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확신하기 어려운 세태속에서 어쩌면 굉장히 당연한 흐름이며 주먹구구로 일하지 않고 현명하게 일하는 방법으로 굉장히 중요시 떠오르는 요즘이다.
그런데 데이터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말이 뭔가 신격화되면서 키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데이터를 보는 것이 변질되고 있다.
대학생때 처음듣고 회사다니는 내내 몸으로 체감해온 수많은 경영진의 '매지니먼트 마이오피아(Management myopia)현상이 디지털 데이터 버전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영역은 마케팅과 운영방식 영역을 모두 초월하고 있다,
마이오피아는 '근시안적 태도'를 의미하며 멀리보지 못하고 딱 지금만 바라보고 움직이는 경영형태를 의미한다. 이는 짧은 CEO성과주의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임기내에 뭐라도 그럴듯한걸 하려는 임원들이 겉으로만 멀쩡하고 속은 어설픈 걸 만들어서 대대적으로 보고를 하거나, 단기의 매출을 위해서 계속 지켜가야할 가치를 훼손 시키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 일이 요즘 PM, PO, 그리고 퍼포먼스 마케팅, 그로스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다. 현재의 잠깐의 트래픽을 위해 과도한 push를 발송시키는 이벤트를 하거나, 과도한 마케팅 문구를 사용하거나 하는 식이다. 당장 오늘이면 문닫을 것 같이 홍보하다가 다음달에 가도 같은 혜택을 주는 경우도 그렇다.
문제는 A/B 테스트를 해보면 분명 자극적이고 push가 많을수록 효과가 있어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때그때 담당자의 성과가 되고 사람들은 이를 멋있어한다. 이렇게 해서 단타성 전환률을 높였다며 자랑도 하고, 그걸 멋있다고 스터디도 한다.
문제는 장기전이 가능하냐는 점이다. 연예인들은 데뷔를 하고 이미지 소진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시킨다. 예를 들어 여자 아이돌같은 경우는 '청순에서 발랄, 섹시 그다음에는 걸크러쉬'로 넘어가는 순서인데 이미지를 서서히 소비시키는 것이 걸그룹의 생명을 길게 유지할 수 있는 힘이된다. 같은 강도로 최대한의 이미지를 소진하게 되면 사람들은 다른 의외의 면을 찾지 못하고 매력을 잃는다. 이는 연예인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현대인은 굉장히 피로하다. 과거의 데이터와 A/B테스트를 기반으로 한 현재의 행태들은 사람들을 질리게 만든다. 한순간 타오른 과도한 행태는 사람들이 질려버리면 답이 없다. 마치 카카오게임의 하트 주고받기도 그랬고, 벌써 토스의 행운퀴즈도 그렇다. 질린 순간 그 방법은 끝이다. 리텐션을 중요시해야하는데 질리기 전까지는 리텐션이 높아져도 질린 순간부터는 극도로 낮아진다. 근데 이 정도로 측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자극에 익숙해진 담당자는 리텐션이 떨어질 때 더 자극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밖에 없다.
요즘 다시 읽고 있는 책 <플랫폼 레볼루션>에서는 플랫폼의 런칭과 성장에서 push가 아닌 pull방식의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눈에 띄려는 자극이 아니라 자발적인 혜택으로 고객이 직접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키게 하라고 말이다. 토스 행운퀴즈나 10원 선물 이러건 굉장히 잘만든 pull전략이라고 믿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pull이었다면 지속가능한가도 봐야되지 않을까. 직접적인 돈이라는 가치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사람에게 엄청 자극적이긴 한데 만족을 주긴 어렵다. 10원으로 만족이 될까? 복권처럼 가능성이 낮은 뽑기는 만족을 줄까? 아마도 그런 종류의 혜택은 첫 사용자에게는 유용하지만 리텐션으로서는 한계는 올것이다. 클래스101의 돈 관련 강의시리즈도 마찬가지일것같다.
도파민은 터지는데 옥시토신까지 못가게 하는 건 아닐까.
데이터를 사용한다고 해도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고객들의 감정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다면 이는 근시안적일 수 밖에 없다. 이 또한 데이터 리터러시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데이터는 과거의 자료로 미래를 추정하는 것이다. 큰 그림을 해치지 않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서비스의 경험관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