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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Dec 10. 2021

비대면 회의를 어떻게 리딩 할까?

온라인 이슈 미팅 시 프로덕트 매니저 꿀팁


프로덕트매니저의 제일 중요한 자질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한다. 무언가 자신의 기획을 전달하고 설득시키는게 주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남의 말을 잘 듣고 잘 질문하고 잘 이해하는 것이 핵심적인 역량이다. PM은 항상 모르는 문제를 분석해서 정의하고 그걸 해결해나가는 일을 반복한다.


 그래서 '회의'는 프로덕트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프로덕트매니저가 주재하는 회의에는 대략 3가지 정도가 있다.

기획 배경과 목적, 기획안을 리뷰

현업과 사용자, 유관부서 등에 원하는 바를 설명하고 서로 상황을 이해하는 인터뷰 방식의 회의

이슈를 드러내서 대안과 해결책을 정의내리는 회의


모든 회의가 중요하지만 특히나 임기응변과 빠르고 정확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것은 3번째 회의다. 빈도가 잦고 꼭 해야만하는 필수불가결한 회의다. 3번째 회의가 매번 불편하고 답답하기만 하다면 회의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한다.


 특히 요즘처럼 비대면 상황에서는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보다 소통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과거 손짓, 발짓, 표정,  느낌 등 오감으로 전해지던 소통의 방식이 제한되기 때문에 훨씬 이성적이고 이슈집약적 회의가 되어야하고 듣는 사람들의 집중도를 높일 방법이 총동원 되어야한다.

 나 역시 비대면회의를 약 1년 넘게 진행해오면서 몇가지 스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 원하는 시나리오를 정리한다

 이슈회의는 결론을 내기 위한 회의에 해당한다. 시간내에 의견만 물어보면 결론이 내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이슈회의를 진행할 때는 가볍게 시나리오가 있어야한다. 이 때는 예능 작가들이 쓰는 큐시트의 개념을 가져가면 좋다.

 큐시트란 큐카드에 써놓고 MC가 보는 시나리오를 이야기한다. 대본은 아니지만 해야할 이야기의 흐름을 정해놓고 시작하면 종료지점을 정리할 수 있다. 이 때 반드시 진행자가 생각하는 '밀어주는 대안'이 있어야한다.  이 부분이 명확할 때 나는 회의 사전 자료를 이런 순서로 정리한다.

1. 논의의 배경과 현황 : 문제상황의 구조적이고 논리적인 배경
2. 이슈의 정의 : 해결의 목표와 대안수립의 전제조건
3. 대안 : 2개이상의 대안을 동일선상에서 비교
 -> 대안 비교시에는 효과, 비용, 시간효율 모두 비교하고 사용자에 대해 좋아지는 점을 비교한다. 관리하는 메트릭에 대한 영향 가설도 있으면 좋다,
4. 추가적 이슈 및 의견
5. 의사결정사항
6. 액션플랜

 일단 큐시트 정도로 1-3번까지 정리해가야하고 꼭 2번에서 한번 합의를 구하고 3번으로 넘어가야한다. 1번과 2번은 문제해결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여기서 이해수준을 맞추지 않으면 3번에서 갑자기 전혀 맥락이 다른 대안이 나오거나 1번을 이해못해서 회의가 원점으로 돌아오게된다. 그리고 3번을 정리할 때는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개발과 함께 미리 상의해서 사전에 이슈미팅에서 동의할 인원들을 확보해두는 것이 좋다.

 어려운 경우는 2번부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인데 그런 상황이 우려되면 2번을 여러개로 나누고 이에 따른 대안도 여러개 정리한다. 그리고 2번을 합의볼 때 전제조건에 맞지 않는 대안은 폐기되었음을 회의참석자 전체에 확인시켜야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모두의 발언권을 주면서 4번의 추가적 이슈를 확인하고 이를 정리해나가면서 논의가 합의점을 찾도록 해야한다. 제일 좋은 상황은 누가 어떤 관점에서 이야기할지 미리 예상하고 순서를 정해서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 이슈 논의할 때는 이야기가 주제에서 새지 않도록 의사결정 필요항목을 계속 환기시키며 경로이탈을 막는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논의된 대로 나온 결론과 사람별 액션플랜을 정리시킨다.



2. 오픈 회의록을 작성한다

 위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시청각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회의 시나리오를 바로 회의록으로 전환시킨다.

