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방

자고 일어나서.

by 윈디

집에서 가장 넓고 큰 방을 서재로 바꾸고 집에서 가장 그늘인 중간방을 잠자는 방으로 바꾼 지 10일 지났다.

매일 꿈을 꾼다. 일어날 때 바로 못 일어나고 몸이 무겁다.

무엇보다 아침에 눈 뜨기 전까지 몸이 많이 슬퍼한다.

이를테면 똘이 삐비 두 아이가 너무 보고 싶거나 떠날 무렵 , 사소한 내 일상의 약속 때문에 눈을 감는 순간에 함께 있지 못했다는 자책. 과거의 삶에서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개념이 너무 없이 큰돈들을 너무 많이 함부로 썼다는 것. 이제는 사라진 명분. 사명이라고 생각했던 내 인생의 신념이 사라진 그 허무함을 추스린다.


어제 너무 피곤해 초저녁에 자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눈을 떴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기분은 똑같았다.

역시 잠자는 방은 다시 이 쪽으로 옮겨야 하는 것인가.

책방 현재 공간이 종료로 결정된 후 프로그램이 있을 때와 예약된 모임이 있을 때 외에는 이 방에 주로 머문다.

나는 이보다 지내기 좋은 곳을 늘 비워두고 비싼 돈을 내면서 일상의 매출은 일어나지 않는 곳에서 그토록 매일 뭔가를 열심히 했던 것이다.


이제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끝날 때까지 즐겁게 보내기로 나를 다독인다.

제발 일부러 와서 나를 뾰족하게 대하는 사람들만 더 이상은 없기를.


사람들이 내게 9번의 선한 기운을 보내도 1명의 날카로운 기를 느끼면 몸은 바로 아픈 신호를 보낸다.

몸이 예민해졌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40대의 수많은 사건들. 답은 따로 있는 것이다.


요즘 자기 공간을 열고 그곳에서 사람들도 만나고 콘텐츠도 만들고 싶은 것이 꿈이라는 사람들의 글을 유독 많이 보게 되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공유서재를 열었는데 난 참담히 실패했다고만 생각했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이 한마디를 남기고자 노트북을 켰다.

난. 실패했지만 공간 운영은 수없이 해봐서 이제는 미련이 없다는 것.

오히려 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날아다니고 싶다는 것.

나는 원래 바람이었으니까.

꿈이 없는 꿈을 가졌으니까.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6화책을 파는 요즘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