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어드 학교 바이올린 파이널 대회 & 콜럼비아 대학 Pop Up
화요일 아침 겨울비가 내리더니 늦은 오후 비가 멈췄다. 집에서 브런치를 먹고 아들과 지하철을 타고 달리고 아들은 일을 보러 가고 난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로 갔다. 꽤 오랜만에 찾은 북 카페. 새해 커피값이 인상되어 아주 즐겁지는 않고 모나리자 미소를 짓는 바리스타가 안 보이고 작은 사이즈 커피 한 잔 주문해 빈 테이블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잡지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늘 보던 얼굴도 보고 낯선 분은 옆자리에서 카레를 먹고 떠나고 그 후 노트에 열심히 메모를 하는 분도 오고 늘 서점에서 뉴욕 타임지를 읽는 분도 보고 시간은 금세 흘러갔고 집중이 안 되자 서점을 나와 스트랜드에 갔다.
뉴욕 레스토랑 위크를 맞아 아들과 함께 언젠가 방문해 푸대접을 받은 ' 21 클럽' 레스토랑에 대한 책도 보이고 헤밍웨이, 도로시 파커, 존 스타인 벡, 프랭크 시나트라, 그레타 가르보, 줄리아 로버츠 등 유명한 작가와 영화배우와 가수뿐 아니라 명성 높은 사람들이 찾는 레스토랑. 그날 우리를 얼마나 차갑게 굴던지 아들은 평생 잊지 못하겠다고. 다음에 방문할 때는 멋진 정장 차림으로 방문해야 할 듯. 요술 램프를 불러 마법을 부려야 할 거 같아. 딱 한 번 방문하고 그 후 가지 않은 레스토랑이지만 음식 맛은 정말 좋았다.
잠시 헌책을 둘러보다 지하철을 타고 카네기 홀 근처에 내려 아트 스튜던츠 리그 2층 전시회를 보고 콜럼버스 서클을 지나 줄리아드 학교에 갔다. 오후 4시 바이올린 파이널 대회가 열려서 방문. 낯선 컨템퍼러리 곡을 연주하니 즐거운 음악이 아니라 듣고 싶지 않은 곡으로 변하고 그런데 두 번째 학생이 같은 곡을 연주하니 첫 번째 학생보다 더 나았다. 낯선 곡도 누가 어떻게 연주를 하는가에 따리 청중의 이해력은 달라진 듯. 4명의 학생이 파이널 대회에 참가했으나 난 2명 학생 연주를 보다 줄리아드 학교를 떠났다. 귀에 익숙한 멜로디라면 4명 학생 연주 전부 보고 누가 1등을 하는지 궁금했을 텐데 2명 학생 연주도 충분했고 난 누가 1등을 할지 짐작도 못할 거 같아서.
링컨 센터에서 지하철을 타고 콜롬비아 대학 밀러 시어터에 갔다. 1달에 한 번 정도 커뮤니티 공연을 열고 무료 공연이라 콜롬비아 대학교수님과 학생들을 비롯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 찾아오고 다우 존스 파운데이션 협찬으로 맥주나 와인도 무료로 제공하는 곳. 근사한 불빛 아래 차가운 맥주를 마시며 클래식 음악을 듣는 곳은 바로 밀러 시어터. 차가운 맥주를 마시며 난 점점 알코올에 조금씩 마비되어 가는 느낌이나 무대에서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하는데 줄리아드 학교 바이올린 연주 이상으로 이해가 잘 안 오는 컨템퍼러리 곡. 난 완전 구식이나 보다.
현대에 사는데 음악을 들으면 이해가 안 오니 큰일이야. 마치 첼시 갤러리에 가서 컨템퍼러리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 구식이면 새로운 세대와 트러블이 생길 수 있고 그래서 부모와 자녀는 세대 차이가 날까. 서로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공감대가 없을 거 같고 그래서 서로 마찰이 일어난 경우가 많다고 하고. 암튼 그나저나 작곡가는 어떻게 그런 곡을 작곡할까. 청중은 곡을 듣고도 이해를 못하는데 말이야. 낯선 곡을 들으며 잠시 세대차에 대해 생각도 하고.
그런데 나만 낯선 곡을 이해 못하는 게 아니었는지 피아니스트가 첫 번째 곡 연주를 마치고 두 번째 연주할 곡은 첫 번째와 다르다고 설명하니 누군가 "하느님 감사합니다"라 하니 객석에 앉은 청중들 모두 웃었다. 오늘따라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왔다.
이번 주 줄리아드 학교에서 포커스 음악 축제가 열리는데 미리 공연표를 받아야 하나 어제 공연표도 받았지만 집에서 머물고 말았고 에너지가 낮은지 내일모레 공연표도 주문하지 않았다. 올해 중국 작곡가 음악을 연주하는데. 콜롬비아 대학에서 공연을 보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와 식사를 마치니 밤이 깊어가고 오랜만에 밤하늘에 비춘 노란 달님을 보았다. 달님 안녕? 하고 불렀지.
겨울비 오는 날 낯선 곡을 감상하며 차가운 맥주도 마시고 낯선 세상을 만나고 돌아왔어.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는구나.
2018. 1. 23 겨울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