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신화의 샤머니즘적 특성
기획일을 하면서 사는 제 전공은,, 사학과입니다:)
사학과는 역사적 흐름 사이에서 차이점과 연관성을 파악하고 사건간의 상호간의 영향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의 행동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는 학문이죠.
누군가 그러시더라고요, 사학을 배웠기 때문에 비즈니스나 고객의 여러가지 관점의 차이와 흐름을 더 잘 볼 수 있다고. 저도 그렇게 믿고 싶기도 합니다.
세상은 언제나 온고이지신이니까요. 인문학은 그런게 매력이에요.
요즘 사무실 이사를 준비 하고 있는데, 우연히 발견된 USB에서 제가 쓴 학부졸업논문이 나왔습니다.
무려 2010년에서 2011년에 쓰던 USB였어요.
보통 학부 논문은 어디서도 조회도 안되고 해서 영원히 없어지기 마련인데
이렇게 찾으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이거 쓰드라 도서관에 짱 박혀 있던 기억이 납니다.
제목에서도 느끼시겠지만 저는 샤머니즘이나 오컬트를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이걸 서비스에 제대로 사용해보지 못한 게 억울할 뿐이죠.:)
관심있으신 분들, 다운로드해서 읽어보세요. 22쪽자리입니다.
결론 부분만 미리보기 :)
단군신화는 단군왕검이라는 한반도 역사의 시조의 탄생을 알려주는 신화로서 고조
선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신화적으로 변형하여 전달할 뿐 아니라 문맥과 은유를 통
해 문화적 모습까지 드러내준다.
따라서 단군신화에 대한 해석은 민족의 근원에 대한 개인의 역사의식, 더나아가
민족적 역사의식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그러나 초현실적인 내용과 신화적
서술로 인해 단군신화는 그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거나 역사적 사실로 환원된 내용
만으로 요약되기 쉬웠다. 또한 신화속에 담겨있는 샤머니즘의 모습이 다른 고급 외
래 종교와의 습합 속에서도 살아남아 있음에도 미신으로 치부되어 단군신화의 샤머
니즘적 모습 또한 약화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단군신화를 통해 한반도의 샤머니즘의 원형을 확인하고
그를 통해 샤먼으로서의 단군의 위치를 살펴보고 단군신화의 문화적 가치와 유구한
역사성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시베리아로부터 뻗어와 동북
아 지역의 보편적 원시 종교인 샤머니즘의 기본 원리와 구조, 세계관과 사회적 기
능을 알아보고 단군신화의 구조적인 그리고 각각의 신화소를 샤머니즘과 연계하여
해석했다.
단군신화는 시베리아 원형의 샤머니즘의 세계관과 구조, 기능적인 면의 보편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모습은 신화속에서 이계관과 천신과 제신들의 강림 그리고
트랜스의 고난 등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웅녀설화에 담겨있는 모계사회적 성
향과 삼국유사의 작성시기에 영향에 따른 점도 있었다.
그러나 다른 모습도 있었다. 흔히 곰의 토테미즘이라고 웅녀의 어원이 왕이라는
의미의 어원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는 가능성과 보통의 샤머니즘의 엑스터시와는 다
르게 빙령현상에 더 초점이 맞추어진 한반도의 특징과 천지인사상의 성립이 그것이
었다.
최근 일련의 논의들은 이미 단군이 고유한 존재자라기보다는 하나의 지위로서 파
악되는 것이 굳어졌으나 여전히 단군을 포함한 고조선 사회 자체의 실존 여부에 대
해서는 사학계 뿐만 아니라 모두의 -특히 재야사학자들에게 - 논쟁의 거리가 되어
왔다.
이상의 분석은 단군왕검의 실존 여부를 떠나 당시 사회가 가지고 있던 모습과 샤
머니즘적 믿음의 정체를 파악해볼 수 있었다. 고조선 문제에 대한 논쟁은 물론 유
효한 논쟁이겠으나 자신의 민족만을 높이는 과정에서 당시에는 경계없이 보편성과
특수성이 공존하던 문화적 모습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려해봐야할 것이
다. 당시에는 민족이라는 개념조차 없었고 국경의 개념도 미흡하였다는 점을 주지
해보았을 때, 지역의 역사라는 개념을 고대사에는 적용할 수 있을 것이며 한반도에
는 우리만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단군의 진위여부를
떠나 우리의 조상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