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 진은숙과 카바코스. 코니아일랜드. 산수유꽃

센트럴 파크와 북카페와 뮤지엄과 카네기 홀과 브루클린에서

by 김지수

2022. 3. 14 월요일


3zNeHLNz-0ZsHvEkHLfj5VzU0wY 사진 중앙 재독 작곡가 진은숙



코로나 팬데믹 전 줄리아드 학교에서 재독 작곡가 진은숙 곡을 몇 번 듣긴 했지만 자세히 모르고 있었는데 카네기 홀에서 그녀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고 하니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좀 읽었다. 그토록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줄 몰랐는데 가난이 아니라 궁핍한 환경에서 자랐고 중학교 시절부터 독학으로 작곡 공부를 해서 삼수를 해 서울대에 입학했고 졸업 후 독일로 유학 갔다는 기사가 감동적이었다.


작곡은 아무리 노력해도 어렵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완벽해도 음악이 아니면 어렵다고 음대 교수님께서 말씀한다는 말을 오래전 들었다. 그토록 어려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곡가이니 얼마나 대단한가!


개인적으로 그녀와 친분도 없고 언론에 발표된 게 진실 100%는 아니라서 서울 시향과 정명훈 관계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어쨌든 굉장히 감동적인 인생 스토리다. 왜냐면 환경 탓하고 원망하고 슬프게 지내는 사람들도 너무 많은 세상이니까. 무에서 혼자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개척해 갔으니 얼마나 감동적인가. 지금은 세상이 인정해주는 세계적인 작곡가. 특별히 그리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를 위해 바이올린곡을 작곡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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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저녁 8시경(대개 8시 11분 시작) 카네기 홀에서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렸고 첫 번째 곡은 내가 잘 모르고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 그리고 마지막으로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을 연주했는데 오케스트라 연주는 진은숙 작품이 가장 좋았지만 고백하면 모던한 곡이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3차원에 사는 사람이 7차원 세상을 쉽게 못하듯이 한 번도 듣지 않은 낯선 곡을 처음으로 듣고 이해할 정도는 아니라서.


분명 카바코스 연주도 뛰어나고 오케스트라 연주도 좋았다. 카바코스는 런던에서 처음으로 연주하고, 3월 초 보스턴에서 두 번째 연주하고, 뉴욕에서는 처음이지만 같은 곡을 세 번째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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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파크에 산수유꽃이 피었다.



뉴욕 날씨가 천국과 지옥을 왕래한다. 지난주 금토는 겨울왕국이었는데 월요일 화사한 봄 햇살이 유혹해 가방에 빵을 담고 센트럴 파크에 가서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는데 어느새 알고 청설모가 다가와 달라고 하니 조금 주었다. 그런데 잠시 후 새들이 날아와 빵을 달라고 하는 게 아닌가. 작년 11월 보스턴 코먼에 메가 버스 타고 단풍 구경하러 갔는데 그날도 가방에 빵과 사과와 삶은 달걀을 담고 가서 보스턴에 도착하자마자 공원에서 아침 식사하는데 청설모가 다가와 빵을 달라고 해서 조금 주니 계속 주라고. 그래서 삶은 달걀과 사과를 주니 안 먹고 사라졌다. 청설모가 편식한다는 것은 그날 처음 알았다. 그때 추억도 떠올랐다.


겨울과 봄을 왕래하는 날씨인데도 센트럴 파크에는 노란 산수유꽃이 피어 눈부셨다. 셰익스피어 동상과 시인들 조각상이 있는 더 몰에 가서 산책하려는데 마침 영화 촬영 중이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공원을 빠져나와 메트 뮤지엄에 가서 잠시 전시회를 보았다.


요즘 전과 달리 백신 검사를 하지 않는다. 이상하지. 얼마 전까지 백신 접종에 대해 아주 까다롭게 하던데. 북카페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정책이 변했다. 알 수 없는 세상.


파우치 박사 실체 파헤친 신작, 美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The Real Anthoni Fauci 책 때문인가. 존 F 캐네디 대통령의 조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빌 게이츠, 빅 파머와 글로벌 전쟁에 대해 언급한 책이 출판되었다고 한다. 백신의 부작용이 있어도 면책권이 있으니 제약 회사는 천문학적인 이익만 챙기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세상.


