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House New York/ OHNY
10월의 두 번째 토요일 아침 안드레아 보첼리 노래를 듣고 외출 준비를 했다. 축구를 하다 실명이 되어버린 안드레아 보첼리를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이 아프지만 그의 목소리는 날 언제나 행복하게 해. 아침 안드레아 보첼리 "Can't Help Falling in Love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요"를 듣고 아래 유튜브에 올려진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올려본다. 만약 장님이 되지 않았다면 안드레아 보첼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평소와 달리 정말 부산한 토요일 아침. 뉴욕 오픈 하우스 축제가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열리고 약 250개 이상의 건축물을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관광객도 관람할 수 있다. 관심이 있다면 구글에 (Open House New York/ OHNY) 검색하면 된다.
2003년 10월 11일과 12일 시작해 15주년을 맞는 뉴욕 오픈 하우스 축제 (Open House New York/ OHNY). 난 작년에 처음으로 축제에 참가했고 재즈의 거장 "루이 암스트롱 하우스"와 "홀 오브 사이언스"와 소호에 있는 아티스트 도널드 저드의 집 "저드 파운데이션" 등에 갔다.
건축물마다 오픈 시간이 달라 만약 하루에 여러 곳을 방문하려면 미리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일부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하고 일부는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다. 그래서 하루에 많은 건축물을 돌아보려면 세심히 스케줄을 만들어야 하고 스케줄 만드는데 의외로 많은 시간이 든 축제. 이 행사는 10월 특별 행사에 속해 지난번 오픈 하우스 웹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한 후 종이에 방문할 장소를 적어두었는데 그만 어디로 사라져 어젯밤 다시 확인하고 메모를 하느라 밤늦게 잠들었다.
토요일 나의 계획은 소호에 있는 이탈리아 모던 아트 전시회를 볼 수 있는 Center for Italian Modern Art과 그리니치 빌리지에 숨겨져 있는 The Renee & Chaim Gross 파운데이션과 머레이 힐에 있는 Civic Club-Estonian House와 어퍼 이스트사이드에 있는 구 카네기 맨션인 Cooper Hewitt Smithsonian Design Museum과 Ukrainian Institute of America로 정했다.
평소보다 더 일찍 집에서 출발했고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로컬 6호선을 타고 소호 스프링 스트리트에 내려걸었다. 이탈리아 모던 아트 전시회를 볼 수 있는 갤러리는 평소 주말에만 오픈하고 오픈 하우스 축제 동안 토요일에만 오픈. 1순위로 찾아갔다.
소호 하니 앤 손스 (Harney and Sons SOHO) 티 매장 근처에 있고 꽤 많은 방문객이 찾아와 전시회를 보았다. 오래전 창고로 사용되던 캐스트 아이언 빌딩을 개조해 만든 갤러리이고 넓은 공간이라 갤러리에 안성맞춤이라고 2013년 오픈했다. 작년 오픈 하우스 행사 시 처음 방문했고 1년 만에 다시 방문했다. 메트 뮤지엄과 모마 등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작품이라 좋아. 부엌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분홍빛 장미꽃 화병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방문자를 위해 초콜릿도 준비해 둔 갤러리. 난 하트 모양 초콜릿 두 개를 먹었다. 장미 향기와 초콜릿 향기에 행복이 밀려오는 갤러리. 멋진 소파가 높여 있고 잠시 먼 나라 이탈리아 작품을 보았다.
The Renee & Chaim Gross 파운데이션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갤러리에 가려고 소호에서 지하철을 탔고 블리커 스트리트 지하철역에서 내려걸었다. The Renee & Chaim Gross 파운데이션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곳이라 나 역시 관광객처럼 낯설었다. 알고 보니 그리니치 빌리지 뉴욕 전시장 라과디아 동상이 세워진 근처에 갤러리가 있었다. 내게는 너무 낯선 미국 조각가 이름 Chaim Gross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오스트리아 출신이고 부다페스트와 비엔나에서 미술 교육을 받고 1921년 뉴욕에 와서 미술 교육을 받았다. 카네기 홀 부근에 있는 아트 스튜던츠 리그에서도 수업을 받았고 그의 첫 번째 전시회는 1932년 갤러리 144에서 열렸고 미국의 중요한 조각가에 속하고 메트 뮤지엄과 휘트니 미술관 등 수많은 뮤지엄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오늘 방문한 곳은 그가 살던 집이고 아주 많은 조각 작품과 빌딩 벽과 계단 통로 벽 등 사방에 그림이 걸려 있었다. 벽에 마르크 샤갈 와 아실 고리키를 비롯 수많은 화가들의 작품들이 걸려 누가 그림을 컬렉터 했냐고 물으니 조각가 생전 수많은 아티스트와 교류했고 서로서로 작품을 교환했다고 해. 암튼 기대와 달리 상당히 인상적인 갤러리였다.
