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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강민 Salawriter Oct 21. 2018

렉서스 RX 450h와 떠난 가족 여행

LEXUS AMAZING HYBRID JOURNEY 2018(차량 제공)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

지난 한 달 동안 바빠도 너무 바빴다.

회사에 있는 동안은 뛰어다닐 정도로 정신없이 일하고, 자려고 누워도 머릿속에서 일 생각을 지워 내지 못할 정도였으니.


응모했던 컨텐츠 크리에이터의 선정 결과가 발표되었다.


반가운 소식이 도착한 것은, 휴식이 절실하다는 느낌이 절정에 달한 뒤, 다행히 바쁨이 조금씩 누그러질 기미가 보일 때쯤이었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피플에 선정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자동차를 시승하고 감상을 공유하는 것이 취미인 나에게 개성이 뚜렷한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SUV인 RX 450h를 일주일 동안 시승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메시지가 도착한 것이었다. 이번 하이브리드 피플로는 크리에이터의 성격을 가진 12명이 선발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 다음 줄부터 이어졌다.

하이브리드 피플만을 위한 특별한 웰컴 이벤트, LEXUS AMAZING HYBRID JOURNEY 2018 여행에 많은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본 행사는 Slow Life를 콘셉트로......


여행.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여행.

그동안의 분주했던 내 일상, 그리고 늘 다사다난한 우리 선셋* 패밀리의 나날에 숨통을 틔워줄 것 같은 희망이 단 한통의 문자 메시지에서 쏟아지는 느낌이었다면 너무 과장일까.

*Son 셋 = 아들 셋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여행




회사와 학교는 잠시 쉴게요.

여행 일정은 목, 금 1박 2일이었다.

남들이 일하고 공부하는 평일은 내가 여행하기에는 가장 좋은 날이다. 길도 여행지도 한산할 테니. 고민은 잠시, 아빠와 엄마는 휴가를 내고 아이들은 학교와 유치원에 체험 학습 신청서를 내는 것으로 여행의 준비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LEXUS AMAZING HYBRID JOURNEY 2018

여행은 세 가지 테마로 기획한 것 같았다.

Slow Life / Eco Life / Amazing Hybrid


Eco Life 실천을 위한 준비물 알림


자동차 브랜드의 홍보라는 명백한 목적이 있는 행사이겠지만, 친환경을 지향하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는 브랜드에서 준비한 느림과 친환경 체험 여행은 여러 모로 궁합이 잘 맞는 인상을 받았다. 더구나, 이번 여행의 테마와 가장 가까운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친환경 제품 만들기와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 아내였다. 이번 여행의 프로그램은 그런 활동의 바탕이 되는 아내의 생각과 접점이 많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시승 행사는 남자만 즐기는 것이라는 건 편견


이렇게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천천히, 환경 친화적으로 지내보는 특별한 시간을 위해서 일과 공부는 잠시 쉴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는 그렇다.

일상에도 일시 정지가 필요하다. 좋은 여행 때문이라면 더더욱.




[1일 차]

피플과의 첫 만남, RX 450h와 여행 시작 / 커넥트투

렉서스 코리아에서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인 커넥트투(CONNECT TO)에 집결하는 것으로 여행은 시작되었다. 일찍 도착한 우리 가족의 뒤를 이어 참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동반자와 참여할 수 있는 이번 여행에는 9팀이 함께 했다. 친환경 제품들과 기념품,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가득 채운 에코백을 받아 들고 따뜻한 차와 쿠키, 케이크로 여유 있게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을 기다렸다.


여행이 시작되기 전부터 즐기는 여유


*커넥트투(잠실 롯데월드몰 엔터테인먼트동 1층)


브랜드 소개와 하이브리드 기술 강의, 이번 행사에 대한 안내가 1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하이브리드의 절대 강자라 불리는 브랜드인 만큼 오랜 시간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스텝들의 말에서, 준비한 자료에서 느껴진다. 독일의 브랜드와 하이브리드 기술로 차별화하고자 하는 시도는 칭찬할 일이다.

하이브리드로 브랜드 차별화, 지구에도 좋은 일 : 一擧兩得


하이브리드 기술 강의


하이브리드 피플에 응모할 때, 아들 셋 아빠인 나에게는 중형 SUV인 RX 450h만 눈에 들어왔다.

다섯 식구가 한 차로 이동하려면 일단 커야 하니 LC처럼 미끈하게 빠진 쿠페는 현실과의 접점이 없고 LS나 ES 같은 세단보다도 공간적인 여유가 있는 차이기를 바랐다. 그리고, SUV에 하이브리드가 어울릴지 궁금했던 것이 RX 450h를 선택했던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다.


스핀들 그릴.

사실 디자인이 좀 과한 것 아닌가 생각했던 그 그릴이, 이틀 동안 우리와 함께 여행할 차의 얼굴이라고 하니 생각이 바뀐다.

