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는 공모다

그냥 넘어간 나 자신의 일에 대하여

by 윈디

2023년 나는 40대를 보내는 중 가장 윤택했던 몇 달을 보냈다.

그 이유는 사업담당자가 몇 곳 타진해 보다가 아무도 응하지 않았던 어떤 일을 맡았기 때문이다.

먼저 함께 할 단체를 찾고 공모를 공지했고 이미 정해졌고 나는 응시했는데

그날 인터뷰를 진행했던 날은 정말 큰 비가 하루 종일 주룩주룩 내리던 날이었다.

나는 서류 통과한 한 청년과 함께 절차뿐인 공동 인터뷰를 했다.

그 청년은 서류까지 통과해서 더 불운해진 거다.

물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면접경험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그때 이 일을 그냥 받아들인 일이 틈틈이 생각난다.

당시 골똘히 불편했지만 모처럼 걱정 없이 매출도 나오는 상황을 누리기에도 바빴다. 모처럼 마이너스 통장이 0원을 기록할 때쯤 끝났고 그 후 책방을 다시 시작해 더 큰 마이너스를 내고 말았지만 그 일은 또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기 전의 나를 괴롭힌다.

어차피 마이너스가 날 인생인데 그때 정의롭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해 화가 난다.

직원에게 그 비 오는 날 구로에서 온 청년이 안 됐고 미안하다고 했더니

다 그러는 거라고, 괜찮다는 답을 들었을 때 그 해맑은 얼굴이 낯설어졌다.

심증으로만 여기고 있었던 그동안의 공모는 공모였다.

내가 그 이전까지 그 안에서 무엇을 해도 떨어지니 의심하다 확증이 생긴 일이다.

그때 내가 맡게 된 일은 나는 평소 책방을 운영하면서 원했던 일이었지만 못해봤던 일이었다.

마침 나 말고 아무도 못하거나 안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내가 경험하게 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때의 내가 부끄럽다.

그 때 비 주룩주룩 오던 날 구로에서 면접을 보러 온 청년에게 어른이 미안했다고 마음 속 사과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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