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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e Jul 11. 2020

와인 디캔팅? Why & How?

Wine decanting Q & A

정성스런 메뉴와 좋은 와인이 구성되어있는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갑니다. 들어설때부터 모든 것이 맘에 듭니다. 조명도 인테리어도 쾌적한 온도의 상큼한 공기까지도. 테이블마다 흰색 테이블보가 드리워지고 다들 블랙수트를 입고 서빙하는 아주 클래식한 레스토랑일 수도 있고, 캐쥬얼하면서 모던한 고급스러움을 가진 곳일수도 있습니다.  혼자서 혹은 도움을 받아 맘에드는 음식과 와인을 고릅니다. 모든 것이 잘 흘러가고 있어서 아 좋다..라고 흐뭇해하는 사이 소믈리에가 와서 주문한 와인을 보여줍니다. 그리곤 묻습니다. 디캔팅 원하시는지. 아.. 디캔팅.. 한다고 할까 안한다고 할까 그게 뭐냐고 할까..


와인 관련해서 자주 질문받는 것중의 하나가 wine decanting 입니다. 이 디캔팅은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디캔팅의 모든 것을 Q & A 로 살펴봅니다.



Q: 디캔팅 decanting 은 왜 하는 건가요?


A:  이유가 몇가지 있는데, 우선은 와인 침전물을 걸러내기 위해서 합니다.

오래전 와인 주조 기술이 지금과 같지 못했을 때는 주조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을 깨끗이 제거하는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디캔팅이 생겨나게 됬구요.  현대로 들어와서는 와이너리에서 이 침전물을 다 걸러내는 필터링 과정이 거의 완벽해서, 일부러 침전물을 남기고 시판하는 스타일의 몇몇 와인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와인은 병 안에 침전물이 없는 맑은 상태로 출시됩니다. 하지만, 병입된 후 병에서 숙성 기간이 길어지면서 특히 레드 와인은, 와인에 색을 내는 색 성분과 타닌 성분이 결합해 침전물을 계속 만들게 됩니다. 물론 이 침전물이 몸에 유해한건 아니지만, 어느 누구도 짙은 색 가루같이 형성된 이 침전물에서 나오는 식감이나 맛을 즐기고 싶어하진 않겠죠? 그래서 마시기 전 이 침전물을 걸러내 다시 맑은 상태의 와인으로 만들기 위해서 디캔팅을 합니다.


다른 중요한 이유는, 와인에 공기를 닿게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경우엔 디캔팅이라고 하지않고 에어레이팅/Aerating 이라고 구분지어 말하는게 좋습니다.


병 안에 갇혀있던 와인의 향과 맛 성분을 공기에 닿게하여 좀더 자유롭게 피어오르게 하는 과정인데,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에 해당되긴 하나 몇몇 화이트 와인 또한 디캔팅을 할수 있습니다.


우선 품종과 빈티지를 보고 판단해야하는데, 캐버네이, 시라/쉬라즈, 멜벡, 넵비올로, 템프라니오 품종처럼 풀바디에 오래 저장이 가능한 와인을 좀 더 두지않고 일찍 오픈하는 경우에는 디캔팅이 필요합니다. 병저장이 오랫동안 가능한 대표적인 품종인데 그 최상의 단계에 이르기 전, 그러니까 라벨에 표시된 빈티지에서 와인 종류에 따라 5년이 채 안되었거나 혹은 10년이 되어도 아직도 단단한 와인인 경우, 그 단단함을 공기에 더 닿게해서 분자조직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향과 맛 분자들을 즐기기 위한 더 좋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에어레이팅이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영한 상태의 과일향과 플로럴 향을 심플하게 즐기도록 생산된 와인들은 이에 해당이 되지않습니다. 그 와인들은 에이징이 목적이 아니라 시장에 나온 상태에서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생산된 와인이기 때문에 디캔팅이 없이도 와인을 와인 글래스에 따르는 과정의 산소통과만으로도 충분히 향과 맛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경우의 와인은 에어레이팅을 통해 향이 더 급속히 약해지게 될수도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는게 좋겠습니다.  


또한, 와인의 온도때문에 디캔팅을 하기도 합니다.

방금 와인셀러에서 꺼내와 너무 차가운 경우 향과 맛이 잘 피어오르지 않습니다. 와인을 마시기 전 실내에 잠시 꺼내두어 온도를 적당히 올려준 경우가 아니라면 디캔팅을 통해 짧은 시간내에 온도를 좀 더 올려줄 수 있습니다.


와인이 병입될때 산화를 방지하기위해 이산화황이라는 가스가 병목에 주입되고 마개가 닫혀지는데요, 이 이산화황의 냄새를 날려 보내거나 와인 주조과정에서 혹시라도 생긴 약간의 잡내를 날려 보내기 위해서도 디캔팅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웃긴 얘기 같지만 레스토랑에서 식사할때 흥미로운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측면에서 디캔팅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같은 돈을 내고 식사하는데 소믈리에가 디캔터를 들고와 디캔팅하는 모습을 내 눈앞에서 보여준다면 공부도 되고 즐겁기도 하고 뭔가 특별한 식사 경험이 되겠죠? 동시에 레스토랑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전문성을 보여주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Q: 에어레이팅은 마시기 전 얼마동안 해 두어야하나요?