내 새끼는 다 예쁘다.


LEXUS RX 450h


처음으로 함께 달린 1시간 / 올림픽대로, 6번 국도

여행은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의 휴식과 즐거움을 위해 스태프들은 지금과 이 여행의 전후로 얼마나 정성을 쏟는 것일까. 패키지여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배려와 관심.

우리에게 필요한 건 쉬게 할 몸과 즐길 마음뿐.


9대의 시승차들이 목적지까지 차질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스태프들은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미리 설정해 두었다. 조용해서 바로 인식하지 못했는데 차에 올라탔을 때는 시동까지 걸려 있었다.


준비는 이미 완료. 역동적으로 출발해 봅니다.


목적지까지 이동은 콘보이 차량 없이 각자 했다. 나름의 사정이 있을 수 있으니 편하게 이동하라는 배려가 그 이유였다. 평일이고 길지 않은 주행이다 보니 아홉 대의 렉서스는 비슷한 시간에 목적지로 모였다.


처음 만난 RX 450h와 1시간 정도를 달렸다. 이동하는 동안 나눈 이야기에서 우리 가족의 첫인상은 두 가지로 모아졌다.

정숙함. 편안함.


정지 상태에서 가속할 때와 주행 중에 감속할 때, 엔진 소리는 사라지고 모터 도는 소리와 배터리 충전되는 소리가 낮게 깔리면 차 안에는 가족들의 이야기와 웃는 소리로 가득 찬다.

기계음이 양보한 공간을 채우는 우리의 소리


렉서스 친구들과 친해진 막내


유기농 이탈리안식 점심, 천연 염색 체험, 뮤직 테라피 / 서호 미술관

첫 여행지인 서호 미술관은 남양주시, 북한강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미술관이지만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한 것은 정원에서 놀기. 아이들은 보기에도 편안한 폴리몰리 빈백으로 달려가 일단 눕고 본다. 그리고 물가로 다가가 구경을 한다. 내 눈에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단풍이 들어왔다.


각 팀마다 인생 샷을 노리며 사진 찍기 바쁜 와중에 촬영팀은 그런 우리의 모습을 담기 위해 분주하다.

인생 샷은 작가님들에게 맡기고 우린 열심히 놀겠습니다.


정원에서 쉬는 아이들, 분주한 촬영팀
북한강 너머 보이는 가을 산과 하늘


야외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후 미술관 2층의 레스토랑에서 첫 식사를 함께 했다. 앞에 수식어가 붙은 이탈리안식이었다. 유기농 이탈리안식. 처음 만난 옆 자리의 피플들과 피자를 나눠 먹으며 우리는 점점 아는 사이가 되어 갔다.


유기농 재료로 만든 피자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웠으니 이제 몸을 움직여야 할 시간.

미술관 정원으로 나가니 천연 염색 체험 행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쪽염색 방식이었는데, 각자 천 하나씩을 받아 들고 천을 구겨 고무줄로 묶고, 젓가락을 꽂고, 봉에 감아 가며 염색되어 나올 무늬를 상상하는 표정은 모두 상기되어 있었다. 먼저 천을 물에 적시고 천연염료에 담근 뒤 묶은 것을 풀어보면 제각각 다른 디자인의 스카프가 완성된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작품이 가진 특별함이란


세상에 하나뿐인 스카프들


강가에 부는 바람에 스카프를 말려 두고 1층 갤러리로 들어가니 그랜드 피아노와 의자가 준비되어 있다.

어렵지 않은 곡,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곡으로 준비된 아기자기한 뮤직 테라피. 이런 호사를 언제 누려보나, 클래식에 흥이 절로 난다.

지금 단 한 번뿐인, 우리를 위한 클래식 연주회


우리만을 위한 뮤직 테라피


BBQ Party, 가을 숲 속에서의 1박 / 클럽노블픽

럭셔리 글램핑이 준비되어 있다고 했다. 숙소는 주차장에서 올려봐야 할 정도로 높은 곳에 있었다. 봄, 가을이라는 계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짧아진 요즘. 내일로 미루면 누릴 수 없는 또 하나의 호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을 산속에서 보내는 하룻밤


가을 숲 속의 숙소


야외 수영장을 둘러싸고 텐트가 늘어서 있다. 텐트라고 하기에는 크고 화려하니 말 그대로 글램핑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짐을 풀고, 아무렇게나 누워 잠시 쉬고 나니 저녁 시간이다. BBQ 파티.

날씨가 쌀쌀해져서 식사는 실내 레스토랑에 마련되었다. 로맨틱한 테이블 장식, 아이들과 먹기 좋은 음식, 그리고 와인. 가족과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아직 만난 지 하루가 지나지 않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오고 가는 너무나도 신선한 이야기. 이 여행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던 공감대. 이런 여행, 이런 장소가 아니면 언제 어디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마음의 벽도 허무는 분위기와 공감의 힘


즐거운 만찬, 그 후의 숙소 풍경


정해진 식사 시간이 끝나고, 아쉬운 마음에 텐트에 미리 준비되어 있던 맥주 캔을 조금 더 기울였다. 깔끔하게 관리된 공동 샤워실에서 따뜻한 물로 씻은 뒤 잠을 청했다. 다섯 명이 누워도 여유 있는 온돌방. 아니 온돌 텐트.

