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 花間蝶舞 화간접무

뉴욕식물원, 브루클린 식물원과 줄리아드

by 김지수

2022. 3. 22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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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로 변신해 꽃 사이를 춤추며 날아다녔다. 매화꽃 향기와 난꽃 향기와 스타 매그놀리아 꽃 향기가 얼마나 좋던지! 모두에게 나눠 주고 싶은데 혼자 향기에 취해서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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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빛 매화꽃



꽃은 잠깐 피고 지니 시기를 놓치면 어려워 사진 찍기가 어렵다. 또 날씨가 좋아야 화사한 느낌이 든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플러싱에 갇혀 지내다 동네에 핀 매화꽃향기를 맡으며 사진을 찍었는데 올해는 시기를 놓쳐 버려 아쉬움 가득했다. 그런데 시내버스 타고 멀리 브롱스 뉴욕 식물원에 찾아가니 화사한 연분홍빛 매화꽃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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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에 열리는 오키드 쇼는 내가 정말 좋아한 축제다. 어릴 적 아버지가 식물을 키우셨고 군자란 꽃이 언제 피나 하고 기다리셨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 오키드 쇼는 인기가 많아 늘 방문객들이 많다. 회원이 아닌 경우 티켓값이 30불이라 결코 저렴하지는 않다. 그러니까 회원에 가입한 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 회원이 되면 1년 내내 실컷 볼 수 있으니까. 물론 휴일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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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오키드 보며 화사함에 젖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가서 브루클린 식물원에 찾아갔다. 올봄 유난히 꽃이 빨리 피기 시작한다. 꽃 사진 촬영하려면 날씨가 중요해 매일 확인을 하는데 화요일은 좋고 그 후 며칠 비가 온다고 하니 고민하다 뉴욕 식물원과 브루클린 식물원 티켓 모두 예약했다. 비가 내리면 꽃 느낌이 아주 다르고 흐린 날 역시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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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식물원 앞에서 19번 시내버스를 타고 174 스트리트 역에 가서 지하철 2/5호선을 타면 맨해튼 방향으로 간다. 두 지하철 모두 브루클린 식물원에 가는데 난 늘 브루클린 뮤지엄 옆 지하철 2/3호선을 이용한다. 이 교통 정보는 구글에 없다. 매일 맨해튼 답사를 하니 구글맵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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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식물원 목련꽃 정원


브루클린 식물원에 도착했을 때는 늦은 오후. 티켓을 보여주고 식물원 안으로 들어가니 노란 수선화 꽃과 개나리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나의 목표는 스타 매그놀리아 꽃 정원을 보는 것. 입구에서 좀 떨어져 있으니 다른 곳에 눈 돌리지 않고 달려갔다. 스타 매그놀리아 꽃은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는데 향도 좋고 꽃잎이 한국에서 본 목련꽃 보다 더 작고 우아한 느낌이 좋다. 늦은 오후라서 햇살이 화사하지 않았지만 꽃이 핀 시기만 확인한 것으로 충분히 만족했다. 목련꽃 정원 바로 옆에는 수선화 꽃 언덕이 있다. 3월 중순이 되니 매화꽃, 목련꽃, 수선화 꽃, 산수유꽃, 개나리 꽃 등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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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식물원 수선화꽃 핀 언덕



플러싱에서 브롱스로 달려가고 다시 브롱스에서 브루클린으로 달려가고 브루클린에서 플러싱으로 돌아왔으니 무척 바쁘고 힘든 하루였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말할 것도 없이 피곤했지만 차가 없고 택시비 비싼 뉴욕이라 다른 선택이 없었다. 내가 뿌린 열정만큼 세상이 넓어진다.


