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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Aug 09. 2016

이거 쓰라고 준 거 맞나?

쿠폰이라 쓰고 낚시라 읽는다

보통의 쇼핑몰 다섯번째 이야기


소리없는 메아리의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으려면 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싸거나

싸게 해주거나(세일)

싸게 해주듯 보이거나(쿠폰)

싸게 산 기분을 느끼게 해주거나(리워드)

 중에 하나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확 띄고 푸짐해 보이는건 단연 쿠폰이다.

오늘은 푸짐하고 빵빵하지만 손해 보지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쿠폰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 놈은 태생부터 낚시였다. 

신문과 전단지에 따따따 점선으로 유인해서 매장에 한번이라도 오라고 손짓하지만 정작 꺼내들고 찾아가서 지름신과 영접하면 너는 대상이 아니라 하는 것.


싸게 사라고 만들어놓고도 가급적 안썼으면 하는 것이 바로 쿠폰이다


쿠폰을 받는건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쿠폰으로 낚으려면 일단 경로가 있어야한다

대표적인 쿠폰 경로는 3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1) 유입 경로에 따라

2) 이벤트 참여시

3) 첫가입이나 등급별로


유입경로에 대해 쿠폰을 주는 경우는 대표적으로 네이버 가격비교가 있다.



네이버 가격비교를 통해 접근한 더현대닷컴과 11번가다.

두 사이트 모두 네이버경로에 대한 추가 쿠폰을 제공하고 있는데 방식은 다르다.


더현대닷컴의 경우 쿠폰제공을 알려주고 고객이 다운로드받아서 결제페이지에서 선택하도록 되어있다. 반면에 11번가는 네이버로 진입시 주문서에 이미 자동으로 추가할인이 적용되지만 아무 곳에서도 설명되는 곳은 없다.


쿠폰의 본질이 낚시라는 걸 생각해보면 마케팅과 사이트 전략관점에서 두 사이트의 UX전략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먼저 이런 가격비교사이트는 제휴채널로서 쇼핑몰에 트래픽을 보내주고 이렇게 보내준 상품에서 매출이 발생 시에 일정부분 수수료를 받는다. 가격비교 사이트의 파워가 쎌수록 수수로율이 높아서 계륵같은 존재가 된다. 제휴매출은 늘어도 비용이 들고 줄어도 쇼핑몰에 위험이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이트는 직접 사이트앱을 실행해서 고객이 구매해주기를 바란다.

지겹도록 앱다운로드를 종용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관점에서 보았을 때 쿠폰의 낚시를 제휴경로에 강조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사이트에 위해가 된다. 쿠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실제 할인율보다도 푸짐하게 가격이 내려갈것같은 인지효과가 너무나 강하다.

네이버를 통해 추가할인을 받았다는 사실이 강하게 인지될수록 직접 사이트외 접속하는 것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어느 사이트가 현명한지는 보는 분들이 판단해보시길 바란다.



반면에 내부의 이벤트 페이지는 쿠폰의 낚시효과를 강력하게 활용한다.



크고 화려한 쿠폰이미지는 터치를 부른다.

상품페이지나 메인에서 대문짝만하게 걸린 쿠폰의 할인율은 물건을 사볼까하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고전적인 쿠폰의 기능이다.

쿠폰이 소비를 부르는 몇가지 속성은 '희소성'에서 기인한다.


1) 시간 특수성

특정시간에만 다운로드 혹은 사용이 가능해서 이 시간을 놓치면 이런 싼 소비는 절대할 수가 없다.

2) 소유제약

언제나 모두가 갖는 혜택은 혜택이 아니다. 선착순일수록 혜택이 희소해보이기에 꼭 기한내에 사용하고 싶어진다.

3) 특별함

모든 특성은 이 3번째 특성에 수렴한다. 시중에 널려있는 P2P사이트 쿠폰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쿠폰의 혜택이 작더라도 나만의 요술봉처럼 느껴져야한다.


즉 고객은 나만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일때 이 쿠폰을 꼭 쓰고 싶어진다. 내가 현명한 소비자라는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한다는 것. 이를 잘 소구하는 이벤트일수록 쿠폰의 효과는 높아진다.


세일기간이 너무 잦은 우리 유통가에서 아무 이유없는 이벤트에 "맨날 행사래~ 어이없어"라는 반응을 받지않으려면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UX적으로 봤을 때 그래서 쿠폰의 특별함을 키우고 요술봉같은 느낌을 주려면 가장 중요한건 제약을 감추는 것이다.


쿠폰을 모든 상품에 다 적용시켜줄 경우 역마진이 날 수 있다. 현실적인 제약이 참으로 많다.

이걸 눈에 덜 보이면서도 분명하게 남겨주는 것은 낚시를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다. 단 기분나쁘고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고객들이 막상 구매하려고할 때 이런 말을 자주한다.

"이거 쓰라고 만든거 맞아?"


마지막 대표적인 쿠폰 경로는 등급혜택이다.

대표적인 로얄티 마케팅수단으로 나에 소비에 대한 감사표시다.

이것도 쿠폰의 특별함에 기인한다.



요즘 때아닌 등급혜택 싸움이 생겼는데 등급승급시 선물을 줘서 입소문이 난 티몬과 '인간적으로'라는 타이틀을 달고 한달 기다리지않고도 구매가 많으면 바로 등급을 올려주는 슈퍼패스 서비스의 11번가다.


이 두가지 모두 얼마나 고객인 나를 대접하는가가 싸움의 핵심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쿠폰으로 재구매를 하기를 바라는 장사꾼의 모습이 숨어있다


쿠폰 쓰라고 만든거 아니다
사라고 만든거다

쿠폰은 전형적인 그리고 클래식한 마케팅수단이다.

그리고 전략의 방향에 따라 아주 세밀하게 쿠폰 다운로드와 사용에 대한 UX설계가 필요하다.


고객입장에서 바라보고만 만들 수 없는 것이 전략적 쿠폰의 세계다.

하지만 이미 남발하는 쿠폰에 마음뺐기지 않는 것도 현재의 고객이다. 쿠폰의 특별함을 지켜주고 고객이 불쾌하지 않도록 하는게 보통의 쇼핑몰 기획자의 숙제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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