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에 손을 얹기 전에 알고리즘 자동 노출로 페이스북의 가톨릭 일꾼 글을 만났다. 나의 최근 화두.
" 한 번도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사유해보지 않은 신앙이 정상성을 갖는지 반문해 봅니다."를 읽고 이틀째 가까이 있는 박황희선생님 책에서 만난 <자등명 법등명>의 내용을 떠올리게 했고
책이 내게로 오는 운명에 대해 생각했다.
서두와는 별개로 이 책에 대한 나의 처지는 투박하다. 읽고도 읽었다는 말을 하지 못하겠다. 읽으면서 마음으로 건너뛰는 이해 안 되는 한문 때문에 말이다. 전하는 내용이야 통으로 너무나 잘 읽힌다. 내가 묵혀둔 고민거리들을 헤치는데 도와주는 단칼의 문장들 말이다. 그럼에도 읽었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한자를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퉁쳐 읽는 기분이다. 학문의 길이 밥벌이의 일인 사람은 복이 있다.
오래전 <라틴어 수업>을 읽고 한참을 곁에 둔 적이 있었다. 라틴어 문장을 외우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나는 머리로 외우는 일이 젬병이다. 몇 년 후 독서 수업을 하면서 만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매우 영리했다. 라틴어 수업으로 독서 수업을 하면서 책 속 라틴어 문장을 외우게 했다. 나는 못하지만 시키면서 대리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