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시스 플라워 쇼, 뉴욕대 음악 공연 & 북카페
브런치를 먹고 버스를 타고 플러싱 지하철역에 도착. 입구에서 늘 만나는 홈리스 얼굴을 보고 1달러 지폐를 주었다. 지난겨울 동안 수 십 년 늙어버린 모습이 마치 날 생각하게 했다. 아들은 엄마 과거 사진을 보면 너무 많이 늙어버린 거 같다고 한다. 추운 겨울 동안 얼마나 힘들게 지냈을지 가슴이 아팠다. 마음은 매일 주고 싶지만 내 형편도 어려우니 쉽지 않다. 맨해튼 거리거리에 홈리스가 많지만 마음처럼 1불 주기도 어렵다. 플러싱에서 자주 만나는 홈리스에게 1불을 주니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었다. "좋은 날 보내세요"라고 친절하게 말했다. 그 앞에 놓인 작은 컵에는 1센트 동전 몇 개 담겨 있었다.
잠시 후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7호선이 달리는 동안 몸이 피곤했는지 졸음이 쏟아졌고 맨해튼 부촌에 있는 소더비 경매장에 가려다 너무 피곤하니 마음이 변했다.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서 환승해 헤럴드 스퀘어 역에 내려 메이시스 백화점에 갔다. 매년 봄에 열리는 플라워 쇼를 보기 위해서. 작년에도 봤는데 벌써 1년이 지나가버렸다. 복잡한 일은 그대로 멈춰 있는데. 잠시 꽃향기를 맡으며 화려한 백화점을 구경하고 수국, 난, 장미, 벚꽃 등 온갖 꽃으로 장식한 백화점. 모두 플라워 쇼를 보고 환호성을 지른 눈치.
백화점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유니언 스퀘어 역에 내렸다. 오랜만에 찾아간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에 가니 빈자리가 안 보였다. 요즘 자주 안 가니 잊고 있었다. 빈 테이블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잡지를 넘기고 딸이 소개해 준 책을 읽으려다 집중이 안 되니 서점을 나왔다. 옆에서 시끄럽게 한다는 핑계를 삼아서.
저녁 6시 뉴욕대 카사 이탈리아노에서 열리는 특별 이벤트를 잊었는데 다시 이메일을 보내 알려줘 방문했다. 좋은 이벤트가 많이 열리는 사랑하는 장소. 미리 예약 후 방문했고 뉴욕대에 가기 전 잠시 스트랜드에 갔다. 예전보다 약간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서점 안은 공사 중이고 잠시 헌책을 구경하다 뉴욕대로 가서 멀리 이탈리아에서 온 음악가 두 명의 공연을 감상했다. 링컨 센터 도서관에서 자주 만나는 할머니가 그곳에 계셔 깜짝 놀랐다. 그곳에서 그 할머니는 처음으로 만났고 주로 이태리계 이민자들이 찾아와 공연을 보는 장소. 그분은 첼시에서 산다고 오래전 내게 말했던 분이고 지팡이를 들고 오셔 공연을 보니 놀랍기만 하다. 공연을 보고 집에 돌아오면 늦은 밤이 되고 식사하고 블로깅하니 자정 가까운 시각이 되어간다.
화요일 아침 하버드 대학에서 2018-2019년 학비가 인상되었다고 연락이 오고 1년 학비가 $67580이라 하니 서민층이 보내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학비. 해마다 등록금도 인상이 되고 학비와 기숙사비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 비용은 더 많이 든다. 성적도 우수해야 하지만 재정 형편이 어려우면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할 수 없는 입장이 된다.
어제는 몸이 안 좋아 집에서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청소하다 보니 잊어버린 줄 알았던 줄리아드 학교 공연 티켓이 나왔다. 마지막 월요일 저녁 링컨 센터 공연 예술 도서관과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 교회에서 열리는 Music Mondays 공연에 갈 거라 미리 생각하고 예약을 했는데 갈대처럼 마음이 흔들려 집에서 지내노라니 아들은 엄마 보고 "이렇게 아름다운 날 집에 있어요?"라고 했다.
자정이 되어가는 시각 빗소리가 들려온다. 비가 창가에 뚝뚝 떨어진 소리가 들린다.
2018. 3. 27 화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