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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Apr 02. 2016

쇼핑몰의 첫인상은 복잡하다

누가 상품상세를 복잡하게 만드는가


보통의 쇼핑몰 첫번째  UX 이야기

쇼핑몰의 첫인상은 언제나 복잡하다



대부분의 웹페이지 혹은 모바일앱에서

사용자가 처음 만나는 페이지는 단연 메인페이지다

그래서 메인에 치중하는 비중은 엄청 높다, 예쁘고 혁신적인 그리고 개인화된 메인 전시 화두는 UX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몇번이고 접해봤을 내용들이고 가장 많이 고민했을 페이지다


쇼핑몰 메인은 복잡할까?



뭐 꼭 그렇지만도 않다

복잡하다고 말하기엔 상당히 플랫디자인이 강세고 중요메뉴와 중요아이콘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럼 쇼핑몰의 복잡한 첫인상은 어디에서 결정될까

한달에도 서너개의 물건을 온라인에서 사고 있는 나자신의 행동을 생각해본다면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는 대~한민국


물건을 사기 위해 고객들은 선호하는 쇼핑몰을 열지 않는다.  모바일웹에서 URL을 입력하지도 않는다.
쇼핑몰에 포인트가 넘치는 일부 단골을 제외하면 쇼핑몰앱이 필요시에만 설치하는 경우도 천지다


정말 100원이라고 싸게 사고 싶은 마음의 대부분의 쇼핑사용자들은 초록창을 켜고 상품명을 검색한다

가격비교를 통해  처음 만나는 쇼핑몰의 첫인상은 바로 상품상세 페이지


출처 https://d13yacurqjgara.cloudfront.net/users/124059/screenshots/1241492/animation.gif


대한민국 쇼핑몰의 기획자가 되기전에 의욕적으로 만들고 싶은 상품상세는 아마 위의 이미지같을 거다.  

깔끔하고 심플하고 세련된 느낌.

근데 상품상세를 기획하라고 마우스를 쥐게 되면 우리가 파는 물건인데도 상품상세를 위해 고려해야할 것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 포스팅의 목적은 대한민국 보통의 쇼핑몰 이야기를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상품상세를 복잡하게  만드는 진짜 이유들을 하나하나 이야기 해보려한다.




1. 가격

 위에서도 보이듯 가격만 3~4개에 할인율도 여러개다. 누가 봐도 복잡하다. 크게 나누면 사용자의 노력없이도 받을 수 있는 세일과 쿠폰을 얻어서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한 쿠폰 추가할인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가격은 왜 여러개일까?

언젠가부터 종전가격을 찍 긋고 현재가를 보여주는 이중가표시는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 너무나 익숙해져가고 있는 방법중 하나다.

현재판매가격과 종전가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고객들은 자신의 소비가 굉장히 합리적이라고 느낀다  경제논리를 통해서 결정된 현재의 가격은 아무리 특가라고 해도 제공업체가 내미는 가격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보니 종전가를 조작해서 더 큰 혜택으로 보이게 하려는 쇼핑몰이 늘어났고 일종의 사기극도 일어났다

온라인쇼핑이 확대되면서 공정위는 이를 가만 둘 수 없었고 이중가 표시에 대한 규정을 만들었다.

즉 일정기간 이상 이 쇼핑몰에서 그 상품을 종전가로 판매를 유지한 기록을 증명할 수 있을 때에만 종전가라고 해서 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결제수단에 따라 상시 할인 제휴카드가 적용될 수 있다면 그 가격은 결제할때 카드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가격이니까 또 따로 써줘야한다.


그래서 위의 예시에도 가격글씨만 3개 쓰여있다


여기다가 엄청나게 아까워하는 배송비!

다른 국가에서는 배송이 약한지라 배송비에 덜 민감한데 비해 택배가 워낙 잘 발달된 우리나라의 경우 택배비 2500원이 너무나 아까워한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미국 아마존이 한국 고객들에게만 무료 배송을 지원해줬으니 쇼핑인들의 성향 정말 알만하다. 무조건 미리 고려할 수 있도록 보여줘야한다.


이외에도 할인 마케팅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마케팅 현업에서 노출시키고자하는 카드청구할인, 구매사은행사,행사쿠폰 등등 노출하려는 것들이 늘어나면 아무리 능력좋은 기획자, 디자이너라도 쉽지않은 구성이 된다


2. 상품 정보 제공 고시, 법적 고지

 

그 다음에 눈에 보이는 건 길고긴 상품상세.