시내버스 타고 달려갈 때 주유소에 적힌 기름값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언론에서 기름값 인상된다고 자주 봤지만 요즘 차를 타지 않으니 주유소에 가지 않아 얼마나 인상되었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거의 두배로 뛰었다. 갈수록 태산. 뉴욕은 추운 지역이라 난방비도 많이 드는데 단독 주택에 사는 사람 고민이 많겠다. 오일값이 뛰면 물가도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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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식물원에 핀 노란 산수유 꽃



뉴욕 식물원에서 긴 산책 하려면 커피 한 잔이 필요한데 식물원 내 카페 커피값은 아주 저렴하지는 않다. 기본 커피가 3.5불인가? 그래서 난 평소 델리 가게를 이용하는데 작은 사이즈 커피가 3월 초까지 1불이었다. 플러싱에서 수 차례 시내버스를 환승하고 찾아가는데 중간 델리 가게에 들려 커피 한 잔 달라고 하고 1불을 주니 1.5불을 주란다. 3월 10일 경인가 식물원에 방문할 때도 같은 델리 가게에서 커피 사 마셨는데... 주인 할머니가 내 얼굴을 보더니 "돈이 없어요?"라고 물었다. 가방에 든 동전을 전부 꺼내어 드렸다.


그리고 버스 정류장 앞 벤치에 앉아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리다 커피를 마시는데 멀리서 시내버스가 다가와 탑승했는데 커피가 하얀색 바지에 쏟아졌다. 이걸 어떡하란 말인가. 커피 마시려고 샀는데... 시내버스 승객이 내 바지를 쳐다보았다. 순간 동물원 원숭이로 변했는데 입장료를 주지 않고 웃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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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l Arts Third Year Recital

Tuesday, Mar 22, 2022, 8:00 PM


HUGO WOLF Goethe Lieder

FRANZ SCHUBERT Der Hirt auf dem Felsen

TORU TAKEMITSU (arr. Marina Lee) Songs

VINCENZO BELLINI I Capuleti ed i Montecchi

JULES MASSENET Manon

GABRIEL KAHANE Craigslistlieder

HARVEY SCHMIDT The Fantasticks




브루클린 식물원에서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에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고 저녁 8시 줄리아드 보컬 공연을 보았다. 맨해튼에 산다면 분명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라이브 공연을 봤을 텐데...


화요일 아침 하얀 서랍장에서 지난겨울 세일 시 구입한 하얀색 바지를 꺼내 입어 보았는데 엉덩이 부분까지 문제없이 쏙 들어가는데 허리가 문제였다. 이걸 어떡해. 발레리나처럼 체중을 줄여야 하는데.. 뉴욕 식물원에서 본 화사한 연분홍빛 매화꽃은 뉴욕 시립 발레 공연을 떠오르게 했다. 정말 환상적인 발레 공연이나 요즘 티켓값이 올라 눈을 감고 있다.


IMG_6529.jpg?type=w966 뉴욕 식물원



뉴욕 식물원에 가기 전 아들과 함께 조깅을 하고 아파트 지하에 가서 세탁을 했다. 며칠 전 지하에 내려가 세탁을 했는데 깜박 잊고 안 한 게 있어서 다시 갔다. 머릿속이 복잡하면 실수를 한다. 항상 머릿속을 깨끗이 비워야 하는데 삶이 복잡하니 그런가 보다. 만약 음악과 그림과 책과 산책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난 스트레스로 진즉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났을 것이다. 마음의 스트레스는 쌓아두면 안 되고 즉시 풀어야 한다. 물론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100퍼센트 완벽하게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최소 숨 쉬고 살 수 있도록 해주더라.


하루 스케줄은 초단위로 돌아간다. 시간은 내가 붙잡지 않으면 멀리 사라진다. 삶이 힘들다고 한숨 쉬고 한탄하며 세월을 보낼 수 없지 않은가. 매일 즐겁게 살아야지. 삶은 지독히 슬프고 복잡하지만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한다.


지금 뉴욕은 내가 대학 시절 꿈꾸던 세상이다. 한 번도 포기하지 않고 내가 꿈꾸던 세상을 찾아 헤매었다. 이민 가방 몇 개 들고 세상의 한 복판 뉴욕에 오긴 왔는데 귀족은 얼마나 많은지 또 거리에서 생활하는 홈리스는 얼마나 많은지.



IMG_6456.jpg?type=w966 어릴 적 아버지가 애지중지 키운 군자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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