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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의 아이덴티티를 고민하다

위시리스트 넌 대체 뭐냐


보통의 쇼핑몰  두번째 UX 이야기

기능의 아이덴티티를 고민하다


여기 어떤 사람이 있다.

오늘 엄마가 다음주 주말에 손님올 때 사용할 접시세트를 미리 사놓으라고 했고 배송기일을 생각했을 때  당장 쇼핑을 해야하는 사람이다.

예산은 정해져 있고 그릇처럼 디자인이 중요한 물건은 한개만 보고 결정하기가 힘들다.

손으로 리스트를 죽죽 올려가며 찾다가 우연히 괜찮은 상품을 찾아서 어떤 쇼핑몰에 들어왔다. 살까하고 꼼꼼이 보다보니 연관추천상품도 괜찮아보인다. 그냥 지나가면 이 상품이 뭔지 못찾을 수 있으니 어딘가 저장해놓으려고 한다.

 

위시리스트일까 장바구니일까?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때 우리에게는 아주아주 익숙한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위시리스트와 장바구니~

하지만 분명 선택은 사람마다 달랐을 것이다.


이름은 너무 익숙하고 정의도 쉽게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지만 이 둘의 관계는 시대가 흐르는 사이에도 딱히 정리되지 않은 듯 하다.


이름과 모양에서 추론가능한 건 이정도.


위시리스트: 갖고 싶은 상품들을 담아놓는 리스트,보통 하트 혹은 별모양.  별명으로 관심상품이나 스크랩,찜,좋아요도 있다.

장바구니: 한번에 구매할 것들을 담아놓는 리스트,보통 마트의 쇼핑카트 모양. 별명이라고 보다는 영어이름 쇼핑카트,카드 등도 쓰인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온 위시리스트


지금으로부터 5년전인 2011년 1월

난 그 때도 이 두가지에 대해 골몰하고 있었다

입사후 첫번째 과제였던  '위시리스트 활성화 기획'때문이었는데 가장 큰 고민은 기능의 정의와 다른 고객의 사용방식때문이었다

과제가 떨어진 이유는 단순했는데 장바구니는 구매전환률이 높은데 위시리스트는 상대적으로 구매전환율이 엄청 낮았기 때문이었다.

제일 고민스러운건 쇼핑몰 기획자가 되기 전  고객으로 쇼핑할 때 난 한번도 위시리스트와 장바구니를 구분해서 생각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기능적 차이가 있긴 있을까.

2008년 전후의 웹자료들을 뒤지다보면 이 둘을 저장기간으로 구분하는 곳들도 발견된다



초창기 위시리스트는 윈도우즈의 즐겨찾기와 맥을 같이하는 '별모양'이 대세였었고, 가격비교보다 쇼핑몰에 대해 단골개념이 더 강했던 시대에 언제든 사고싶은 품절상품이라도 담아뒀다가 입고되면 사려고 한다던가 했었다.


그래서 위시리스트는 어느새 필수기능으로 자리잡았었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서 쇼핑패턴의 변화는 위시리스트의 위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상품상세편에서 다뤘듯이 쇼핑패턴이 포털의 가격비교로 완전히 흘러갔었다.

(물론 앱마케팅이 필요한 이유이긴하다. 앱은 웹에 비해 다시 충성도가 높아지는 매체이긴하다)


그러다보니 단타성 방문자들이 늘어났고 대표적인 유인책인 할인쿠폰이나 카드구매사은 행사는 유입후 충동구매에 의지하기 때문에 장기간 목적의 위시리스트의 위상은 점점 더 흐려졌다.

이 와중에 별모양 위시리스트는 외국 쇼핑몰 벤치마킹을 하면서 하트모양으로 강제 성형 되기 시작하는데 이 때 가장 영향을 받았던건 다름아닌 아마존이나 이베이였던 것 같다.

(물론 아마존도 이제는 그냥 list로 표현한다)



이때 하트를 사용한 아마존은 위시와 장바구니 데이터를 사용해서 이커머스 세상에 충격적인 개인화 추천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래서 기존에 즐겨찾는 상품의 위시에서 호감가는 상품의 위시로 변화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여기서 일부의 경우 위시리스트 공유를 통해 초창기 sns에 대응하려는 모습들도 보였었다.

아마존같은 경우에도 페이스북과 연계해서 친구의 위시리스트를 공유하거나 생일에 알림을 주는 기능들도 포함했었다.

더 나가서 인터넷 툴바에 설치해두고 모든 사이트를 위시에 담아내는 확장형 도전도 해왔다.


당연히 이런 도전들은 한국에서도 영향을 받았었고 나같은 기획자들이 계속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하고 사용자들의 패턴이 분석이 안되면 니즈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했었다


상품비교기능이라든가.

코디해보기기능이라든가.


