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추수감사절
아들과 난 보스턴 여행을 가고

by 김지수



가을 햇살이 날 유혹했지. 센트럴파크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나 보스턴 여행 떠나 기 전 마무리해야 할 일로 종일 바빴다. 작년 센트럴파크 풍경을 올려봐. 사랑하고 존경하는 셰익스피어 동상이 세워진 근처 ' 더 몰'이지. 센트럴파크 사진으로 많이 보이는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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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동상



눈이 아프도록 랩톱과 작업을 하고 생각만큼 쉽지 않고 11월 내내 나의 자유를 감금당해서 많은 공연과 전시를 놓치고 꼭 보고 싶은 공연만 보곤 했다. 카네기 홀에서 몇 차례 공연을 보고 차이콥스키 인터내셔널 바이올린 대회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공연도 봤으나 사랑하는 오페라를 볼 수 없어 섭섭해. 자주자주 오페라를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가고 말았어. 사랑하는 센트럴파크 대신 가을 햇살이 비친 아파트 뜰에 서 있는 고목나무 단풍을 대신 보고 서서히 떠나가는 가을의 뒷모습 같아. 마치 하프시코드 음색과 비슷한 11월 만추 풍경.

내일은 91회 메이시스 땡스기빙 데이 퍼레이드가 맨해튼에서 열리고 난 그 시각 버스를 타고 보스턴에 갈 예정. 역사 깊은 퍼레이드를 제대도 본 적도 없어. 작년에도 퍼레이드 보려고 맨해튼에 갔는데 군중이 너무 많아 멀리서 사람들만 보고 돌아섰다. 보스턴 여행 동안 날씨는 추울 거 같아 걱정도 되고 토요일 밤늦게 집에 돌아올 예정. 오랜만에 하버드 대학 교정과 찰스 강을 볼 수 있겠다. 아직 보스턴에 갈 짐도 싸지 않았어.

어제 아름다운 석양을 보며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으로 달렸다. 춤추는 석양을 붙잡고 싶으나 지하철은 달리고 내 가슴은 뛰나 하늘의 별처럼 아름다운 붉은 노을을 붙잡을 수 없었지. 아이폰으로 담으려 해도 아이폰에 잡히지도 않아. 지하철 안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 일에 몰두하고 나 혼자 실컷 감상했어. 이문세가 부른 붉은 노을 노래도 생각하며 지하철은 달리고 저녁 6시 콜롬비아 대학에서 공연을 보려 했는데 약간 시간적 여유가 있어 플라자 호텔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 어둠에 잠긴 센트럴파크를 보며 걸었지. 은은한 가로등 빛이 비치는 센트럴파크. 마차의 행렬이 지나고 영화 속처럼 마부는 멋진 옷을 입어 마치 영화 같은 느낌이 들고 홀리데이 시즌이라 반짝반짝 빛나는 별로 장식해 둔 콜럼버스 서클 타임 워너 빌딩도 보고 도로는 땡스기빙 퍼레이드 준비를 하고 있고 난 커피를 마시러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 갔지. 오후 3-6시 사이 작은 사이즈 커피는 1불 정도면 마실 수 있어서 좋아. 그런데 리허설 공연을 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보랏빛 조명이 비치는 피아노 건반을 누르고 아름다운 플루트 소리가 울려 퍼지고 매주 목요일 저녁 무료 공연이 열리고 음악을 사랑한 팬들이 몰려고 공연을 보는데 가끔 다른 요일도 열려. 잠시 리허설 공연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하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중 링컨 센터 근처 단테 파크를 지났다. 벌써 무지갯빛으로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여. 다음 주 Winter's Eve 행사가 열리고 그날 점등식을 하는데.


느리게 구경할 시간이 없는데 천천히 걷다 로컬 1호선을 타고 콜롬비아 대학 역에 내렸다. 가끔 무료 공연이 열리는 밀러 시어터 Miller Theater Pop Up 공연도 가끔 찾아가서 보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강의하시는 이웃분도 생각이 나고 학문 연구에 너무 바쁘신 분. 입구에서 뉴욕 운전면허증 보여주고 21세가 이상일 경우 연두색 빛 종의 띠를 손목에 채워주고 안으로 들어가면 맥주나 와인을 마실 수 있어서 좋아. 어제는 사무엘 애덤스 맥주를 주문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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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대학 밀러 시어터



무대 스크린은 파란색이 춤을 추고 한지로 된 조명등 3개가 달려있고 대학 시절 자주 가던 카페도 한지 등이라 문득 대학 시절도 떠올랐지. 어젯밤 대학 시절 가까운 친구가 꿈에 나타났지. 거꾸로 가는 삶이라 보통 사람과 모든 게 다르고 지인들과 연락도 두절한 채 지낸 지 오래되어가는데 꿈에 나타나니 친구들도 그립고 연말이라 모두 망년회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텐데. 망년회는 다 지난 일이 되어 버렸지. 해마다 12월이 되면 호텔에서 열린 망년회를 가서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나와 너무 거리가 먼 세상이야. 맥주가 좀 더 차가웠다면 좋겠다고 생각도 들고 그런 즈음 줄리아드 학교에서 자주 만나는 70대 할머니를 봤지. 아름다운 조명이 비친 무대에서 흐른 플루트와 아코디언과 기타와 퍼켜선 소리를 들으며 황홀한 저녁을 보냈지. 맨해튼에 가면 마법에 걸려. 공연도 무료 맥주도 무료. 밀러 시어터는 주로 콜롬비아 대학생들과 교수님과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 오지. 어제는 다우 존스 파운데이션도 스폰서를 했다고 하고. 공연이 막을 내리고 화장실에서 할머니를 만나 오랜만에 안부를 물으니 할렘에서 브롱스로 이사를 했다고 해. 한동안 만나지 못해 무슨 일이 있나 했는데.

