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채팅창에서..
인터넷에 토스충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어느 날 맛집을 공유하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토스 광고하나 가 올라왔다. 무심결에 지나칠 법도 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토스 광고가 올라올 때마다 토스충이라느니 광고쟁이라느니 입에 육두문자를 쓰면서 그 사람을 신고하기 시작했고 토스 광고는 방장에 의해 금방 삭제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를 추측해 볼 수 있다.
1. 광고 구성을 정말 잘해서 욕을 먹으면서까지 사용자가 자발적인 레퍼럴 광고를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 전달된 광고는 광고를 접한 대다수의 사람에게 불쾌한 경험을 제공했다.
광고의 효과를 광고의 노출률로만 본다면 성공이겠지만,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보면 성공일까?
Data Driven 그리고 토스
Data driven UX는 추상적이고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었던 UX를 다양한 툴을 통해 객관화된 데이터로 측정하고 이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토스는 data driven 회사다. 객관화된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팀을 이끌고 서비스를 개선해 나간다.
하지만 하나의 메트릭을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하고 최적화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성장이 둔화하는 시점을 마주하게 된다. 요즘 토스 광고를 보면 최적화를 통한 목표의 한계에 다다른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예를들어 앞서 언급했던 토스 광고를 보면 매체의 수익 일부를 고객과 나누는 식으로 광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기존 광고들과 비슷한 문제점들이(스팸성 광고) 증폭되어 사용자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되어 홍보 효과는 있어 보이나 결과적으로 광고에 노출된 사용자들이 좋은 경험을 가지고 떠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카톡 창마다 도배되는 많은 토스 광고는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같은 정보도 어떠한 맥락에서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광고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정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맥락 없이 무조건 공유되는 토스 광고는 리워드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기업에 상처만 남길 수 있다. 지금이야 토스의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이런 유형의 광고가 먹힐지 몰라도, 이런 피로도가 지속되면 나중에는 양치기 소년 우화처럼 토스에서 공유된 광고는 무조건 스팸으로 인식하게 될지도 모른다. (보통 이 정도까지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토스는 지금의 브랜드 이미지를 당장의 데이터 수치 개선을 위해 소비하지 말아야 한다.
Data Driven, Data Informed, Data Aware
여기서 잠깐 Data Informed와 Data Aware의 개념에 관해 설명하고 넘어갈까 한다.
O'Reilly Media에서 발간한 Designing with Data라는 책을 보면 data driven에 이어 data aware, data informed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에 추가 의견을 넣어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Data Driven :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해결책이 명확할 때, data driven 의사결정은 데이터만으로 구체적인 질문과 가설에 답을 최적화시켜줄 수 있다. data driven 프로세스는 매우 명확하고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답은 알 수 있지만, 이것이 왜 일어났는지는 알려 줄 수 없기 때문에 보다 넓은 범위에서 해결책을 고민해야할 때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Data Informed : 데이터를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 중 하나로 참고한다. 데이터를 직관적/정성적 정보와 조합하여 의사결정 기준으로 사용한다. 첨언하면 나는 data informed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데이터를 직관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경험과 통합하여 분석할 수 있는 능력 이라고 생각한다.(예를 들어 CTA를 만들어 유입률을 올리려고 버튼 크기를 무지막지하게 크게 만들면 유입률 자체는 올라가더라도 전반적인 UX는 떨어질 수 있기때문에 디자이너의 직관과 데이터를 조합하여 디자인을 결정한다.)
Data-Driven VS Data-Informed
Data Aware : 데이터 인식은 다양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와 data driven 이외의 의사결정 기준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다양한 목표와 문제 그리고 해결법이 있다는 오픈마인드로 목표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최선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어떤 데이터가 어떻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려 줄 수 있는지 고민한다. data aware에 유능한 팀은 데이터 뿐만아니라 A/B test, 이해관계자 워크숍, IDI 등의 다양한 정보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내린다. 특히, 디자인 씽킹프로세스에서 다양한 데이터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아이디어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데이터는 우리에게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말해주진 않지만, 문제를 노출시키고 문제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해결책의 효과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평가할 수 있고, 그 결과를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 수 있기때문에 데이터 마인드셋을 인지하고 적절하게 데이터를 이용해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을 따라야 하나?
봉우리(목표)에 올라갈수록 최적화 과정이 촘촘해진다. 더 올라갈 수 없을 때 글로벌한 변화를 통해 더 높은 봉우리(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위 그래프는 내가 다양한 아티클에서 발췌한 내용을 토대로 조합해 본건데, 다음 포스팅에서는 해당 그래프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보려고 한다. -> 부정의 골짜기를 지나 Global Maxima를 향해 참조
데이터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방식은 회사나 프로젝트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다. 데이터 접근 방식은 프로젝트의 목표가 얼마나 구체적인가 그리고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방식이 무엇인가에 따라 유동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서비스가 안정화되기 시작할 때 data driven 의사결정은 서비스를 최적화시키고 누구에게나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data driven만 고집한다면 좋은 상품은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위대한 상품을 만들기는 어렵다. 최적화 위주의 로컬 영역 디자인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어느 순간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기 때문에 보다 나은 경험(목표)을 위해서는 부정적 골짜기를 이겨내고 글로벌한 변화를 통해 더 높은 봉우리(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data driven에서 벗어나 data informed, data aware의 영역으로 다시 나아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부정적 골짜기 : 급격한 변화로 익숙하진 않은 UX에 해 사용자 피드백이 오히려 안 좋아지는 시기
토스 광고에 나오는 “금융부터 바꾼다. 모든 것을 바꿀 때까지”라는 말처럼 그들이 세상에 좀 더 위대한 가치를 제안할 수 있기를..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토스인 만큼 세상에 더 위대한 가치를 이루기 위해 부정적 골짜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최적화의 그늘에서 벗어나 보다 높은 봉우리(목표)로 나아가길 바라본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 헨리포드-
한 줄 요약 : 토스는 data driven에서 벗어나 data informed, data aware의 영역으로 돌아가 보다 위대한 목표를 찾아야 할 시기가 되었다. 토스 짱짱
디자인과 데이터 시리즈
1편 : Datadriven이 토스를 망친다.
2편 : 부정의 골짜기를 지나 Global Maxima를 향해
부정의 골짜기를 지나 Global Maxima를 향해
부정의 골짜기를 지나 Global Maxima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