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여행 멤버 구성/ 여행계획 세우기
계획 따윈 필요 없어, 될 대로 되든지, 안되면 말고!
- 일몰 개고생 백팩킹팀 -
오늘은 다음 주 떠날 그룹 여행의 멤버를 구성하고, 각 그룹별 여행 계획을 세우는 날이다. 총 3그룹으로 나눠질 멤버 선별 방식은 무작위 제비뽑기도, 단순무식 묵찌빠도 아닌, 아주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절차로 진행되었다. 바로 질문하고, 답하고, 묶어내기.
"당신의 여행 취향은 어떤가요?"
각자 포스트잇에 자신이 선호하는 여행 방식을 3가지 이상 적은 후 제출하면, 서로 비슷한 유형끼리 분류하여 여행 그룹을 만든다.
여행지에서 체험할 수 있는 미식과 액티비티를 최대한 즐기고 싶은 사람들,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기보다는 깊은 자연 속에서 천천히 머물고 싶은 사람들,
도시나 유명 관광지보다 현지인의 삶이 묻어나는 뒷골목과 한적한 시골을 사랑하는 백패커들.
사이좋게 뭉쳐 앉아 같은 빛깔 꽃무더기를 함께 피운 수국처럼, 분류된 그룹 여행 팀끼리 모여 앉아 본격적으로 여행 계획을 세울 차례. 일찍이 어느 현자가 '삶은 여행'이라 했던가. 비슷한 여행 취향으로 선별된 이들은 삶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관도 서로 닮았다. 무슨 얘기든 '척하면 딱' 호응도 200%. 왁자지껄한 테이블들 속에서도 유독 흥분한 목소리와 끊이지 않는 웃음이 돋보이던 팀이 있었으니, 바로 우리 팀 '일몰 개고생 백팩킹'. 심지어 우린 MBTI 유형도 같았다.
고생스러운 여행의 강렬한 여운과 무계획 속 우연이 주는 희열을 알기에 수고스러움을 기꺼워하는 이들,
"계획 따윈 필요 없어, 될 대로 되든지, 안되면 말고!" 3無(무계획, 무대책, 무걱정)의 자세로 여행을 대하는 이들이다.
백팩킹을 하겠다는데 막상 장비는 없고, 일몰을 보는 1박 2일 일정인데 야영 장소도 미정이다.
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막상 계획 짜기는 다 귀찮고, 웬만하면 "그때 상황 봐서"로 합의한다. 걱정이 슬쩍 고개를 드려하면 “뭐, 어떻게든 되겠지!”로 서둘러 서로를 안심시킨다.
그야말로 동일 MBTI끼리 모여 이룩한 대환장의 팀워크.
그래 좋아, 일단 가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