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서민들의 힘든 삶
2022. 4. 10 일요일
일요일 오후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북카페에서 책을 읽다 아들 운동화를 사러 근처 매장에 갔는데 마음에 든 신발은 안 보이고 가격은 무지 비싸 구입하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매장에는 손님들이 무척 많고 계산을 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만 가격이 비싸 그냥 나오는 걸까?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할인 매장 센추리 21을 주로 이용했는데 망해버려 너무 슬프다.
거리 화단에 핀 노란 수선화 꽃 보며 마음을 달래다 지하철을 타고 헤럴드 스퀘어 메이시스 백화점에 갔다. 플라워쇼 마지막 날이었나. 꽤 오래전 아들이 맨해튼 음악 예비학교에서 공부할 적 나비넥타이 사러 갈 때를 제외하고 쇼핑하러 간 기억은 흐리지만 매년 봄에 열리는 플라워쇼와 홀리데이 쇼윈도를 구경하러 가곤 한다.
그때 나비넥타이를 구입했냐고? 천만에. 그 넓은 매장에 안 보여 직원에게 물으니 없다고 해서 바이올린 선생님에게 물어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연주회 때마다 학교에서 빌려서 사용했는데 연주회 끝나고 롱아일랜드 집까지 돌아와야 하는데 상당히 불편했다. 그래서 나비넥타이 사러 갔는데 안 보여 실망했다. 돈이 되는 물건만 파나 보다 생각했다.
아들 운동화 구경하러 갔는데 어디에 매장이 있는지도 몰라 직원에게 물으니 4층으로 올라가라고. 뉴욕에서 산지 꽤 오랜 세월이 지나가는데 아직도 메이시스 백화점 매장 안을 잘 모른다. 믿지 않으려나. 난 공연과 전시회를 자주 보러 다니지만 쇼핑은 거의 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찾느라 소동을 피우고 손님 많은 엘리베이터를 오래 기다려 타고 4층에 올라가니 유니온 스퀘어 매장보다 더 종류가 많긴 한데 마음에 든 운동화 가격은 170불이 넘어 그냥 나왔다.
나 대학 시절 처음으로 나이키 운동화를 신었다. 그때는 기본 나이키 운동화였는데 기억에 2만 원 정도. 세월도 많이 흘러갔지만 갈수록 신발 가격도 하늘로 올라가니 하늘나라에서 살아야 하나 보다.
팬데믹이 찾아와 서민들은 갈 곳을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