 피곤의 나라에서 숨 쉰다. 뉴욕 부자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가난의 향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산다. 부자가 가난한 이민자 고통을 알 수 있을까.


7호선이 달리는 동안 가난한 이민자들이 사는 동네를 바라본다. 처음에 낯설던 풍경이 이제는 정이 들어간다. 삶이 다 그렇고 그렇지. 이민자들 삶이 다 그렇고 그렇지.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듯이 삶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메트 뮤지엄에 달려가서 방문객들은 티켓을 구입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릴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고흐의 자화상 앞에서 무얼 하는지, 모네의 수련꽃 그림 앞에서 어떤 표정으로 바라보는지 등 사람 구경하는 것도 위대한 작가들 작품을 보는 것 이상으로 흥미 있는데 달려가지 않고 주말에만 공연이 열리는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대에 달려가서 예비학교 학생들 공연을 잠시 들었다.


공연은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볼 수 없다. 무대에서 연주하기 위해 얼마나 오래 준비를 했을까 생각하면서 늘 감사함으로 공연을 본다.


IMG_3942.jpg?type=w966 맨해튼 음대 그린 필드 홀에서 열린 예비학교 학생 공연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주말에 공부했던 맨해튼 음대 예비학교. 아들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들었던 그린 필드 홀에서 열리는 공연이 참 좋다. 아무것도 모르고 뉴욕에 와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것도 다름 아닌 맨해튼 음악 예비학교 학생들 오케스트라 공연이었다.


그 무렵은 나도 전공 서적과 씨름을 하던 무렵이라 맨해튼 나들이가 쉽지 않았다. 특히 롱아일랜드에 살 무렵이라 맨해튼과는 더 멀고 교통이 복잡한 맨해튼에서 운전하기 싫어하니 플러싱에 주차하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그래서 멀고도 먼 길이었다.


주말 공부를 하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던가. 토요일 하루 종일 공연을 볼 수 있고 피곤하면 지하 식당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잠시 쉬어도 좋다. 주위는 대부분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다.


이런저런 추억도 참 많은 음악 학교.

아들과 함께 홍혜경 보컬 마스터 클래스를 보기도 했다. 그날 아들 친구도 함께 공연을 보았는데 아들은 엄마와 비슷한 연령의 세계적인 성악가 홍혜경을 보면서 평범한 엄마의 삶을 생각했겠지. 뉴욕에 일찍 와서 음악의 길을 걷는 소프라노와 어느 날 준비도 없이 40대 중반 어린아이 두 명 데리고 온 싱글맘의 입장은 하늘과 땅 보다 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네 삶은 비슷비슷하지만 안으로 보면 천차만별이다.


또 아들과 함께 그리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마스터 클래스를 봤던 밀러 시어터에서 열린 피아노 리사이틀도 봤다. 베토벤과 리스트와 라흐마니노프 곡 등을 연주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카바코스 연주는 곧 카네기 홀에서 열린다.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 또 얼마나 많이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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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대학 교정에서 잠시 거닐었다.



뉴요커도 여행객도 무척이나 사랑하는 센트럴 파크에서도 잠시 산책을 하고, 미드타운 갤러리에서도 전시회를 보고, 음악 학교에서 공연 보고, 아이비리그 컬럼비아 대학 교정에서 잠시 산책하고, 아지트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잠시 크리스와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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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즐거운 맨해튼 미드타운 백화점 쇼윈도와 센트럴 파크





맨해튼에서 사는 그녀는 식사 준비를 하지 않는다. 그러니 플러싱에 살면서 매일 식사 준비하는 나와는 삶의 무게가 참 많이 다를 것이다. 하루 얼마 큼의 행복을 찾고 느낀지는 각자에게 달렸지만 분명 삶의 무게는 각각 다르다. 지옥에서 숨 쉬면서도 행복을 찾는 사람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삶이 뜻대로 안 되지만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 될 것이다.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하며 하루를 마쳤다. 또 하루가 말없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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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미드타운 페이스 갤러리에서 아프리카 조각품 보며 피카소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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