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성시>를 읽다 펼친 조숙한 청춘의 문학-김애란론 2008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나의 읽기를 기다리고 있다.
2014년 철학 최대환교수신부님은 자주 책 추천을 해주시곤 했다. 언급한 책은 즉시 주문해서 읽었다.
그때 만난 책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은 당시 학우들과 독서토론도 함께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았다. 소설을 가장 좋아하지만 거의 해외문학이었다. 일부러 한국문학을 기피한 적은 없지만 그렇게 흘렀다.
2013년 '문학이란 무엇인가' 4강 문학강좌에서 임화, 김석범, 김윤식, 김현... 많은 한국작가들을 알게 됐지만 읽은 책은 없고... 디아스포라의 세계를 처음 인지하게 된 시간이었다. 서경식 선생님이 갑자기 타계한 지난 12월, 내게 서경식 선생님을 알려준 권성우 교수님을 모시고 추모모임을 갖고 싶었으나 마침 일본에 머무시던 때였고 3월에 추모강연으로 진행했다.
그 후 <비정성시를 만나던 푸르스름한 저녁>을 다시 읽게 되었다.
내 인생 문학 선생님의 책을 읽고도 '기록 안 했던 습관'을 '기록하는 습관'으로 바꾸고 있다.
<비정성시>를 읽다 지난 3월 교수님 서재에서 만난 <낭만적 망명>을 펼쳤다.
마침 한국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2부 텍스트와의 연애를 넘어.
모두 알지만 거의 읽어보지 못한 작가 이름들.
다만 <조숙한 청춘의 문학-김애란론>의 김애란 작가는 <두근두근 내 인생> 한 권 읽었던 추억으로 주문이 들어올 때 내 몫까지 2권 주문해 1권은 내 책상으로 가져왔던 것이다.
"88만원세대의 막막한 일상과 비루한 실존은 김애란의 소설에 의해 가장 확고한 문학적 대변자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p132
"김애란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일상의 삶을 묵묵히 영위할 뿐이다."p133
"24시간 편의점의 일상과 고시원, 허름한 원룸의 체험을 지닌 사람이라면 김애란의 소설을 읽고, 마음속의 종이 울리게 되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체험은 곡진한 슬픔과 따뜻한 페이소스, 절묘한 위트를 동반한다."p134
"김애란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수시로 겪는 외로움과 불안은 역설적인 의미에서 불안한 미래와 극심한 경쟁사회 속에서 자신의 자존을 지키는 사람이 기꺼이 치러야 할 대가일지도 모른다"p135
"소설가의 자질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인간 심리의 복합성과 모순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이라면 김애란은 천성적인 소설가가 아닐까."p137
"나는 김애란이 김승옥. 오정희. 윤후명. 이인성. 윤대녕 등의 그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체만으로도 온전히 기억되는 작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달려라 아비>와 <침이 고인다>에 수록된 몇몇 소설들을 통해 새삼 확인한다."p139
"김애란은.. 소설 안의 어떤 정직. 그런 것이 나에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당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쓴 바 있다."
"앞으로 그 마음이 계속 유지될 때, 나는 언젠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김애란을 통해 한국소설의 희망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고."p145
2008년에 기록된 권성우 교수님의 <조숙한 청춘의 문학-김애란론>에 언급된 문장이다.
이 글을 읽은 후 내 책상에서 기다리는 김애란의 신간을 바라본다. 그의 책을 단 1권만 읽은 독자에게 2024년 9월에 만날 김애란은 내게 어떤 물결을 일으킬까?
정보에 굼뜬 내게 신간 책 실물을 빨리 만나게 된 계기는 '손님의 주문' 덕분이고,글은 그냥 쓰는 거지 누가 잘 쓰라고 했나?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실행한 계기는 '책방의 손님'이었던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김민태 PD 덕분이다.
이렇게 쓰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새로워 오늘 기록으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