그곳에서 나오니 바로 옆에 Center for Architecture 빌딩이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건축물에 대한 갤러리. 오래전부터 책에서 본 갤러리이나 오늘 처음으로 방문했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동안 워싱턴 스퀘어 파크를 지나고 근처에 있는 뉴욕대 갤러리도 잠시 들러보았다. 계획에 없던 거였는데 지나치다 어떤 전시회가 열리는가 확인하는 정도. 뉴욕대 그레이 아트 갤러리 전시회 정말 좋아. 일반인에게 오픈하고 기부금 입장이라 부담도 작아.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머레이 힐에 있는 Civic Club-Estonian House. 역시 첫 방문이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찾느라 소동을 피우고 거리에서 조각도 보고 그곳에 도착하니 다른 방문객도 꽤 많고 지하와 1층과 2층을 둘러보았다. 에스토니아 빵을 처음으로 먹어본 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달리고 토요일 오후 지옥철인 지하철. 승객이 너무 많아 설 공간도 없고 한 정거장 가서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내려 익스프레스 타려고 했는데 그만 실수를 했다. 익스프레스 지하철을 오래 기다려야 했으니 로컬을 타고 그대로 가는 게 더 나았는지.
카네기가 살던 맨션을 개조해 만든 Cooper Hewitt Smithsonian Design Museum. 디자인과 관계된 미술관으로서 미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세계 수준의 디자인 전문 도서관이 있다. 전시 및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여름 동안 칵테일파티도 열며 재즈 공연과 전시회는 무료로 감상할 수 있고 칵테일파티 쿠폰은 개별적으로 구입해야 한다. 칵테일을 마시지 않으면 공연과 전시회만 봐도 된다. 보수 공사를 해 서 한동안 문을 닫았고 2014년 12월 재오픈했다. 여름에 열리는 칵테일파티 정말 좋은데 올해 한 번도 가지 않고 여름이 지나가버렸어. 줄리아드 학생들 재즈 공연도 열고 다양한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내서 날 디자인 위크 National Design Week 10.14-22 고 토요일 11시부터 오후 4시 사이 무료입장이고 무료 워크숍이 열리고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종이로 만들기를 하고 딸아이 어릴 적이 생각이 나. 어릴 적 종이 만들기 책을 사 주면 방은 금세 난장판으로 변해버려. 가위로 종이를 잘라 만들기 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 딸. 아들은 과학에 관심이 많고 쿠퍼 휴잇 스미스소니언 국립 디자인 박물관을 아주 좋아하고. 뮤지엄 내 숍에 예쁜 물건이 많으나 가격은 저렴하지 않아 눈으로만 봐. 지난번 재즈 시대 전시회가 열렸고 줄리아드 학교에서 자주 만나는 70대 할머니랑 함께 가서 보며 예쁜 티파니 보석도 보고 보석에 별로 관심 없는 내 눈에 반짝반짝 빛나는 티파니 보석. 할머니에게 장난으로 여기 보석 전부 내 거야, 하니 할머니가 전부 자기 거라고 해.
오래 머물지 않고 뮤지엄을 나왔다. 아침 일찍 플러싱 집에서 나와 소호, 그리니치 빌리지, 머레이 힐을 거쳐 어퍼 이스트사이드에 도착했으니 피로가 밀려왔다. 뮤지엄 마일로 천천히 걸어 내려오다 뉴욕에서 정말 멋진 빌딩 구겐하임 뮤지엄도 지나고 메트 뮤지엄도 지나 Ukrainian Institute of America에 도착했다. 작년에 방문하려다 뉴욕 영화제 영화감독 만나려고 기다리다 놓쳐버리고 올해 다시 방문. 평소 뮤지엄 입장료를 받으니 거리가 멀었지. 아, 놀랐다. 오픈 하우스 방문객도 정말 많고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니 수많은 아트 작품이 벽에 걸려 있어. 낯선 러시아 화가 작품을 보고 넓은 방은 센트럴파크 전망이 비치고 편안한 가죽 소파에 앉아 잠시 휴식을 했다. 사방은 그림이 걸려 있고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고 센트럴파크 전망도 비추니 내 방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상상을 해 본 공간. 위치가 정말 좋아. 메트 뮤지엄과 아주 가깝다. 러시아 화가 작품도 근사해. 공연 등 다른 문화 이벤트도 열리나 전부 유료.
