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7 월요일
아침에 기러기 출근하는 소리가 들려오니 아들이 귀엽다고 말하니 웃었다. 새들도 짹짹짹 노래를 하는 월요일 아침. 새들도 봄이 좋긴 하나 보다. 봄이 되면 새들의 노랫소리가 더 자주 들려온다. 한동안 들리지 않던 빨간 새 노래도 자주자주 들으니 기분 좋은 봄날 아침 기온은 높아 여름이 성큼성큼 다가오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다 오후는 흐리고 하늘에서 봄비가 내리다 멈추는 변덕 심한 날씨였다.
날씨에 무척이나 민감한 연보랏빛 크로커스 꽃을 보니 브루클린 식물원이 떠올랐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 매그놀리아 꽃이 피었을 거 같다는 예감이 머릿속을 슬쩍 스쳤다. 꽃은 1년 내내 피지 않고 잠시 피다 지니 시기를 놓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뉴욕의 봄도 아름답지만 멀리 떠나오니 한국의 봄이 그립기도 하다. 화사한 진달래꽃으로 수놓은 한국의 산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늘 내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나 보다.
평소처럼 아들과 운동하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갔다. 지하철 안에서 어디로 갈지 망설이다 북카페에 찾아갔는데 운 좋게 쉽게 빈자리를 구해 핫 커피와 함께 책을 읽으려는데 로버트와 마이클이 인사를 했다.
매일 북카페에 출근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 뉴욕. 북카페만큼 좋은 곳이 어디에 있을까. 커피 한 잔이면 책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니까.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보물 같은 뉴욕 북카페. 혹시나 사라질까 염려가 된다.
창가 빈자리가 나와 전망 좋은 그곳으로 얼른 옮기니 로버트가 내가 떠나면 자리를 양보하라고 해서 그 자리에서 양보하고 로버트 테이블에 앉았다. 옆에 있던 마이클이 놀란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나도 전망 좋은 자리를 더 좋아하는데 로버트가 나보다 더 좋아해서 양보를 했다. 책에 집중이 되지 않으면 창밖 전망도 보면서 휴식을 하니 얼마나 좋은가. 월요일 유니온 스퀘어 세어는 그린 마켓이 열리고 꽃향기 맡으며 화분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멀리서 보였다.
읽던 책 내용 가운데 대학 시절 수학을 전공했는데 성적이 B라서 위대한 수학자 되긴 힘들 거 같아 경제학으로 전공을 바꿨는데 너무 지루해 재앙 같아서 고민했는데 룸메이트 이탈리아 친구 초대로 이탈리아 여행을 가서 음식과 아트와 풍경에 반해 버려 나중 미술사로 전공을 바꿨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전공을 공부하기보다는 좋아하는 학문을 추구하면 좋겠지.
창밖을 보니 하늘이 흐리더니 곧 비가 올 거 같아서 서점을 나오려고 하는데 1층 진열대에 놓인 책들을 보는데 읽고 싶은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서점에 가면 책에 퐁당 빠지고 싶다.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는 꽃향기로 가득했다. 무얼 살까 고민하는 젊은이도 보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노란빛 수선화 꽃 보면서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 내려 브라이언트 파크를 향해 걸었다. 난 브라이언트 파크 옆 홀 푸드 매장 화원에서 장미꽃 한 다발과 귤을 사서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왔다. 봄비가 대지를 적시는 무렵 시내버스에 탑승해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지하철역도 코로나 전처럼 복잡하고 타임 스퀘어도 무척이나 복잡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이제 봄이 찾아오나 보다. 봄은 우리들 마음을 설레게 한다. 봄바람도 봄 하늘도 봄꽃도 잠든 영혼을 깨우는 걸까. 우리들 마음에도 희망과 사랑이 속삭이는 봄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