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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Mar 14. 2024

허수지표가 되기 쉬운 KPI

지표의 최종 목표도 고민해야한다


모 네트워킹 모임에서 한 주니어 기획자가 물었다.

"쿠팡은 메인이 너무 복잡하기만 하고 UI가 별로인데 왜 그럴까요?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이 친구는 커머스 사이트를 하고 있는데 여럿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다보니 유난히 쿠팡이 별로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맞다.  쿠팡 메인을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커머스는 높은 확률로 비슷하게 생겼다. 왜냐면 예쁘지않아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과거 수행중심에 조직에서 일하면서 모바일 메인 화면 리뉴얼을 3번정도 담당했던 적이 있다. 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회사의 모든 시선들도 모두 메인 구좌의 갯수와 배치에 집중됐다. 이권을 가진 스테이크홀더들은 모두 자기 관련 영역과 노출되는 뱃지를 원했다.


그런데 매번 리뉴얼을 마치고 나면 성과는 미미했다.  리더와 사업부는 리뉴얼로 사용성과 브랜드 갱신을 바랬지만 지표상 차이는 리뉴얼 기념 프로모션이 빚어낸 것뿐이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메인으로 접속하는 사용자는 검색으로 넘어가기 바쁘고 외부 광고나 가격비교 등 채널로 진입할 때는 상품상세로 바로 진입했다.  그나마 메인을 통해서 온 사람들도 중앙에 이제는 어딜가나 비치된 퀵메뉴 2줄로 빠르게 목적에 따라 이동했다. 메인을 어슬렁 거리는 고객들은 목표없이 기웃대다가 발견하는 탐색자들이었다.


리뉴얼을 한다고 우리 사이트를 찾아오는 탐색자들의 비중이 달라질까? 이 지표가 그대로라면 메인 화면의 개선은 유려함이나 심미성이 아닌 탐색자들에게 적합하게 가야한다.  즉, 발견의 가능성을  높이도록 보여주는 상품의 적합도와 갯수를 늘리는게 효과적이다.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음에도 리뉴얼이 효과적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는 전후 비교를 똑바로 하지 않는 경우다.

특정 사업부가 메인에 자기 사업부를 위한 탭을 하나 늘려달라고 했다고 해보자.  그리고 의례 신규탭의 오픈 후 유입수와 클릭수를 봤다고 해보자.  이게 많이 나왔다면 유의미한가?


진짜를 알려면 메인 전체 클릭수가 변동이 있었는지 봐야한다.  전체에서 증분이 아니라면 기존 트래픽을 찢어먹기한 것이고 오픈빨도 있을 수 있다.  이건 발전이 아니다.  그냥 유지일뿐이다.


이런 지표들이 허수지표다.  계속 그럴듯해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런 지향점을 찾을 수 없는 지표다.  

새로운 쿠폰유형을 런칭했다고 해보자.  이 유형이 프로덕트로서 의미있다고 말하려면 어떻데 지표를 봐야할까? 보통 마케터가 발행한 쿠폰 생성횟수와 소진률, 그 쿠폰이 사용된 거래량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날 거래에 쿠폰을 먹이는건 증분이 아니다.  쉽게 산출하기 어렵겠지만 기존대비 쿠폰으로 늘어나는 거래량이 얼마였는지 사후에라도 측정할 수 있어야한다. 쿠폰은 광고가 아니기에 제대로된 ROAS 개념을 뽑으려면 전체 거래량이 아닌 증분 거래액을 거를 수있어야한다.


허수지표의 예시는 무수히 많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게 가설관계가 불충분한 상태로 기능부터 요청이 와서 기획개발해야하는 경우 KPI로 허수지표를 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매출을 높이기 위해 메인 리뉴얼을 한다는 말은 가설 자체가 물음표 덩어리다.


무섭게도 정말 제대로된 지표를 잡아야 정말 프로덕트 성장을 만들 수 있다.  허수지표로 느낀 뿌듯함은 넥스트 로드맵을 만들지 못한다.


그니까 고민은 뭐든 깊게 하자. 도그냥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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