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 꽃과 음악에 취해

춘분 /유니온 스퀘어, 소호, 차이나타운

by 김지수


2022. 3. 21 월요일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

서머타임이 시작된지도 1주일도 더 지났는데 여전히 피곤하다.

예년과 달리 꽃이 빨리 피기 시작한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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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파크에 핀 자목련꽃


복잡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카페에 가서 창가에 앉아 책을 읽는데 공원에 핀 자목련꽃이 내 시선을 끌었다. 대개 4월 중순이 지나야 자목련꽃이 피는데 참 이상하지. 뉴욕의 겨울은 유독 춥고 한국에 비해 봄이 늦게 찾아오는데 올봄은 변덕도 심하고 3월 초까지 한겨울 외투를 입을 정도로 추웠는데 꽃이 일찍 피고 있다. 꽃이 좋아하는 적정 온도가 있을까.




맨해튼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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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책을 펴고 읽다 지하철을 타고 차이나타운에 가서 거리를 거닐다 딸기와 망고 5개를 구입해 가방에 담고 콜럼버스 공원에 갔는데 중국인들은 열심히 도박?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난 화사한 벚꽃 구경을 했다. 늘 같은 자리에서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중독이 된 걸까? 중독이 참 무섭다. 도박 중독, 마약 중독, 알코올 중독 등에 걸리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고 한다. 길을 가다 잃어버릴지라도 유혹에 빠지면 안 된다. 처음에 호기심으로 시작하다 중독에 빠진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고..



차이나타운 거리에서 걷다 소호를 향해 걸으며 사람들 구경을 했다. 두 지역은 맨해튼에 속하지만 소호에서 본 사람과 차이나타운에서 본 사람은 너무나 다르다. 무엇이 우리네 삶을 다르게 할까. 경제적 수준인가? 아님 교육과 사고방식의 차이일까?



맨해튼 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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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ing Works Bookstore



소호 홈리스 스케일은 다르다. 생이 우주만큼 무거운 내게 10달러를 주라고 해서 웃었다. 2008년 경제 위기 전 홈리스에게 1불을 주는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그 후로 점점 서민들 삶은 피폐해져 가고 1불 대신 동전을 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10불을 주란다. 아들에게 말하니 요즘 인플레이션이 심해서 1불로 살게 없으니 그런다고.



소호 지하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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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호 Housing Works Bookstore에 가니 이미 문을 닫았다고. 난 모르고 들어가 바로 나왔다. 저녁 식사 준비를 위해 프린스 스트리트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 도착했는데 구슬픈 아코디언 선율이 귀에 들렸다. 우리네 인생이 슬퍼서 그런가. 슬픈 멜로디가 가슴을 울렸다.





잠시 후 들려오는 팬 플루트 소리에 고등학교 시절 좋아한 '고독한 양치기' 음악이 떠오름과 동시 단짝 친구 K가 생각났다. 음악을 무척 좋아한 친구는 어디서 무얼 할까. 지금도 교직에 종사할까. 소식이 끊긴 지 너무 오래되어 내가 뉴욕에서 산다는 것도 모를 텐데 언제 만날 수 있을까.


타임 스퀘어 역에서 익스프레스 7호선에 환승했는데 신호 작동 문제로 로컬로 운행한다고 방송이 울리더니 거북이보다 더 느리게 느리게 운행하다 다시 멈추고 반복하니 숨이 멎었다. 차라리 맨해튼에서 좀 더 놀다 올걸 후회가 되었다. 내가 가진 딱 한 가지 재주가 있다면 즐겁게 노는 재주인데 저녁 식사 준비하려고 서둘러 집에 오려는데 지하철은 말썽을 부렸다.


그래도 즐겁게 살아야지. 저녁 식사를 하고 줄리아드 학교 웹페이지에 접속해 바이올린 공연을 감상 중이다. 매일 들어도 좋은 음악. 음악을 몰랐으면 생이 얼마나 지루했을까. 가끔씩 듣는 슈베르트 소나타 선율도 참 좋았다.


점점 해가 길어지겠다.


컬럼비아 대학과 쿠퍼 유니온 대학에서도 무료 이벤트에 대해 소식을 보내주었는데

요즘 정열이 부족해 두 곳 대학에 찾아간 지 오래되어간다.


또, 뉴욕 시립 발레단과 메트 오페라와 뉴욕필에서 공연 소식을 보냈다.

발레 공연 티켓도 인상되어 좋아하는 발레 공연 본지가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흐리다.

저렴한 티켓도 팔지 않으니까 갈수록 발레는 멀어져 간다.

뉴욕필 역시 저렴한 티켓을 팔지 않으니 보고 싶은 공연이 저만큼 멀리 있다.

곧 조성진이 뉴욕필과 협연하는데

티켓이 저렴하면 베토벤 황제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면 좋겠는데...


돈 돈 돈... 하는 세상

나도 돈으로 머리가 아프다.






Naoko Nakajima, Violin

Monday, Mar 21, 2022, 8:30 PM


FRANZ SCHUBERT Violin Sonata in A Major, D. 574 “Grand Duo”

LEOŠ JANÁČEK Violin Sonata

ERNEST CHAUSSON Poème, Op. 25

ASTOR PIAZZOLLA Le Grand T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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