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리 Dec 02. 2018

퇴사 후, 유럽 와인 여행 - 시작부터 끝까지 요약본

두 다리로, 두 달간 걸어나간 와이너리 여행기

      퇴사를 결심했다.


회사를 때려치우고 무작정 유럽으로 떠났다.

현지에서 와인을 마시기 위해...라고 하면 적절한 이유가 될까?

돌아오는 비행 편은 예약하지 않았다. 돌아오고 싶어 질 때 돌아오리라.


1. 도대체 왜


1) 현재

회사가 싫진 않았다. 하는 일도 나름 재미있었고, 배울 것이 많은 팀원들이 있었다. (물론 어딜 가나 또라이는 있다) 회사 시황은 여느 때 보다 좋았으며 수입도 만족스러웠다. 대학시절부터 쭉 전공해왔던 분야라 업무도 잘 맞았고, 야근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이 정도면 왜 그만두고 나왔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될 지경이다. 그냥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과 같은 일을 계속, 5년 후에도 하고 있다면 나는 행복할까..?

음... 대답은 '아니'였다.


지금도 적지 않은 나이지만, 5년 후면 내가 제멋대로 결정을 하기에는 더 많은 제약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예전 독일에서 일하던 직장 상사에게 다시 같이 일하자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독일 대학원에도 합격했다. 어찌 되었든 독일로 가야겠다 싶어 비행기표를 끊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비행기 안. 동이 트고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내린 선택은 황당하게도 '유럽 와인 여행'이었다. 비행기 표는 편도로.

평생을 참 아등바등 열심히 살았다. 항상 남들 눈을 의식하고, 인정받는 것을 좋아했기에 나는 모든 걸 잘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래서 진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 채 남들이 좋아하는 삶을 추구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인생 한 번뿐이라는데,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해본 적이 있을까.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데..


2) 과거

예전부터 '술'은 좋아했다. 경기 불황일수록 알콜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은 술이'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걱정을 희미하게 하고 오롯이 현재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순간을 행복을 좇게끔 한다는 것이겠지. 하지만 비단 와인은 나에게 조금 다른 의미의 술이다.

집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코르크들


4년 전 독일에서 일을 하게 되며, 당시 한국에 있던 남자친구와 생이별을 했다. 그런 우리 사이를 이어준 것이 와인이었다. 각자의 나라에서 같은 요리를 만들고, 이를 안주 삼아 영상통화를 하며 컴퓨터 화면에 잔을 기울였다. 그이는 한국에서 소주를 나는 독일에서 와인을 들이켰고, 그것이 당시엔 큰 낙이었다. 그때부터 와인은 나에게 애틋한 술이 되었다.


독일의 내 방. 마신 병들을 쌓다보니 저게 2줄이 되고 3줄이 되어 결국 내다 버렸다


3) 변화

물론 옛 연인이 어떻게 지내는지 지금은 모른다만... 여전히 나는 와인을 사랑한다. 처음에는 소비적으로 마셔버리곤 하던 와인에 대한 궁금증은 날이 갈수록 커졌고,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을 시작했다. 어플도 써보고, 와인 다이어리도 써보고...

와인 다이어리

궁금한 것들을 검색하다 보니 생각보다 제대로 정리되어 있는 것들이 없어서, 영문 위키피디아의 와인 단어들을 번역하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기 시작했다.


예 : 오크통에 대한 번역

https://ko.wikipedia.org/wiki/%EC%98%A4%ED%81%AC%ED%86%B5

위키피디아에 등록한 번역문


지금까지 번역한 것이 약 20개 남짓...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이것들은 너무너무 재미있었고, 시간이 부족하면 짬을 내고 잠을 늦게 자더라도 즐거웠다. 참 신기하게도.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강한 열망.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해보랴. 그렇게 나는 퇴사를 하며, 이직 때문에 끊었던 독일행 비행기 티켓으로 무모하게 유럽 와인 여행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2. 준비 단계 (워밍업)


1) 공부는 하고.. 소믈리에 자격증

그래도 가는 김에 제대로 알고 가고 싶어, 잠시 틈을 이용하여 와인학원에서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했다. WSET라는 영국 기관의 소믈리에 자격증을 (좋은 성적으로) 취득했다. 자격증을 어떻게 딸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아래와 같은 절차를 밟으면 딸 수 있다.