근데 이 모든건 모바일 시대를 맞이하면서 한번 더 변화를 맞게 된다.

좁은 화면에 비교라든가 이런 기능을 넣을 수 없게 되다보니 위시리스트는 또다시 아이덴티티의 위협을 받는다.


모바일 시대의 위시리스트의 새로운 아이덴티티


모바일 시대에도 위시리스트를 살리기 위해 기획자들은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주려고 정말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기능이 겹치면 없애면 깔끔할 수도 있겠지만 기업에서 있던 기능을 없애는건 정말 쉬운 결정이 아니다.

소수라도 누군가에게는 기능상 편의로 여겨지던 기능이라면 없어졌을 때 불만을 감당하기 어렵기에 정말 강력한 UX리더가 결단하지 않는 이상 이렇게 어떻게든 살려내면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라는 미션이 내려오기 마련이다.


여기 몇가지 요즘 아이덴티티가 있는데 어떤 것이 설득력있는지 살펴보자.



첫번째, 옵션없이 저장하자

과거 PC시대에 리스트에서 상품상세에 가지않고 장바구니 또는 위시리스트에 담는 것은 너무 간단했다


상품리스트의 미리보기

바로 미리보기가 있었기때문에 장바구니도 위시리스트도 심지어 바로구매도 다 동일한 클릭수로 도달가능했고 옵션이나 이미지도 미리 볼 수 있었다.


모바일 시대에 위시리스트의 첫번째 아이덴티티는 바로 이 부분을 대신한다.  옵션선택없이 빠르게 리스트에 적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바로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옵션을 모두 꼭 선택해야하는 장바구니와 다른 장점이 된다.

 

롯데닷컴 상품리스트 바로 위시에 담을 수 있다


소셜커머스나 마트쪽은 통일하기 어려운게 소셜커머스는 한 상품에 수십개의 다른 상품이 옵션형태로 있는 기획전형 상품이 많기때문에 상품자체의 위시가 의미가 너무 없었고,

마트는 신선식품이 많아서 상품코드가 많이 바뀌고 정말 카트처럼 배달기준금액 이상의 여러 상품을 한꺼번에 결제하기 때문에 장바구니가 더 적합하다


슈퍼는 장바구니로 담는게 더 중요하다


두번째, 위시리스트는 자주사는 리스트다

구매후 삭제되는게 일반적인 장바구니와 달리 정기배송처럼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상품들은 위시리스트에 담도록 하는 것이다.


ssg는 단골상품은 따로 관리시킨다

그런데 이 기능은 장바구니에서도 소화가 가능해서 gs나 롯데닷컴 같은 경우는 장바구니에서 삭제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서 역시나 위시리스트만의  기능이 되지는 못했다.


셋째. 커스터마이징 매장을 구성한다.

주로 일반적 상품단위라기보다는 매장혹은 브랜드 단위로 위시를 확대한 것으로 오픈마켓에 어울리는 구조다.


상품단위로 하니 무슨 짓을 해도 장바구니와 겹치는걸 막을 수가 없으니 차라리 범주를 바꾼 거라고 생각하면된다.


ssg닷컴의 위시인 클립의 개념도 초기에는 상품을  넘어 매장이나 기획전,브랜드를 포괄했었던 것처럼 매장을 위시해두면 하나의 커스터마이징 매장이 될 수도 있다.


배달의 민족 단골매장


작은 아이디어로는 영화추천앱인 왓챠 최초 구동시처럼 이러저러한 추천과 위시 탐구를 기본몇개이상하게 해서 기본 데이터를 구성시키는 추천매장쪽을 강화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부러지는 위시리스트의 정의가 알고 싶다


저번 편에서도 말했던 적이 있지만 쇼핑몰은 돈을 쓰는 곳이기때문에 모험적인 UX보다는 익숙해서 예측가능하고 상식적인 UI가 더 중요하다.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UI의 접목이나 동종업계의 성공적인 UX가 급격히 퍼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지금 위시리스트는 장바구니와 비교해보면 아이덴티티가 이름부터 기능까지 고정화된 기능을 상실하고 헤메고 있다,

다 다른 사이트지만 쇼핑몰이라면 마치 한 사이트처럼 일맥상통한 멘탈모델을 주는 것이 중요한만큼 지금 이 기능은 고객의 인지가 정말 약할거다. 고객이 여전히 장바구니와 구분해서 사용 못한다면 기획은 여전히 실패한거니까.


누구라도 좋으니 뭔가 똑 부러지는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단 그게 장바구니나 바로구매를 방해하지않고 확실히 매출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그게 어려워서 입사후 지금 6년째 매년 달라지는 위시리스트의 정체성에 맞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정답이 무엇일지는 앞으로도 좀만 더 고민해봐야겠다.fin.



위시리스트의 존재가치와 용도

브런치분들은 어떻게 쓰시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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