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톡 피아노 협주곡 3번 &하프시코드 음악

by 김지수

백조로 변신하지 않아 놀라운 일이야. 줄리아드 학교에서 "백조의 노래"를 네 번이나 들었어. 피아노 파이널 대회가 열렸고 바르톡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지정곡이었고 6명의 학생이 참가했으나 난 4명의 학생 연주만 듣고 모세 홀로 내려가 하프시코드 연주를 감상했다. 대학원생 과정 발표였고 한인 여학생 연주였다. 11월의 늦가을 정취가 감도는 하프시코드 연주지만 세 곡을 들었는데 모두 단조였음에도 곡 분위기는 달랐고 첫 번째 곡은 겨울이 되기 전 쓸쓸한 늦가을 분위기가 감돈다고 할까. 사랑하는 연인의 뒷모습을 보는 느낌이랄까.


IMG_2975.jpg?type=w966 하프시코드 연주 홀


피아노 대회 지정곡이 "백조의 노래"로 알려진 바르톡 곡은 난 세상에 태어나 처음 들었고 내가 사랑하는 라흐마니노프와 거의 동시대 작곡가인데 곡 분위기가 너무 다르고 에너지 넘치고 테크닉이 쉽지 않아 보였다. 피아니스트 모두 곡을 암보해서 악보 없이 연주를 하니 정열과 재능 없이 불가능한 연주. 대회는 반드시 필요한가.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난 4명 학생 연주를 봤고 전에 줄리아드 학교에서 본 학생들도 있었고 실력은 정말 비슷비슷했다. 연주 후 얼굴에 땀이 뒤범벅이 되어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음악 전문인으로 커리어를 쌓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대회에서 우승하기 정말 어렵다. 피아노 곡을 2시간 정도 감상하고 하프시코드 연주를 1시간 감상하다 피아노 대회가 열린 폴 리사이틀 홀 앞 로비에서 심사위원 발표를 기다렸다. 실은 난 마지막 2명의 학생 연주도 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누가 1등을 했는지 궁금해서 기다렸고 덕분에 맨해튼 음대생의 뮤지컬 발표를 포기했다. 1등은 내가 알지 못한 남학생이었다. 피아노 대회가 열리기 전 매일 태양처럼 뜨겁게 연습을 했을 텐데. 얼마나 마음이 무거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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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드 학교 로비 피아노 대회 심사 결과 발표 /왼쪽 종이 든 키가 큰 피아니스트가 1등


원래 목요일 저녁 뉴욕대에서 열리는 메트 오페라 가수 이벤트에 가려고 한 달 전 미리 예약을 했는데 기운이 없어서 포기하고 줄리아드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다. 피아노 대회 수상자 발표 후 발 가는 대로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 갔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반 공연이 열리는 곳. 아, 잊고 있었다. 2월에 링컨 센터에서 American Songbook 공연이 열리는 것을. 앨리스 툴리 홀에서 공연이 열리고 유료라서 평소 잘 안 보고 목요일 무료 공연이 열리는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서 한 곡 정도 무료 이벤트를 연다. 바로 그날이었다.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는 노래를 듣고 좋다 하시며 눈물을 흘렸다. 무슨 일인지 궁금했으나 묻지 않았고 낯선 가수가 부른 노래는 내게는 정말 낯선 곡. 여러 장르 음악이 섞어진 느낌도 드나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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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



1시간 정도 공연을 보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고 얼른 지하철역으로 가서 1호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으로 가서 7호선에 환승하고 플러싱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밤늦게 집에 도착했다. 지하철에서는 파란색을 좋아하는 남자인지 온통 파란색 옷을 입고 아이폰 케이스도 파란색. 그런데 랩 음악을 크게 켜고 들으니 바로 옆에 있는 내 귀에도 들려오고 난 종일 나의 음악 수준에 비해 높은 바르톡 피아노 협주곡을 4번이나 듣고 하프시코드 음악 듣고 그 후 아메리칸 송북 노래를 들었는데 뭐가 부족했는지 지하철에서 랩 음악까지 들었으니 많이 부족하나 봐. 마침내 2월이 열렸고 28일까지 있으니 무척 빨리 지나갈 것 같다. 금요일 링컨 센터에서 공연이 열리고 70대 할머니 만나면 분명 왜 맨해튼 음대 뮤지컬 공연 안 보러 왔냐고 물을 텐데. 음 너무 피곤했어. 집에서 식사 준비하고 먹고 글쓰기 하다 맨해튼에 외출했으니 휴식 시간이 없었다.



2018. 2. 2 자정이 지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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