<한 달 반 만에 소믈리에가 되는 법>

와인 학원에 등록한다 (검색 엔진에 WSET 라고 치면 몇 군데가 나온다)
- 수강료는 대략 130만원 정도로 기억한다

수업을 열심히 듣는다
- 주 2회, 각 3시간씩 총 1.5개월 수업이었다. (주말반도 있다)

시험을 친다
- 55점인가? 이것만 넘기면 자격증은 준다. 대신 성적 구간에 따라 그냥 합격인지 우수 합격인지 자격증에 표시가 된다.

그럼 나도 이제 소믈리에 !!! (아주 쉽다)

앞서 말했듯 커트라인이 매우 낮기 때문에 떨어지기도 쉽지 않다.

와인 수업 시간. 모든 공부가 이렇게 재밌다면 난 하버드를 갔을테다.


고3의 마인드를 빙의하여 열심히 예습 복습 공부한 결과 일단 자격증은 땄고, 일단 이름만 '소믈리에' 자격을 얻었다.


2) 출국. 무계획이 계획.

이제 남은 것은 출국뿐. 첫 번째 국가가 독일이라는 것 외에는 별다른 계획은 짜지 않았다. 독일인 것도 앞서 얘기하였듯 가려고 했던 대학원이 독일에 있었을 뿐이다. 대략 2달 정도..? 면 대충은 돌아보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떠나보기로 한다. 출국 전날까지도, 심지어 공항에서도 왠지 실감은 나지 않았다.

훗날 저 리본은 노랑빛을 잃어버리고, 캐리어는 털리게 되는데...


공항 라운지에서 맛없는 레드와인을 한 모금 하고 나서야 조금씩 실감이 나더라.


'아 이게 첫 번째 와인, 이제 시작이구나'

막연한 두려움과 묘한 전율, 그리고 흥분. 그래서인지 입술에 닿는 그 액체가 평소보다 조금 더 떫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몇 개의 나라를 방문할지, 몇 종류의 와인을 맛보게 될지, 그리고 언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이러다 와인에 진절머리가 나서 다시 취업을 하거나 대학원을 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 여행의 끝이 무엇이든...

20대의 끝자락, 나는 나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할 것이라는 것이다.




3. 진짜 시작 (본 게임)


1) 얼마 동안

정말 예상했던 대로 2달 (9월 중순에서 11월 중순) :

날씨도 좋았고, 무엇보다 포도 수확 전 ~ 후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큰 장점이었다. 보통 포도밭들은 9월 말에서 10월 중순 정도까지 수확을 한다. 이보다 늦으면 포도밭에서 직접 포도를 따 먹는 (서리=도둑질)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없다. 또한 수확이 끝난 포도밭이 노랗고 붉게 물든 것을 보려면 늦가을이 더욱 적절할 터.

노랗게 물들고 있는 프랑스의 포도밭

2) 몇 개의 국가를

영혼을 끌어 모아 10개국 :

체류 기간 순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체코, 헝가리, 벨기에, 스위스, 룩셈부르크, 중국”. 비행기 환승국인 중국, 반나절 찍고 돌아온 룩셈부르크까지 포함했다. 그 두 국가 모두에서 와인을 마셨으니까. 중국은 공항 라운지, 룩셈부르크는 재래 시장에서.


3) 몇 개의 와이너리를 (포도밭)

20개의 와이너리 :

대부분 와이너리는… 문자 그대로 ‘양조장’, 포도밭 근처에 있다. 즉, 시골에 있다는 것. 작년 말에 면허를 딴 나는 면허시험 이후 한 번도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다. 즉 운전 불가 = 렌트 불가. 운전을 못해서 와이너리 방문에는 다소 제약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방문할 수 있는 곳은 대도시에서 출발하는 근교 와이너리 투어나, 기차로 갈 수 있는 도시의 와이너리로 한정되었다.

양조장 하면 떠오르는 오크통

설령 운전을 할 수 있더라도 사실 렌트는 달갑진 않을 것 같다. 명색이 와인 여행인데 와인을 못 마시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 (굳이 렌트를 한다면 ‘테이스팅’이라 하여 술을 삼키지 못하고 입 속에 머금었다가 뱉아야 한다. 썩 유쾌하진 않다.) 전문가분들은 더욱 다양한 와인을 취하지 않고 맛보기 위해 대부분 뱉으시지만, 나는 목으로 넘어가는 액체의 촉감이 너무 사랑스럽다.  

독일의 한 포도밭. 아직 수확 전이다.

