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데 산티아고의 추억에(37)

:고통스러웠지만 행복했던 순례의 기록

by 디본

37. 진정한 땅끝, 피니스테레

:까미노 제36일 차 (Oct 26, 2017)



1) 아름다운 땅끝마을, 피니스테레


피니스테레(Finisterre)는 프랑스까미노의 종착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서쪽으로 약 89Km 떨어진 곳에 있는 대서양에 면한 마을이다. Finisterre는 Finis(끝)+Terra(땅)의 합성어로 땅 끝을 의미한다. 일찍이 로마사람들이 이곳을 세상의 끝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생긴 지명이라고 한다. 대륙 유럽의 서쪽 끝이라 절벽 위에서 보는 석양의 바다풍광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까미노 여정의 끝에서 만난 그곳의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20171021_110100.jpg 바다를 향한 육지의 끝에는 교화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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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3_014250.jpg 대서양을 면하고 있는 어촌 마을 풍경


20171021_132102.jpg 아 - 눈이 시리도록 파랬던 하늘과 바다 그리고 항구


2) 진정한 종착점, KM 0.00


순교한 야고보의 시신이 신자들에 의해 돌배에 실려 바다를 건너 피니스테레에 도착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면서 이곳을 성지순례의 종착점으로 여기게 되었다고 한다. 갈리시아(Galacia) 주정부에서 세운 표지석에도, “Km 0.000”로 종착지표기가 되어 있다. 그러니 어쩌면 산티아고 순례길의 진짜 종착지는 산티아고가 아니라 이곳 피니스테레라고 할 수 있다.


20171023_013814.jpg KM 0.00 까미노 표지석에 서서



따라서 산티아고에 도착한 이후에도 이 마지막 구간을 고집스럽게 마치는 순례자들도 적지 않다. 걸어서 순례를 계속한다면 피니스테레나 무시아(Muxia)까지는 3~4일 정도 걸리고, 피니스테레에서 무시아 구간은 하루를 더 잡아, 4~5일 정도의 추가 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산티아고에서 성지순례를 마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보 대신, 버스 편을 이용하여 이곳을 둘러보면서 순례길 마지막 여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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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3_013606.jpg 바다를 보고 절벽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는 어느 순례자


3) 고통스러웠지만 행복했던 여정의 끝


어떤 여정이든 그 끝은 기쁨의 성취감보다는 흐릿한 쓸쓸함과 우수에 젖게 하는 것 같다.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땅에 엎드려 입맞춤할 때도 비슷한 감정이었다. 우리 인생 여정도 그와 같은 것 아닐까. 스스로 묻게 되었다 ㅡ 이 여정이 끝나고 난 다음 나는 또 어떤 길 위에 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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