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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디 Jan 02. 2022

한평책빵-우리책방은요

어느 날  ‘OOO의 @한평책방’으로 일주일쯤 책방지기 해보세요

질병관리본부 경비실 자리가 2018년 9월 서점으로 태어났습니다. 2016년 서울 은평구에서 독서 생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한평책빵’ 주인이 되었습니다.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고 마음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기를 꿈꾸는 책방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사랑의 영토’(사랑이 바탕이 되는 인문학 서적), ‘활자의 영토’(비교적 읽기 쉽지 않은 책이지만,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 또는 집중해서 읽을 책) 그리고 ‘시간의 옷을 입은 책’(중고책), 작가들과 인연이 닿은 책을 중심으로 서가를 꾸며 왔습니다.운영한 지 3년을 지나며 그동안 독자와 쌓인 인연이 더욱 두터워지고 함께 성장할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고민 끝에 ‘OOO의 한평책방’을 시작했습니다. 직접 책방지기를 하겠다는 참여자가 책을 추천하면서 책방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책방지기가 어릴 적 꿈이었다는 분들의 반짝거리는 눈빛을 마주하면서 지난해 9월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했습니다. 한평책빵 문을 연 이후 첫 북토크를 진행해준 서촌 옥상 화가 김미경 작가님께 처음으로 책방지기가 되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저 스스로도 자신이 없을 때 ‘김미경의 @한평책방’이 시작됐고, “카메라 밖에도 사람이 있다”고 외쳤던 고 이한빛 피디의 엄마이자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의 저자인 김혜영님은 지난주 ‘한빛의 내일을 이어가는 김혜영의 @한평책방’을 운영해주셨습니다. 모두 6명이 참여한 한평책방은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책방 운영은 참 쉽지 않았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더 뜨겁게 발견하는 책 속의 한 문장, 책 속의 주인공들을 통해 다시 살아갈 생명, 다시 이어갈 희망을 얻는 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만나는 한 권의 책이 무척이나 중요한 이유입니다.      




지난해 5월에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알리고 싶은 한 권의 책’ 100권을 팔기 위해 애쓰다 보니 훨씬 많은 책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 더욱 함께하는 서점이 되기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생하고 공존하는 협동의 필요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책방지기가 100명이라면 세상에 알리고 싶은 책 100종을 읽히는 건 더 쉬운 일이 아닐까요? 그런 희망 하나로 책방지기로 참여한 분, 책방에서 강의를 하셨던 분들과 함께 지난해 11월에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한평책방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저는 ‘어쩌다 갑자기’ 한평책빵 주인이 되어 고군분투하며 버텨왔습니다만 이 글을 읽으시는 <한겨레> 독자님들은 계획된 어느 날에 ‘OOO의 @한평책방’으로 일주일쯤 책방지기를 맡아보시면 어떨까요? 책방만 운영하는 게 아니라 다른 기획도 할 수 있습니다. 한평책빵은 한평가게를 아우르며 책에 기초한 연대로 꾸려지는 ‘사회적 우정터’를 지향합니다. 무엇이든 하고 싶은 사람을 늘 응원합니다.


글·사진 김수나 한평책빵 대표  

@한평책방 문의 이메일: windy.1gram@gmail.com

                       인스타그램 @book1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025475.html#csidxf9099832a574dcb8ad6737b8ac7d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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