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이웃집 정원에 핀 수선화와 제비꽃을 아이폰으로 담았다. 1년 만의 재회라 반갑기만 하다. 동시 브루클린 식물원 매그놀리아 꽃이 무척 그리워진다. 올봄은 꼭 봐야 할 텐데 작년에 시든 꽃을 보아 섭섭했다.
사진 맨 앞줄 오른쪽 두 번째 오페라 가수 줄리아드 대학원 시절 링컨 센터에서 본 카운터테너
카네기 홀에서 오후 2시 열리는 헨델 오페라 "리날도"를 보려고 맨해튼에 갔고 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않아 골탕을 먹은 날. 관광객에게 미리 지하철 확인하라고 블로그에 올렸는데 정작 난 확인도 안 하고 집을 떠났다.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서 환승하려 했지만 지하철이 운행 안 하니 할 수 없이 7호선에 머물다 5번가 역에서 내려걸어 야만 했다.
어제와 다르게 몹시 추운 봄날. 마치 겨울이 다시 찾아온 느낌이 들고 미드타운 거리를 걷는 것도 너무 추워 다시 지하철을 타고 2 정거장 가서 내려 다시 걷다 카네기 홀에 도착해 박스 오피스에서 표 2장을 구입했다. 오페라 지휘자 분도 다시 만나고, 아들이 피바디 음악원에서 박사 한 할머니도 만나고, 모스크바에서 뉴욕에 온 중년 여자분도 만나고, 헌터 칼리지에서 미술사 공부한 중년 여자도 만나고, 콜롬비아 대학원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공부한 젊은 학생도 만났다. 모스크바에서 온 분이 오늘의 화제의 주인공. 뉴요커는 화장기 없이 수수한 복장으로 공연 보는 분도 많으나 의상도 화려하고 붉은 립스틱 칠하고 귀걸이와 목걸이를 해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8개월 전에 뉴욕에 와서 살고 있다고. 남편은 저널리스트라고 하고. 모스크바에서 기차를 타고 달리면 키예프가 나오는데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모스크바에서 온 중년 여인 보고 "지붕 위의 바이올린" 뮤지컬 봤냐고 묻고 뉴욕은 이미 막이 내린 뮤지컬. 바로 그 뮤지컬 스토리가 그 할머니 가족사라고 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유대인의 슬픈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동시 르네 플레밍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소식을 전하고 뉴욕 문화가 정말 많이 다르다. 오페라, 뮤지컬, 클래식 공연을 사랑한다.
헨델 오페라 공연을 하니 오페라를 사랑한 분이 많이 찾아오고 오페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난 이름도 모른 오페라 가수에 대해 뭐라 뭐라 하니 오페라 공부를 많이 해야 할 듯. 피바디 음악원 졸업한 아들을 둔 할머니 달력에는 카네기 홀과 링컨 센터 메트(오페라) 스케줄로 꽉 채워져 있으니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지. 그 할머니는 메트에서 발런티어도 하고 메트 오페라 가수 오디션 공연도 보러 간다고 하셨다. 지난번 이작 펄만 공연도 보러 오신 할머니. 펄만 공연 만족하셨나 물으니 너무 가벼웠다고 하셔 내가 학생 리사이틀 같았지요, 하니 정말 그렇다고. 마르타 아르헤리치 피아니스트가 취소한 바람에 스케줄이 변경되어 갑자기 공연을 하니 준비가 안 되어 무대에 올랐고 70대 바이올린 연주가 어디 쉬운가.
오후 2시경 헨델 오페라 공연이 시작했고 1막, 2막, 3막으로 나누어졌고 휴식 시간 합해 3시간 반 동안 공연하니 일부 사람들은 미리 공연장을 떠나고 오페라를 사랑하는 난 차분히 난 3막까지 공연을 봤다. 바로크 음악이라 비발디 음악도 군데군데 떠올랐고 하프시코드 음색이 아름다웠고 처음 보는 헨델 오페라 "리날도" 무대에서 부르는 오페라 가수 목소리가 귀에 낯익어 오래전 링컨 센터에서 본 카운터테너가 떠올랐는데 프로그램 보니 바로 그 학생. 폴란드 출신이고 쇼팽 음악 학교에서 공부하고 줄리아드 학교에서 석사 과정 졸업한 학생. 어찌 그리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것인지.
박인환 "세월이 가면" 시에 나오는 구절도 떠올랐다. 연인이 아니니 눈동자와 입술이 남아있을 리 없지만 2년 전 링컨 센터에서 본 그 카운터테너 이름은 잊었지만 내 가슴에 그의 목소리가 남아있었다.
아들은 옆에서 엄마가 카운터테너 Jakub Józef Orliński 목소리 좋아하는 것은 한국 아저씨들이 어린 소녀들 좋아한 것과 비슷한 것이라 놀리고 정말 그런가. 그래도 좋기만 하다. 2년 전 그 학생 공연 보고 훌륭한 성악가로 활동하겠다 짐작했는데 불과 2년 만에 카네기 홀에서 다시 만났다. 2019년 1월 카네기 홀에서 솔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공연이 끝나고 홀 밖으로 나왔는데 다시 오페라 지휘자를 만나니 그분이 "오늘 공연 정말 좋았지요?"라고 하고 나도 "좋았다"라고 하고 아들에게 그분을 소개했다.
일요일 아들과 함께 오페라 공연 보고 나름 좋은 공연이라 만족하고 카운터테너 다시 만난 것도 좋았고 앞으로 더 자주 그 카운터테너 공연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공연 보고 플러싱 도착하니 저녁 7시가 지나 플러싱 삼원각에서 아들과 식사를 하고 중국인 마트에서 맛있는 오렌지 구입해 집에 돌아와 잠시 휴식을 하고 있다.
곳곳에서 이메일이 오고 네이버 요즘 스팸 차단 안 하나. 매일매일 새로운 파트너 보낸다고 하더니, 이제 비아그라 판다고 소식 보내고.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라틴 문화 센터, 뉴욕대, 하버드대, 레스토랑, 여행사 등 수많은 곳에서 이메일이 쏟아져. 갈수록 더 바쁘니 꼭 해야 할 일만 하게 된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안 하게 되고.
2018. 3. 25 일요일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