물론 대부분 상품소개를 하는 길고 긴 부분은 업체에서 올리는 이미지들로 거의 컨트롤이 불가한 영역이다.  한 때 소셜커머스에서 초창기에 직접 컨트롤하면서 엄청난 디자인 인력을 해가며 다 자체제작으로 상품정보까지 제작했지만 그건 상품수가 천개도 되지 않을 때의 이야기. 현재는 쿠팡같은 곳도 오픈마켓화를 선언하고 업체에서 자율등록하고 소셜도 서비스와 플랫폼에 집중하는 형태로 변화되었다.

 

여튼간에 길고 긴 상품정보영역을 지나서 끝내면 참 좋겠지만 이 좁디좁은 페이지에 밀어넣어줘야하는 것이 또 있다



우연히라도 이런거 본 적이 있을거다. 읽어본 사람도 있을테지만 대다수가 아마 안읽고 슥슥 넘겨버렸을  영역이다

이게 바로 상품판매정보고시 영역이다. 온라인판매되는 상품에 대한 정보의 제한성으로 인해 피해볼 수 있다는 점때문에 공정위에서는 품목 40여가지 리스트별로 상품정보에 꼭 노출해야할 정보를 정해두었다.

안타깝게도 규제의 사유가 됐던 소형몰들은 아직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거나 상품단위로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곳들도 많다.


UX작업자에게는 사용자들은 잘 읽지도 않고 업체는 쓸만한 데이터를 넣어주지도 않지만 저렇게 표형태로 노출시켜야되는 법적 가이드가 명백한 저 영역은 정말 어려운 과제다.

매번 비주얼 디자인 진행할 때 최소화하거나 뺄 수 없냐고 디자이너가 물어보는 단골 영역이기도 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상품정보제공고시가 시행된 같은 해였나  바로 이듬해였나, 공정위에서 이번에는 교환반품에 대해 사전 제공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는 일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환반품에 대한 고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고지해야 하는 내용들은 다양하다. 교환반품에 관한 대부분의 내용이 빠짐없이 쓰여있다.

개인적으로 이게 정말 고객의 권리보호에 도움이 되는 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대부분의 회사가 data기반의 UX를 추구하는 요즘에 점점 더 탭을 구분해서 정보를 2~3depth 에 숨기는 방식을 택하는 것을 보면 고객에게 유용하지도 않고 아무도 보기위해 노력하지도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효성을 떠나 쇼핑몰도 공정위도 분쟁의 면피용은 아닌지 생각해봐야할 문제고, 이런 불필요하거나 상품정보에 중복적인 내용이 국내 쇼핑몰 UI를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규제가 되는건 아닐지 고민되는 내용이다.


3. 상품평


위의 항목이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사람이라도 상품상세에서 나도 모르게 챙겨봤던 부분은 바로 상품평이다.


쇼핑몰일을 하기전에도 상품을 보면 무조건 집중해서 하나하나 읽어 봤었고 역시 최고는 사진이 함께 올라온 상품평이다. 물론 요즘에 블로그나 인스타 등 SNS가 상품평의 대체가 되기는 하지만 이 쇼핑몰에서의 배송 품질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쇼핑몰내의 상품평은 사용자에게 가치있는 정보가 된다.


초창기 소셜커머스 단기간의 특가판매 상품에 치중했기 때문에 상품평이 쌓일 기간이 없었던 탓에 상품문의와 상품평이 게시판형태로 합쳐서 어영부영 운영했지만 결국 오픈마켓화되면서 최근에 다시 상품평을 꺼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지금까지 쌓아놓은 데이터가 없어서 고민이 많을거다. 상품평이 많다는 것은 신뢰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 고려해야할 요소는 상품평이 생기면 그 자체가 자발적인 마케팅 효과가 생기기도 하지만 악평에도 대응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최근 모 오픈마켓에서 이런 불만에 대한 상품평을 숨기거나 삭제하는 기능때문에 언론에서 뭇매를 맞고 공정위로부터 조치를 받은 적도 있다. 그만큼 상품평은 중요하다


관련기사 : 11번가·옥션·G마켓, 상품평 악플 임의 삭제 논란(종합)(2015년7월)


근데 '별점 '은 어떤가? 과연 중요할까?

보통 디폴트값이 만점인 경우가 많아 내용은 욕인데 만점을 주는 상품평도 많다.

쇼핑몰에 대해 공부하면서 첨에 이 별점은 의미가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도 아니고 평가가 별점보다는 텍스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가 입사 하자마자였던 2011년 이 별점이라도 꼭 챙겨야되는 이유가 생겼다.


위의 두 이미지는 둘 다 GSShop의 상품평이다.

발견했겠지만 왼쪽은 상품평이 텍스트가 있고 오른쪽은 별점만 있다.