따뜻한 온돌, 취기 덕에 약간 달아오른 몸만큼이나 따뜻한 마음




[2일 차]

조식, 아침 수영 / 클럽노블픽

벌써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사실 어제저녁 식사 전에 수영을 하려고 했다. 식구 모두 수영을 즐기는 편이라 야외 수영장을 그냥 둘 수 없음에도 약간의 피로에 지고 말았다. 그렇게 하룻밤을 묵혀둔 수영을 오늘 아침에는 꼭 하자고 했다.


조식은 8시부터인데 식구들이 일어나지 않는다. 안 일어나면 혼자 밥 먹고 놀겠다며 협박 아닌 협박으로 깨워본다. 아침의 레스토랑에는 적당한 가짓수의 음식이 마련되어 있었다. 수영을 해야 하니 과식은 금물. 적당히 식사를 하고 소화도 시킬 겸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입수.


가을 날 아침 온수 풀에서의 수영
막내와 함께(출처 : 렉서스)


가을 아침의 공기는 피부에 차갑게 닿았다. 물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일본의 노천 온천처럼,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물을 함께 즐기는 것은 묘한 매력이 있다. 놀기 적당한 온도의 온수 야외 수영장. 온 가족이 수영하는 팀은 우리 가족뿐.

못 놀아서 아쉬운 건 보상받을 길이 없다. 놀고 보자.


11시 체크아웃. 이런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체 사진 촬영 후 마지막 목적지로 향했다.

이틀 째 함께한 RX 450h는 오래전부터 우리 가족의 차였던 것 같이 익숙했다. 새 차에서 느끼는 이런 익숙함은 좋은 것일까 안 좋은 것일까?

거부감이 없다는 것, 새로운 것이 가지기 힘든 매력


발효 식품 체험, 발효 밥상 점심 식사 / 이일유 발효여행

마지막 여행지의 테마는 친환경 먹거리였다.

발효 식품의 체험과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곳의 이름은 이일유였는데, 유래를 들어보니 재미있다.

식초의 유래를 공간의 이름에 담은 '이일유'(21일 유시)
"아버지 두강으로부터 양조기술을 배운 흑탑이 술 찌꺼기를 버리기가 아까워 술항아리에 담아두었다. 21일째 유시(오후5~7시무렵)에 항아리를 열었더니 톡 쏘는 향기가  코를 찌르는데 한 모금 맛을 보니 시큼하고 달콤한 맛이 났다." {중국, 설문해자}
출처 : https://www.idus.com/w/artist/0c5f1094-5c11-40e0-82be-91ee94b7bb52/profile


발표 식품 체험 프로그램으로 사과 식초를 만들었다.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사과를 손질하고 잘게 자른 뒤 설탕과 누룩으로 버무린다.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힘주어 주무르고 나면 용기에 담고, 식초를 만드는 종자 역할을 하는 종초(種醋)를 부어 용기를 밀봉한다. 그렇게 직접 만든 사과 식초 5병이 기념품으로 남았다.


직접 만든 사과 식초


사과 주무르기에도 힘은 들어가는 법. 또 배가 고프다.

체험장 한 켠에는 신선한 식재료와 발표 식품으로 만든 건강한 음식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어른 입맛이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큰 아들은 연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한 그릇을 더 가져다 먹었다.

노동 후의 밥 맛은 꿀 맛


건강한 밥상. 마지막 식사.


*이일유 발효여행




하이브리드 SUV와 함께 한 Slow Life 여행을 마무리하며

조화로운 여행이라는 것이 있다.

목적, 일정, 수단, 동반자,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잘 어우러진 여행. 사실 스스로 준비하는 여행에서 이 많은 요소들이 조화롭기는 쉽지 않다. 몸과 마음만 챙겨간 이번 여행은 많은 분들의 준비와 배려 덕분에 더할 나위 없이 조화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차와 외박을 좋아하는 아빠도,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엄마도, 재미가 제일 중요한 아이들에게도 아쉬움이 없었던 여행. 단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정도일까.


제일 즐거워 했던 막내(출처 : 렉서스)
이번 여행의 포토제닉. 막내의 사진 촬영.(출처:렉서스)


패밀리카로 타고 있는 디젤 RV 차량과는 전혀 다른 성격과 외모의 RX 450h는 이틀 간의 여행 동안 있는 듯 없는 듯, 우리 가족의 발이 되어 함께 했다.


여행에 함께한 RX 450h
여행에 함께한 하이브리드 피플(출처 :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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