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롱아일랜드에 살 때 아들과 함께 알츠하이머와 치매 전문 양로원에서 발런티어를 하며 수년 동안 매주 일요일 종일 노인들과 시간을 보내곤 했다. 원래 노인 복지에 관심이 많아서 발런티어를 하게 된 거다. 바닷가 마을 기차역 가까운 곳에 양로원이 있었고 맨해튼 예비 음악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들은 고등학교 과정이 무척 바쁘게 돌아갔지만 발런티어를 하면서 배우는 게 많았다고 했다. 사립 양로원이고 과거 사회적 지위가 높은 변호사, 검사, 의사, 학교 교장 등으로 활동하다 은퇴한 분이 많은 양로원이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놀이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지내는 동안 언제 행복하였냐고 물으면 과거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하고 등 일상적인 이야기가 전부였다. 보통 사람에 비해 공부를 더 많이 하신 분도 영어 단어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 상태는 안 좋았으나 행복했던 추억은 간직하고 계셨다. 사진첩을 보노라면 과거의 추억이 되살아나 더 행복하다고 하셨다. 자주 자녀분이 찾아온 노인도 계시고 1년 동안 자녀가 거의 찾아오지 않은 노인도 계셨고 엄마를 양로원에 모시기 위해 랍스터 잡는 배 몇 척을 다 팔아버렸다는 아드님도 만났다. 랍스터 잡아서 롱아일랜드 레스토랑에 팔았다는 분. 지금 그분들은 아직 생존하신지도 궁금하나 10살 된 오래된 차를 팔아버린 후 발런티어를 했던 양로원에는 찾아가지는 않았으나 가끔 그리워진다. 날씨가 안 좋은 날이면 노인들의 우울증 증세가 더 심해진다. 따뜻한 햇살을 무척 사랑하고 그리워한다. 아들과 내가 펭귄이라고 별명을 지어준 분이 과거 정신과 전문의인 줄도 몰랐는데 어느 날 가족들이 생일잔치한다고 준비해오셔서 이야기를 하다 정신과 전문의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떤 분은 검사 출신인데 평생 싱글로 지내면서 많은 여자 친구를 만났다고 하면서 내게 몇 명의 남자 친구가 있냐고 물어서 웃었던 기억도 나고 어떤 할머니는 변호사 출신인데 양로원에 강제로 들어왔다고 하며 나보고 나가게 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돈을 준다고 하니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고 "You are my Sunshine"노래를 함께 부르며 우는 분도 많았다. 그곳에서 발런티어를 하다 오이스터 베이 바닷가를 알게 되어 가끔 우리 가족이 나들이를 가게 되었고 정말 아름다운 석양도 보곤 했다. 석양이 질 무렵 매일 와서 산책을 하는 작가분도 만났다. 너무너무 멋진 바다 빛을 보여준다고 그래서 자주 산책하러 오신다고 하셨다. 기차 소리가 그립다. 하늘나라로 떠나기 전 잠시 머물다 가는 양로원. 모두가 피할 수 없는 게 죽음일 텐데 살아있는 동안 행복을 느끼는 분이 더 소수다고. 너무너무 고독하다고 너무너무 쓸쓸하다고 하고 인생이 허무하다고 하는 분도 많다. 무에서 태어나 무로 돌아가는 게 인간의 삶일진대 살아있는 동안 고통만 받고 사는 분도 있고 왜 그럴까. 인간의 행복은 어디에서 찾아올까.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