모든 쇼핑몰이 업종 등록방식에 다 이걸 지키는 건 아니지만 종합쇼핑몰로 분류된 쇼핑몰의 경우 식품상품에 텍스트로 된 상품평을 쓸 수 없도록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것도 공정위의 지침에 따른 것인데 식품상품의 경우 효능을 거의 약이나 만병통치약처럼 쓰는 경우가 있고 이 때 상품평의 힘은 절대적이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 식품 효능에 대한 과장된 상품평은 문제 대상이 되기에 컨트롤이 불가능한 텍스트를 사용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모든 상품상세의 케이스를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별점영역은 필수적이 된다. 여기서 UX기획자는 고민이 시작되는 거고 품목별 특징에 맞춰서 얼마나 차별화할 것인지 얼마만큼 일관성있는 디자인을 유지할 것인지 결정해야한다.



요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텍스트를 선별적으로 쓰고 상품평도 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개선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위의 캡쳐는 호텔스컴바인인데 사용목적부터 후기내용까지 모두 항목화하여 편하게 선택을 하는 식으로 해서 데이터화시키고 있다. 쇼핑몰도 품목별로 좀더 항목화하고 태그화하는게 좋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디자인 결정을 그래서 대체  어떻게 하면  좋냐고 물어본다면,기획후에 비주얼 디자인을 진행하고 페이퍼 목업을 해보면서 과한 부분은 조금씩 제거해 나가고 무엇보다 협업하는 사람들과 의견교류를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한마디로 답은 없다. 그저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낯설지 않게  기획해서 디자인을 망치지 않는 선에서 개발가능한만큼 해보는 것이다.


4. 연결고리


너와 나의 연결고리~ 우리만의 소리~~ 가 아니라 포털을 통해 가격비교검색해서 상품상세로 넘어온 고객들에게 질척거려서라도 우리 몰에서 쇼핑하게 하려면 사용자의 마음을 간파하는 쇼핑 연결고리를 추가해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제일 많이 하는건 대안찾아주기! 상품추천영역이다


길고긴 상품상세 스크롤이 끝나도록 바로주문 버튼을 누르지 못한 그 분이 back키를 누르고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대안을 제시해본다.

 

가장 많이 보여주는 건

-동일 브랜드의 다른 상품

-동일 카테고리 인기상품

이 정도 였었지만 아마존이래로 개인화와 큐레이션에 대한 화두가 두드러지면서

- 고객이 같이 많이 구매한 상품

- 이 상품을 보고 많이 본 상품

이와 같은 고객 행동분석에 관한 데이터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정확히 데이터로 설명할 순 없지만 이 영역 정말 효율이 좋다. 클릭수도 높고 매출 전환도 괜찮다.

기획자인 나도 이 영역에서 우연히 괜찮은 제품 발견해서 구매하는 일도 많다. 내돈쓰면서도 득템한 것 같아 기분이 좋은 순간이다


사족인데 쇼핑몰 만드는 일하면서 정말 돈 많이 썼다. 많은 물건을 보면 아무래도 맘에 드는 상품보게 마련이고 내가 고객에게 유혹적으로 만든 UI에 내가 넘어가기도 한다. 돈 쓰는 것만큼 본능에 충실한 것도 없기에 그래서 쇼핑몰을 만드는 건 참 재밌는 직업이기도 하다.




쇼핑몰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상품상세를 복잡하게 만드는 필수요소들을 정리해봤다. 너무나 당연한 상품이미지라든가 판매자정보라든가 이런 거라든가  소셜커머스 등장이후 가속화된 기획전만큼 많은 상품을 한 상품상세에 녹이는 경우는 제외하고 설명했다. 그러니 실제 기획은 정말 정말 복잡해진다.


쇼핑몰UX를 공부하고 할수록 느끼는건 트랜디하지만 지나치게 낯설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이다. 금방이라도 타사 고객에서 넘어올 수 있고 한번 와서 물건을 사면 또 자연스레 익숙한듯 살 수 있게 하는 것.

가격비교타고 오는 트래픽이 가장 많은 현실에서 중요한 포인트중 하나인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요소를 품고도 쉽고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해주고 더불어서 우리 쇼핑몰에 애정이 생기도록 하는 것 그게 나의 미션이기도 하다.fin.



첫번째 포스팅이었습니다.

현직자분들은 너무나 잘 아실 이야기들이지만 혹시나 이커머스 UX를 알고싶고 준비하실 분들을 위해 연재를 시작했어요.  이 글들이 모여 대한민국이라는 현실에 맞는 작은 쇼핑몰  UX 기초 교재가 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해보렵니다.  응원 남겨주시고 아이디어나 의견, 궁금하신 점도 댓글로 많이 남겨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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