 여기서 비대면 꿀팁은 이 회의록을 화면공유해두고 쓴다는 점이다. 비대면은 집중력이 낮아서 서로 말하면서도 혼동되기 쉽고 회의록을 나중에 체크하라고 해도 바빠서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아예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회의주재자가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정리한다는 것을 볼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정리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전 후배중에는 노트에 필기했다가 회의록을 적거나 녹음을 떴다가 회의록을 작성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해도가 낮고 어려운 내용일 때는 그럴 수 있는데 평소 들으면서 패러프레이징하는 의사소통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서기처럼 듣고 있지 말고 계속 되물어가며 요약한다. 그리고 예의바르게 노트테이킹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회의참석자의 이름이나 부서의 입장을 존중하는 것은 단어에서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어 특정 이슈에 대해 특정팀이 비용이슈가 있어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치면, 이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의없는 회의록 : 재무팀 때문에 안건 확정 안됨

예의있는 회의록 : 재무팀 비용이슈 재확인 후 재논의

 시나리오 문서에 정리하면 회의가 끝나면 바로 회의록으로 저장하면 업무시간 절약도 되고 깔끔하다.


3. 태블릿 화면으로 화이트 보드를 대신한다

 그럼에도 정말 엄청나게 말과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오프라인 같으면 화이트보드로 쉽게 소통할 내용이 진짜 너무 하기 어려울 때는 태블릿화면을 미러링해서 보여준다. 구글의 잼보드가 구글밋에서 바로 쓸수도 있고 MiRo화면을 띄울 수도 있지만 유려하지가 않다.

 나는 TeamViewer로 태블릿과 Pc를 연결해서 태블릿 화면을 띄워서 공유하고 펜으로 쓰면서 설명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화이트보드 대신 썼던 화면을 바로 PDF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4. 카메라로 보이는 모습을 인식하고 행동한다

 과거에 회의할 때 우리는 각자 유인물이나 PC의 자료를 보느라 사실 발표자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지 않았고 합의를 보거나 부탁할 때 눈인사로 강조점을 찍을 수 있었다.

 비대면에서는 오히려 회의 주재하는 사람의 표정이 더 잘 보인다. 사람들은 자료와 동시에 보기 좋게 뜨는 발표자의 표정을 금새 눈치챈다.

 많은 사람들과 회의해오면서 조금 신뢰도가 떨어지는 몇가지 모습을 관찰했고 가급적 나역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말 근거없는 개인적인 원칙이지만 몇가지 원칙을 정했기에 이를 공유해보러고 한다.


 첫째, 회의 주재자일 때 잘 모르는 이야기를 듣고 눈을 위로 굴리면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첫번째 이미지처럼 보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캠의 화각이 좁아서 볼록렌즈 효과로 흰자위가 훨씬 많이 보인다


사람이 특히나 잘 모르는 이야기나 소화불가능한 어려운 이야기를 들을 때 눈을 위로 치켜뜨고 구르며 입을 오므린다는 것을 이번 재택근무하면서 많이 느꼈다. 문제는 그 당황스러움이 모두에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이게 뭐가 문제되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해가 된 상태에서 상황을 주도하는 사람에게 잘 나오지 않는 표정이다. 심지어 캠의 화각이 좁아서 볼록렌즈 효과로 더더욱 흰자위가 많이 강조된다. 차라리 생각이 많을 때는 아래로 고개를 숙이고 고심하는 분위기를 주는 것이 냉소적이지만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 모름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전략일 수도 있다)


둘째. 다른 일하는 티를 내지 않으려 한다.

비대면 회의는 다른 일하는 경우가 몹시 티가 많이 난다. 안듣고 신나게 키보드치거나 무언가 듣거나 읽어서 얼굴 표정이 변화하는 것이 티가 굉장히 많이 난다. 주재하는 사람이 회의중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 카메라로 보이면 다른 사람도 따라한다. 차라리 회의록 작성에 열을 올리자.


셋째, 아예 음성회의가 아니라면 리딩할 때는 카메라를 켜라.

주재자가 카메라를 켜면 마치 강의할 때와 비슷해진다. 오프라인 회의의 지방방송이 없어사  제대로 준비만 해간다면 주제이야기만 나누기가 좋다. 그때 카메라를 켜고 자신이 말하는 중임을 더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 때만큼은 MC라고 생각하자.


넷째, 시작하기 전과 후에 아이스브레이킹이나 밝은 인사를 한다.

서로 만날 일없고 외로운 상황이 많아서 가벼운 토크는 협업의 감도를 높일 수 있어서 효과적이다. 일부러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서  친분이 희석되지 않게 하고 파이팅을 불어넣는다.




비대면 회의를 통한 이슈회의시 도그냥의 개인적 꿀팁을 알아봤다. 비대면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고 보편화되었다. 어서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만들어서 이 상황에 적응시킬 때다.

상황이 아무리 바뀌어도 깊게 고민하고, 잘 이해하고, 협업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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