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그냥 Feb 06. 2021

온라인 비즈니스의 본질 : 프로덕트

모든 직무가 프로덕트에 집중해야하는 이유


이커머스에서 일하고 싶다면 알아야 하는 개념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이커머스의 본질은 프로덕트’라는 점이다. 


여전히 ‘프로덕트’라는 단어가 굉장히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프로덕트란 개발프로젝트를 통해서 만들어진 산출물로, 우리가 앱/웹 서비스이라고 부르는 그 자체를 뜻하는 단어다. 서비스라고 하면 무언가를 대신 처리해주는 대면업무나 대가없이 제공해주는 덤이나 편의를 의미한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가 3차산업이라고 부르는 서비스 업종은 이러한 의미가 맞긴하다. 그래서 더 혼동된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해 보겠다. 


 만약에 ‘세탁특공대’처럼 세탁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생각해보자. 그 회사 자체는 세탁을 대행해주는 서비스업이 맞긴 하다. 하지만 기존의 동네 오프라인 세탁소처럼 직접 대면업무는 없다. 무언가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고 느낄 것이다. 고객과 소통하는 것도 그리고 결제를 하는 것도 사람이 아니라 ‘앱’ 자체니까. 

 자, 이 지점에서 ‘고객(customer)’은 ‘사용자(user)’가 된다. 오프라인에서는 고객으로서 사람과 대면하며 무형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되지만, 온라인으로 넘어오니 고객은 사용자가 되어서 ‘앱’을 이용하는 것이 된다.  평소에 우리는 이 '앱'을 특별히 지칭하지 않는다. 사실 앱인지 웹인지는 기술적인 용어일 뿐이다. 실제 사용자들은 이게 앱으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웹뷰어에서 URL을 치고 들어가는 웹으로 만들어져있는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사용자로서 사용하는 무언가 대상이 있고, 그것을 우리는 ‘프로덕트’라고 통칭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커머스의 본질은 프로덕트라고 하는 것일까? 

 이커머스는 말그대로 온라인 비즈니스다, 어떤 목적으로 설계가 되었고 어떤 가치를 주든간에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는 것은 프로덕트이고 우리가 주려는 모든 가치는 이 프로덕트를 통해서 전달할 수밖에 없다. 사용자를 만드는 것도 ‘회원가입’이라는 프로덕트인 거고,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도 ‘주문,결제’와 같은 프로덕트다. 우리 서비스에 항의하는 것도 ‘고객센터’ 또는 ‘고객문의’와 같은 프로덕트인 것이다. 


 이 사상은 실리콘밸리를 포함해서 모바일 이후에 정착된 중요한 개념이다. 모든 것의 본질이 프로덕트라는 생각을 가진 회사는 IT회사인 것이다. 


 우리가 지금 IT회사라고 부르지 않는 회사들도 이커머스가 발달되기 훨씬 전부터 내부에 ‘전산실’이라고 부르는 IT 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전산실은 실제 중요한 업무를 하는 다른 팀들을 보좌하는 지원부서의 하나였다. 예를 들어서 오프라인 백화점이라고 하면 결제하는 POS 시스템을 설계하거나 정산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ERP 유지보수를 하는 수준이었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계열사들의 비슷비슷한 전산실들을 통합관리할 계열사들을 하나씩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SDI, SKC&C나 LGCNS, 롯데정보통신과 같은 회사들이다. 하나의 회사를 만드는 이유는 각 회사가 인적자원 관리를 하지 않고 파견식으로 같은 인원을 함께 공유하기 위한 효율화 때문이었다. 그 때의 ‘전산’이란 똑같이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프로덕트’의 개념이 아니다. 그냥 보조하는 전산시스템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만들 때, 유지보수할 때 그 때 어떻게든 비용을 줄여서 만들고 싶어했다. 

 지금도 오래된 대기업의 연세 지긋한 분들은 IT직군을 보조하는 ‘전산’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그보다 심할 땐  온라인에 만들어진 ‘홍보 전단지’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프로덕트의 개념을 가진 온라인 사업에서 프로덕트의 위치는 다르다. 프로덕트는 그 자체로 우리 사업의 매장이자 사업의 형태이자, 접객이자, 서비스의 총체다. 모든 전 직원들이 이 프로덕트를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프로덕트가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을 고객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고 회사의 모든 직군에게 있어서도,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사상이기도 하다. 


 지금 직장을 선택하는 입장에서라면 회사가 이 부분에 대한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여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치열한 온라인 사업에서 경쟁에서 제외되기 쉬울 것이다. 왜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업들이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지는 이런 사상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직무를 고르는 입장이라면 꼭 IT 부서를 희망하는게 아니더라도, IT회사에 간다는 것은 프로덕트라는 본질을 이해하고 일을 해야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