요즘 뉴욕 여행객도 무척 많은지 지하철도 복잡하고 뮤지엄 방문객들도 무척 많아서 복잡하다. 잠시 전시회 보고 지하철을 타고 유니온 스퀘어 북카페로 돌아갔다. 체스를 무척 사랑하는 마이클이 떠나며 인사를 했다. 매일 책을 읽고 체스를 두나 보다. 사람마다 다른 일상을 펼쳐가는 것도 재밌다. 핫 커피 한 잔과 책의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다 날씨가 좋아서 오랜만에 힘내어 지하철을 타고 브루클린 브라이튼 비치와 코니 아일랜드에 갔다.



tn-2PO9vCmp45J5BYC5XpnlJmC4 브루클린 브라이튼 비치



하얀 눈 펑펑 내린 날 바다를 보고 싶은데 여전히 마음속으로 상상만 하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스트레스를 바다에 던져 버리려고 찾아갔는데 몸이 안 좋아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도 편하지는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바다에 도착하니 바람도 거세니 춥고 화장실도 닫혀 있어 한가로이 바닷가에서 산책하지 못했다. 루나 파크는 4월 초 오픈한다고. 그러니까 아직 가게 문도 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다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으로 돌아왔다. 아지트에 도착하니 화장실은 전부 사용 중.



bWloOoPaY2XLkrlICDLX45_Uiac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 발자국 보며 난 어떤 길을 걸었나 뒤돌아 보았다.



참 이상한 날이지. 모마에 가니 닫혀 있고. 며칠 전 모마에서 칼부림이 나서 그런가. 멤버십 회원이 자격 박탈을 당했는데 뮤지엄에 입장할 수 없으니 직원에게 행패를 부려 뉴욕 시립 병원에 입원 중이나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고. 뉴욕이 점점 무서운 분위기다. 지하철에도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카네기 홀에서 이탈리아 시슬리 출신을 만나 잠시 이야기를 했다. 부모가 이탈리아 이민 1세이고 본인은 뉴욕시에서 탄생하고 브루클린에 살고 있다고 하며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그분이 사는 동네 델리가에서 열심히 일한 분이 한국 출신이라고 말했다. 요즘 능력 많은 젊은이들은 다르지만 과거 이민 1세는 델리 가게, 세탁소, 청과물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까지 종일 열심히 일하며 지낸다고 들었다.


그가 카네기 홀 옆 Metropolitan Tower에 사는 유명한 Jakie Mason 코미디언이 작년 여름 세상을 떠났단 소식을 전해주었다. 93세 눈을 감으셨다. 그 코미디언을 만나 몇 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처음에 그분을 아냐고 물어서 웃으며 모른다고 하니 유명한 사람을 왜 몰라하는 눈치였다. 뉴욕에서 아무리 명성 높아도 이민 1세가 어찌 뉴욕 문화를 전부 알아. 그분 옆에 있던 미술 비평가가 아주 명성 높다고 하니 알게 되었다. 그분도 이민자 출신이라 오래전 아주 가난하고 힘들게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서 살았단 이야기도 들었다. 이민 1세는 다 비슷비슷하다. 언어 소통도 안되고 죽어라 일만 하며 지낸 사람들이 무척 많다.


코미디언이 살았던 메트로폴리탄 타워에 아주 오래전 아들이 맨해튼 음악 예비학교에서 공부할 때 바이올린 레슨을 받으러 간 적이 있다. 아들 바이올린 교수님(Albert Markov) 아드님이 살고 있는 곳. 그때는 뉴욕 맨해튼 지리도 몰랐다. 더구나 우리 가족이 롱아일랜드에 살 무렵이라 기차를 타고 맨해튼에 찾아와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찾아가야 하는데 카네기 홀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뉴욕에 와서 아는 사람도 없으니 고생 많이 했다. 지금 알고 있는 만큼 알았다면 난 우주 정거장 만들었을 거다. 정보가 얼마나 귀한 세상이었나. 그래서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네스 음대에서 피아노 전공하는 중국 피아니스트 만나 지난번 요요마와 카바코스와 엠마누엘 엑스 공연이 어땠어라고 물으니 준비가 안된 연주였다고. 나랑 의견이 같다. 그런데 옆에 있는 벤자민 부인에게 물으니 연주가 좋았다고. 음악 듣는 것도 다 다르다. 음악 좋아하는 브라운대 출신도 만났다. 그는 4월 카네기 홀 공연 스케줄도 알고 있었다. 음악 팬들은 역시 다르다. 일본 출신 모자 디자이너와 함께 공연을 보았다. 작년 소호에서 그녀 전시회를 했는데 갔냐고 물어서 한 번 찾아갔는데 하필 문이 닫혀 전시회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작품 다 팔렸어?라고 물으니 팔리지 않았다고 했다.


월요일 저녁 링컨 센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특별 공연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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