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올 상반기에는 별다른 여행 계획이 없었는데... 분명 없었는데... 어느날 tory언니가 물어봤다.
8월에 러시아 어때요?”
러시아..! 마침 성 바실리 성당의 지붕을 한 땀 한 땀 그리면서 모스크바에 대한 근거없는 환상과 여행욕구가 한참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추석 때는 미국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던 그 시점에 8월과 9월 너무 가까웠다.
“아쉽지만 8월에 여행은 무리일듯. 나도 러시아 땡기긴 하는데...”
“그럼 6월은 어떰?”
6월.. 6월은 별문제가 없고, 마침 현충일이 끼어있네? 여행하기에 적절해보이는데..?
“마침 대한항공 직항이 왕복 100만원 정도, 토요일 1:30에 출국해서 현지에서 토요일 밤 11:00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이 있군요!? 일정은 모스크바 3일, 이동하루, 상트페테르부르크 3일 딱 적절하네요.”
여행 계획을 짤 때에 한 도시 3일은 그리 짧아 보이지 않는다. 너무 긴 것이 아닌가 의심하며, 근교 여행코스도 찾아보고 그런다. 그러나 다녀와보면 늘 짧다. 특히나 tory언니와 나는 사진을 찍느라 아주 많이 느림보다. 이번에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모두 짧았다.
여행갈까요? 말나오고 일주일도 안되서 비행기표를 샀던 거 같다. 우리 여행이 그렇지 뭐. 결정에 일주일이 안 걸리고, 비행기 티켓 구매에 하루가 안 걸린다. 여행에 있어서만은 결단력 갑이랄까.tory언니의 후배이자, 그리스 여행을 함께했던 쑨 언니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런데 듣던 것과 달리 모스크바 호텔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왜 때문이죠? 나중에 보니 러시아 월드컵 개막 10일 전에 여행했더라. 그러다보니 평소보다는 가격이 올라갔던 듯. 원래도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던 거 같다. 축구에는 별 관심이 없는 세 명이다 보니 월드컵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다. 이 1도 생각안한 러시아 월드컵이라는 변수는 우리의 여행 내내 이래저래 제법 영향을 끼쳤다. 무대를 설치하는 붉은 광장이라던가, 무대를 설치하는 에르미타주 앞이라던가... (이보시오, 공무원 양반! 귬 백화점의 아름다운 조명이 가리잖소!? 엉엉)
전에도 중국에 여행갔는 데 하필이면 중국 공휴일이라 애먹은 적이 있었는데..!? 이래서 여행떠나기 전에는 그 나라의 공휴일도 좀 찾아보고 이벤트도 좀 찾아봐야한다. 하지만 그나마 월드컵 주가 아니라 참 다행이었다. 월드컵 있는 날에는 교통 통제도 많고, 관광지가 경기장 근처기라도 하면 티켓없이는 경기장 근처 지역으로는 아예 못 가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한다. 유럽 여행갈 때에는 파업 정보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파리라던가, 프랑스라던가... 물론 이탈리아, 영국 등등도 마찬가지. 그래도 월드컵 개막 3일 전에 돌아온 덕에 큰 난관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