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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Sep 25. 2020

대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어려운 이유

뇌(brain)의 레거시가 더 무섭다.


요 몇일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 중에는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도, 대형 엔터사도, 포털사도, 핀테크업도, 모빌리티도 있고, 대기업 유통사, 교육업, HR외주대행사, 대형 외주개발사, 1금융권그룹, 제조사 등등 다양하다,

1달간 쉬면서 정말 다양한 일을 하는 여러 나이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재밌었던 점은 하나같이 변화의 진폭이 너무나 크다고 느끼고 있지만 오랫동안 기득권을 유지해온 기업들은 그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기존 기득권인 대기업이 이 시점에 온라인 사업으로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을 실패하는 이유에 대한 멘트들을 기억에 남는대로 모아봤다.


지금 하려는게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모르고 실행한다


 20년 넘게 대형 시스템을 구축해온 잔뼈 굵은 분의 멘트. 온라인서비스의 생리를 모르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상명하복식의 요구사항을 손바닥 뒤집는 바꾸는 경우가 이런 경우 많다고 한다. 담당자는 오랫동안 회사 문화에 젖어서 그저 시키는 대로 반영하려고 갑질만 하고, 정작 서비스와 고객이 아닌 임원 취향을 맞추려는 방향으로 가는 일이 많다고..


기존 금융은 운영금액만 보려고 하다보니
개인 자산이 적은 사람은 고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핀테크 회사에서 일하며 기존 금융사에서 이직 온 사람들과 매일 씨름하시는 분의 멘트.

핀테크와 기존 금융의 큰 차이중 하나는 B2C의 방식을 더 친근하게 개선하고 이를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라고 하는데, 기존 금융사 출신들이 금융을 잘 모르는 거라며 다른 방식으로 적용하기를 싫어한다고..


기존 엔터테인먼트는 팬들을 소중히 여기기 보다는 '잡아놓은 물고기'나 '귀찮은 존재'로 취급한다고


 엔터계와 컨텐츠계에서 잔뼈 굵은 분들의 멘트.

 오히려 아미와의 상생 관계를 말한 BTS가 센세이션한 부분은 이 부분이었을 수 있다고 포인트를 짚어주셨다.  들으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내용이다..


과거에 홈페이지가 포털이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컨텐츠 수급을 직접 제휴해야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과거 홈페이지로 네이버와 다음에서 시작해서 모든 정보가 집중되고 에디팅 되던 시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제 플랫폼은 중앙집권으로 광고로 정보를 강제하기보다는 아닌 개개인에 맞춤 서비스를 제안하고 찾고 싶을 때 최적화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기존  생각에 머물면 더 좋은 컨텐츠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기존 의류제조사들은 기술력이 있고,
브랜드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3대째 의류제조업을 하는 대표의 이야기. 유명 브랜드일수록 가치있던 브랜드가치는 '제품 기술력과 품질'. 하지만 지금 시장은 점차 다변화되서 대량생산과 적합하지 않고, 그렇다고 온라인에서 너무 많은 SKU를 만들어도 홍보해서  알릴 방법이 없는 상황. 기존 다른 유명 브랜드명만 따와서 만든 재미있는 의류가 더 먹히는 시대인데.,. (ex. 코닥kodak 의류매장, 곰표 티셔츠 등)


기존 유통사는 1개팔아서  10원 남길  생각으로 물건 판매할 생각밖에 없어요


오프라인 계열사가 있는 이커머스에서 일해본 나.

고객의 상황과 감정은 생각없이 '락인시키겠다' 고 말하면서도 당장 구매가 없으면 장기적인 전략따윈 개나 줘버리는 상황. KPI를 수정하지 못하는 이상 업무방식의 변화는 거의 불가능.




보통 오프라인 회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될 때, 오프라인 시스템 레거시는 큰 문제가 된다. 나 역시 크게 디여봐서 이게 무슨 말인지 무서울 정도다.


그런데 사실 시스템은 변경이 어려울 뿐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 업계가 동일하다고 판단하는 순간부터 인력은 동일해진다. 그 인력이 돌고 돈다. 꼰대보다 무서운 게 어쩌면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이다. 아니 그렇게 생각한다면 태도가 어떻든지간에 꼰대인이도 모른다.


 시대가 바뀌고 있고, 사업의 흐름도 완전히 바뀌고 있는데 기존의 사고패턴과 업에 대한 이해도를 바꾸지 못하는 것,  이것 역시 레거시다.  뇌 속에 레거시가 시대를 따라서 바뀌지 않는다면 겉은 어영부영 따라가도 혁신되지 못하고 뭔가 부족하게 오프라인 서비스의 온라인 버전만 나온다.


 뇌(brain)의 레거시타파하지 않으면 진정한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은 안된다는 것은 명제인 듯 하다.

그런데 사람은 시스템보다도 견고하다. 사람이 안바뀌면 새로 만든 시스템이 기존 레거시와 다를 바 없어진다.


문득 내 머리속에 레거시는 얼마나 유연할까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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