저녁 7시 반 맨해튼 음대에서 바로크 아리아 공연이 열릴 예정. 할머니도 아리아를 무척 사랑하고 내가 아리아를 들으러 간다고 하니 나랑 함께 맨해튼 음대로 간다고 했지. 얼마 후 맨해튼 음대에 도착해 긴 복도를 지나고 복도에 걸린 랑랑 피아니스트 사진을 보니 손이 아파 연주를 할 수 없다고 하는 랑랑도 생각이 나서 가슴이 아팠다. 서울 공연은 랑랑 대신 조성진이 베를린 필하모닉과 연주를 했다고. 맨해튼 음대에서 열리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마스터 클래스를 일반에게 오픈하고 가끔 찾아가서 보곤 하는데 올가을 너무 바빠 난 찾아갈 수 없었다. 랑랑도 오래전 맨해튼 음대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한 거라 짐작하고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크리스토프 에센 바흐 마스터 클래스도 예전에 봤지. 긴 복도를 지나 2층 그린 필드 홀에 도착 맨 뒤에 앉아 바로크 아리아를 감상했지. 정말 황홀한 가을밤이지. 아름다운 아리아가 울려 퍼지고 아름다운 하프시코드 소리에 죽을 뻔했지. 어젯밤 난 백 번도 더 죽었지. 정말 아름다운 가을밤 한인 학생들 아리아도 정말 좋았지. 예쁜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아리아를 부르고 어제 공연은 헨델이 작곡한 바로크 곡 모음곡. 헨델이 22-25세 사이 이태리에서 지내면서 코렐리, 비발디 등 작곡가도 만나고 음악가도 만났다고 해. 1707-1710년 사이 헨델이 작곡한 곡 감상을 했다. 바람둥이는 그때도 여자들 가슴을 울렸나 봐. 백 명의 연인이 있는 연인의 말을 바보 멍청이나 사랑이라고 믿을지 누가 믿어. 잔인하고 거짓말 잘 하는 바람둥이 이야기를 소프라노가 불러. 슬픈 이야기지. 평소와 달리 어젯밤 난 공연이 막이 내릴 때까지 보고 집에 밤늦게 돌아왔다. 휠체어를 타고 공연을 보러 온 분도 계시고 뉴요커들 음악 사랑은 대단해.

맨해튼에 가면 마법의 성에 들어가 천상의 소리를 듣곤 하지만 어제 맨해튼에 가기 전 종일 쉴 새 없이 바빴지. 아침 일찍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 보내려고 우체국에 갔다. 세 통의 편지를 작성하다 포기. 뭐든 그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 시작은 하나 중간 마음이 흔들리고 편지 쓰기 어려워 마음이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렸지. 그러다 한 통은 포기. 두 통만 보냈지. 올겨울 산타 할아버지가 내게 선물을 보낼까. 1년 동안 착한 일 많이 했지. 1년이 아니라 몇 년 동안 쉬지 않고 맨해튼에 갔지. 매일매일 맨해튼에 가서 많은 공연 전시 이벤트 보고 집에 밤늦게 돌아와 기록하는 일을 했지. 아름다운 맨해튼 문화를 알려주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지. 산타 할아버지에게 보낼 편지 쓰느라 11월 많은 시간을 보냈지.


우체국에서 편지를 보내고 바로 옆에 있는 한인 마트에 가서 장을 봤지. 당장 먹을 김치가 바닥이라 갔는데 노르웨이 산 고등어도 구입하고 보스턴에서 며칠 지낼 예정이라 엘에이 갈비와 새우를 구입했지.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와 다시 장을 보러 칼리지 포인트에 있는 비제이 스웨 아들과 함께 걸어서 갔다. 황금빛 단풍을 보면서 가을 향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천천히 걸었지. 손님이 그렇게 많을 줄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너무너무 많아 힘들었지. 다른 곳에 비해 더 저렴한 육류 고기를 구입하고 생수와 스파게티 국수와 소스 등을 구입하고 한인 택시를 부르고. 어제는 손님이 많아 장본 물건을 담을 빈 박스가 안 보여. 또 크레디트 카드가 작동을 안 해 놀랐지.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너무 바빠 이미 지난 쿠폰을 가져가 실수를 하고.


콜택시를 탔는데 기사는 충청도가 고향이라고 하고 미국에 온 지 20년이 지났다고 해. 조지아 애틀랜타에서도 잠시 살았다고 하고 요즘 과거와 달리 한인들이 떠난 추세라고. 뉴욕과 달리 횡단보도도 안 보이고 직업 구하기 힘들고 한인들은 술집이나 노래방이나 당구장을 한다고. 과거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집을 구입했는데 사람들이 떠나니 집값은 떨어지고 모기지는 매월 내야 하고 죽을 맛이라고. 과거 네일 하는 한인들이 있었으나 직원 구하기 너무 어려워 요즘 네일 가게도 어렵다고 하고. 네일 숍 주인은 월남 아가씨 구하고 싶으나 월남 아가씨가 한인 숍에서 일하지 않는다고 하고 갈수록 미국 살기가 더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특히 한인들 삶이 어렵다고 해. 생선 가게와 과일 가게와 세탁소를 운영하나 갈수록 다른 인종과 경쟁해 더 힘들다고. 친절하고 재미있는 기사분 이야기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고 그 후로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고 그 후 아파트 지하에 내려가 세탁을 했다. 최소 집에 세탁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변함없는데 집에 세탁기 없이 지내지. 종일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석양이 비칠 무렵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지.

노란 낙엽이 가슴을 시리게 하는 아름다운 계절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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