정말 하루에 많은 곳을 둘러보아 피로가 한없이 밀려와. 센트럴파크 옆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도 쳐다보고. 그러다 힘을 내어 메디슨 애비뉴로 걸어갔다. 날 몇 차례 바람 맞힌 가고 시안 갤러리에 다시 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가고 시안 갤러리에 도착하니 휠체어를 타고 전시회를 보는 두 노인분이 눈에 들어와. 전시 공간에 전시된 작품보다 내겐 휠체어를 타고 전시회를 보러 온 뉴요커 노인들이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철판을 구겨서 만든 조각 작품을 보니 붉은색 단풍이 생각나고 컨템퍼러리 아트를 잘 이해하지 못한 나를 바라봤다. 뉴욕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명성 높은 가고 시안 갤러리이니 만큼 세계적인 아티스트 작품을 전시할 텐데. 그림을 보는 안목을 세계적으로 높여야 할까 봐.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은 뉴욕대 갤러리와 Center for Architecture 갤러리와 어퍼 이스트사이드 가고시안 갤러리와 오페라 갤러리도 보고 메디슨 애비뉴에서 뮤지엄 마일로 걸어가 플라자 호텔로 걷다 중국 아티스트 Ai Weiwei 아이 웨이웨이 퍼블릭 아트 전시 Good Fences Make good neighbors 도 보았다. 아이 웨이 웨이도 무명시절 타임스퀘어 거리에서 초상화를 그렸다고 해. 무명 시절은 다 힘든가 봐.
어퍼 웨스트사이드 어느 교회에서 열리는 예일대 공연을 보러 가려다 취소하고 집에 돌아와 식사하고 메모 중. 보스턴에서 지내는 딸로부터 지난번 보낸 핏빛 소포가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생각보다 더 빨리 도착했네. 일반 메일로 보냈는데 3불이 들었다. 어제도 사진 작업이 안되더니 오늘도 일부 사진만 되고 일부는 업로더가 되지 않아. 무엇이 문제일까. 내일도 오픈 하우스 방문하려면 휴식을 해야 할 듯. 오픈 하우스 축제는 뉴욕 시 5개 보로에서 열리지만 난 맨해튼에서 열리는 건축물만 방문했지만 서울에 비해 아주 좁은 공간 맨해튼은 매일매일 새롭기만 해. 하루하루 조금씩 새로운 세상을 열고 새로운 아티스트를 알아가게 된다. 언제쯤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맨해튼이 될지.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처럼 뉴욕은 여전히 내게 신세계. 끝없는 보물이 숨겨져 있고 찾는 자만이 찾을 수 있다.
토요일 주말 다들 무얼 하고 보냈을까. 멋진 재즈 카페에서 라이브 공연을 보며 와인이나 칵테일을 마셔도 행복이 밀려올 거 같고. 메디슨 애비뉴 오페라 갤러리에 걸려 있는 블루빛 드레스를 입고 블루빛 바다를 보는 그림처럼 한가로이 지내도 정말 행복할 거 같고. 메디슨 애비뉴는 명품 가로 명성 높고 어퍼 이스트사이드 부촌에 속하는 메디슨 애비뉴에 갤러리가 아주 많고 뉴욕에 살지 않은 젊은 여자가 갤러리에서 작품을 구매하는 눈치. 뉴욕에 오신 적 있으세요?, 라 묻는 갤러리 직원은 20% 할인해 준다고 해. 멋진 미모의 여자는 작품을 구매할 눈치로 보였다. 어퍼 이스트사이드에는 명성 높은 사립학교도 많고 미국 대통령 율리시스 S. 그랜트가 살던 주택도 보고 뉴욕 예술가 클럽 Lotus 도 보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 클럽 가운데 하나인 로터스 클럽은 1870년 3월 15일 작가와 저널리스트와 비평가에 의해서 설립되었고 회원과 회원이 데리고 온 손님에게만 공개하며 일반인은 출입이 금지된다.
맨해튼에 가면 거리 화단에 핀 노란 국화꽃향기도 맡고 거리거리를 지나가는 애완견도 보고 10월 말 핼러윈 축제가 열리고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 주택가는 유령과 해골로 장식을 해두었어. 관에서 시체가 벌떡 일어나고 계단에는 해골이 줄줄이 놓여 있고 공포감이 감도는 분위기.
2017년 10월 14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