이탈리아에 있을 때는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여기저기 함께 쏘다녔는데, 그 분은 점심 저녁 매 끼니마다 와인을 드시고 음주 운전을 지하철 타듯 하시더라... 단속이 없냐고 물으니 여기는 이게 일상이라고, 음주 단속은 보통 클럽에서 술 마시는 미성년자를 잡는 수준이라고 한다. (컬처쇼크)


아, 그리고 프랑스 보르도에서는 와인 박물관을 다녀오기도 했다.

보르도의 와인 박물관. 정말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곳!


4) 몇 종류의 와인을

내가 기억하는 것만 최소 211종류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실제로 마신 것은 더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대략 하루에 세 가지 종류의 와인을 맛본 꼴이다. 혼자 여행하다 보니, 식당에서 와인 한 병을 주문하는 것은 다소 부담이 되어 잔으로 판매하는 와인을 마신 적이 많다. 양조장에 직접 방문할 때는 평균 5종 정도를 시음했다. 와인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던 나라는 벨기에가 유일하다. 대신 이때는 다양한 맥주를 맛보았다.

우리에겐 다소 낯선, 헝가리의 와인 시음


5) 여행 기록은?

네이버 블로그에.. 현재도 진행 중 : 

와이너리를 방문하기 전에, 관련된 정보를 틈틈이 위키피디아에서 찾아 번역했다. 그리고 그때그때 여행기를 블로그에 업로드하려고 했으나… 귀차니즘으로 어느 순간 띄엄띄엄 해졌던 것. 와인 레이블도 다 수집하려고 레이블 떼는 전문 스티커도 50장 정도 가지고 갔지만 거의 쓰지 않았다.

대부분 와인의 테이스팅 노트를 작성하지 않았다. 아쉽지 않나? 아쉽다.

하지만 덕분에 매 순간순간의 분위기를 더 즐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전에는 내가 마신 것들을 암기해야 하고, 분석해야 하고, 포스팅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압박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여행 첫날 방문한 와인샵에서 와장창 깨졌다.

여행 첫 날 방문한 독일의 와인샵, 시음한 8종 와인

KFC 할아버지의 풍채를 가진 사장님은 본인의 샵에 온 첫 번째 한국인이라며 곰돌이 푸 같은 빅 허그를 나에게 안겨 주었다. 고작 12유로라는 시음비를 지불했지만, 그는 2시간 넘게 내 곁을 떠나지 않고 관련 지역과 포도 품종,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해주었다. 기록을 하기보단 한 마디라도 더 많은 대화를 하는 것.  그것이 와인이라는 문화를 더욱 나의 피로 흡수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마셨던 수백 가지의 와인 중 지역, 생산연도, 포도 품종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반절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히 배운 것은 그 순간을 마시는 방법이다.


"프랑스의 와인 산지로 다가가는 여행은
곧 프랑스 문화를 덩어리로 체험하는 일이다.
포도는 항상 사람과 함께 자라기 때문이다.
포도나무는 문명 속에서 성장해 왔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 와인을 맛보는 여행은 곧 프랑스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이다.
와인은 항상 식탁 위에서 빛난다. 식탁에는 음식이 있고, 정겨운 대화가 있다."

- 프랑스 와인 여행자 저자, 조정용

 

6)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낮, 광장 한복판에 자리 잡은 와인 포차 :


평일 한 낮, 여유롭게 광장에서 와인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독일, 대낮에 광장에 모여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이 진풍경을 이룬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좌석은 없으며 모두 스탠딩인데, 아마 시간 때문인지 대부분 연령대가 조금 있는 사람들이 와인을 즐기고 있다. 와인은 우아하게, 좋은 음식과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마셔야 할 것 같은 우리나라의 허세 문화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유럽의 특유의 문화 때문일까? 어느 순간 모르는 사람들과 친구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화이트 와인이 유명한 독일, 와인을 주문하면 빵은 그냥 먹을 수 있다.

와인도 한 잔에 2~3유로 수준으로,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커피샵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보다 저렴한 편이다. 나는 출장 온 룩셈부르크 할아버지와 친해져 가족사까지 다 나누고, (감사히도) 와인까지 두 어잔 얻어 마셨다. 이 대화에 영감을 받아, 다음 날 계획에도 없던 룩셈부르크 여행까지 다녀오기에 이른다.  




4. 여행의 끝 (쿨 다운)


1) 귀국의 결정

이 죽일 놈의 피부 트러블 :

정말 우습게도 귀국을 결정하게 된 궁극적인 요인은 피부 트러블 때문이었다. 원래 미용에 큰 관심이 없어, 화장품이 없을 때는 바디로션을 얼굴에 바르는 나였지만 사태가 심각하긴 했다.

흉악한 나의 피부.  놀랍게도 이게 화장을 한 것이다.  (혐오 사진 죄송합니다 ;;)

아직 못 가본 곳이 너무 많은데... 그런데 얼굴 상태가 너무 심각해져, 이를 가리기 위해 화장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고 이 때문에 피부는 더 악화되었다.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약간의 미련이 있어야 아련하게 다시 또 이곳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품고.


2) 여행 떠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

후회한 적은 없다. 다만 한국에 돌아가면 무엇을 먹고살아야 할지 불안하긴 했다. 그래서 더욱 한국에 가기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왕 와인에 대해서 파는 김에 와인 관련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여행 중 오히려 와인에 대한 나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

그렇다.

세상엔 와인이 너무 많다.

나는 와인의 맛과 향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둔감한 미각과 후각의 소유자일 뿐 아니라, 마신 와인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멍청이기도 했다. 와인 수업을 듣고, 관련 단어를 번역하면서 배경 지식은 탄탄히 쌓았지만 정작 마신 와인들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 나는 나의 멍청함에 몹시 실망했지만 그래도 좌절하거나 낙담하진 않기로 했다. 실망도 하지 말자. 그냥 즐기면 되는 것을. 그래서 나는 그저 취미로 와인을 곁에 두기로 했다.

이탈리아 피렌체, 광장에 털썩 앉아 조각 피자와 와인을 마시고 있다. 즐겁다


3) 그리고 after

혼란스럽다 :

여전히 내가 갈망하는 분야를 찾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귀국을 결정한 2주 전부터는 매일 하나의 회사에 지원서를 넣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실천했다. 딱히 정해진 분야는 없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직업군들에 대해서 더 알아보고 고민하며, 나에게 맞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원서를 넣은 곳들도 정말 각양각색이다.

(예) UN, 에어비앤비, 스포츠 의류 회사, 기타 국제기구, 스타트업 등 ...


그 결과 몇 군데서 합격 통보 연락을 받았고, 아직 인터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곳도 있다. 아마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직장인이 될 것 같다.


4) 그리고 진짜 after (2)

불가분리(不可分離), 떼려야 뗄 수 없는:

어쨌든 나는 한국에 돌아왔다. 하지만 ‘나’와 와인의 인연은 나일론보다 질겼다. 아래는 귀국 후 3주간 나에게 일어난 일이다.

귀국한 당일 오미자로 만든 와인인 오미로제와 샴페인 비교 시음회에 기자단으로 참여했다.

호주 와이너리 시음회에서,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호주 와인 설명 및 통역 알바를 했다.

지인의 초대로 미국 와인 시음회에 갔다.

와인 SNS 스타트업 대표님과 2차례 업무 미팅을 했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나와 와인의 인연은 계속될 것이다. 것도 그럴 것이 이제는 지인들이 와인 관련된 기사를 보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나에게 연락을 준다. (감사하게도)

만약 와인과의 인연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내가 억지로라도 그렇게 만들 예정이다. :)


5. 미래


2017년을 마무리하며, 나는 2018년 목표를 하나 미리 세웠다.


책을 출간할 것이다. 아무도 읽지 않아도 좋은.

20대 후반, 방황하며 떠났던 60일간의 여정에서 나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얻고 돌아왔다.  이 값진 경험이 시간에 의해 바래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이미 꽤 바래기도 했겠지만, 나는 사진과 일기, 그리고 블로그 포스팅을 보며 그때의 공기를 다시 되살려 보고자 한다.


그래서 나는 아래와 같은 일들을 하고자 한다.


와인 전문 뉴스 매체의 객원 기자로 지원

방문했던 지역과 관련한 와인 단어 위키피디아 번역

여행기 블로그 포스팅 완료 및 브런치 작가로 지원

2018년 상반기 이내에 책 출간


벌써부터 가슴이 아련히 설레어 온다. 아, 가장 중요한 것을 잊을 뻔하였다.


지금처럼 계속, 좋은 사람들과 많은 와인을 기울이는 것.

매거진의 이전글 유서 깊은 리슬링의 고향, 독일 모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