A: 에어레이팅은, 와인이 병밖으로 나와 바로 글래스에 담길때보다, 디캔터에 담기면서 공기에 더 많이 닿게 되고, 알콜이 날아가면서 향 분자들이 더 드러나게되는 장점들이 있는 반면, 또한 그 공기로 인해 와인 맛이 변하게 산화 작용도 동시에 진행되는 양면이 존재하기에 무한정 와인을 디캔터에 둘 순 없습니다. 그래서 디캔팅 시간은 와인 테이스팅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너무나 다양한 와인들이 나와있지만, 평균적으로 말해서, 우선 가벼운 와인들은 15-20분 정도가 좋겠고 한번에 병 전체를 디캔팅하기 보다는 반병정도 먼저하고 마개를 닫아두었다가 마셔가면서 다시 나머지 반을 디캔팅하기를 권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와인 종류에 따라 평균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저장성이 높으면서 풀바디인 고급의 어린 와인일수록 더 단단한 상태이고 숙성된 와인보다 느슨해지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기에 이런 와인들의 디캔팅은 1-2시간 해두는것이 좋습니다.


식사를 오더하고 애피타이저가 나오기 전 소믈리에들이 디캔팅을 먼저 해주기에, 여유있게 애피타이저 코스를 마치고 메인 디쉬가 나올 무렵이면 어느 정도 맞는 타이밍이 될 것이고, 집에서 디캔팅을 한다면, 디캔터에 담긴 와인을 디캔팅 후 30분에 또 45분쯤에 또 1시간쯤 이런 식으로 나누어 테이스팅 해보며 맛의 변화도 살펴보고 어느 시간대가 가장 맘에 드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있고 즐거운 시간이 되게 해 줄 것입니다.


디캔팅중인 소믈리에 - Italy 여행 중 Emilia Romagna 지역 한 레스토랑에서


Q: 디캔팅은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A: 소믈리에들이 디캔팅을 위해 와인을 셀러에서 꺼내 올 때는 뉘어져 보관했던 그 상태 그대로 바구니나 용기에 와인을 담아 내오고 위 비디오에서 보듯 와인이 담긴 용기를 같이 잡고 와인을 따라냅니다. 그리고 침전물이 보여지는 시점을 살피기위해 보통 촛불이나 작은 조명으로 와인 목 부분을 비추면서 한 손으로는 디캔터를 기울여 잡고 한 손으로는 와인을 잡아 디캔터에 조심스레 따라 넣습니다.


집에서 할때는, 침전물 거르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와인을 좀더 열어주기위해 에어레이팅 aeraing 하는 경우라면, 와인에 공기를 통하게 해준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와인을 쏟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흘려 넣어주면 됩니다.


빈티지가 오래된 old 한 와인을 좀 더 열어주면서 동시에 침전물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인 경우라면, 와인병 자세를 자꾸 바꾸지않도록, 뉘어져 보관되어 있었던 와인이라면 위 설명처럼 계속 뉘어서 디캔팅하거나, 세우는 것이 편하다면 디캔팅에 앞서 냉장고 안에서라도 먼저 똑바로 한두시간 이상 세워놓아 침전물이 일정하게 가라앉아 있게 해야 합니다.


와인 병을 식탁으로 가져 올 때도 침전물이 이리저리 흩어져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하고 가정에선 촛불 대신 휴대폰 플래쉬 기능을 이용해도 편리합니다. 조심스럽게 와인을 기울여 따르되, 와인 병 어깨부분에 침전물이 보이기 시작하면 따라넣는 것을 멈추면 됩니다. 디캔팅된 와인은 마치 글래스에 담긴 와인을 살살 돌려주듯 디캔터를 잘 쥐고 가볍게 돌려주어 와인이 공기에 더 닿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Q: 디캔터는 어떤 것을 사야하나요?


A: 디캔터가 사실 와인 애호가들에겐 하나의 예술 작품을 소장하는 것과 같은 욕구이기도 하기에 리델 Riddel 을 포함한 많은 와인 글래스 회사에서 훌륭하고 멋진 모양의 그러다보니 당연히 고가인 제품들도 많이 생산됩니다. 와인에 공기를 통하게 해주는 aeration 기능면으로 본다면, 전혀 디캔터 아닐것 같은 커피 머그잔이나 어느 유리병도 다 디캔터로 나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와인 디캔터로 생산되어 나온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와인을 즐기기에도 또 당연 기능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되는것이 사실입니다.  


와인용 디캔터중에선 단순한 모양의 저렴한 디캔터나 멋지고 특이한 모양의 디캔터나 기능면에선 큰 차이가 없으니 각자의 예산과 취향에 맞추어 구입하면 되지만, 두가지를 염두에 두면 좋을 것입니다. 첫째는, 디캔터의 입구가 너무 작으면 안될 것이고, 두번째는 디캔터의 밑부분이 넓어질수록 캐버네이, 시라, 템프라니요 같은 풀바디 와인 디캔팅에 좋고, 라잇한 와인은 좀 더 작은 디캔터를 사용하는것이 좋습니다.  


또한, 와인 콜크를 오픈한 후 와인따르는 용도의 마개를 꽂아 따르기도 하는데, 단지 와인을 흘리지않고 편하게 따르게 해주는 단순한 기능의 마개외에, 따라지면서 공기와 좀더 닿게 해주는 기능을 가진 마개도 시중에 나와 있으니, 와인에 따라 디캔터 대체용으로도 가볍게 사용해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집에서나 레스토랑에서 디캔팅이 어렵지 않은 단어가 되어 좀 더 와인을 편하게 즐기게 될 수있길 바랍니다. Cheers!


*조만간 유튜브 채널을 공개합니다. 와인에 대해 쉽게 더 많이 알고 즐기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채널이길 바라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insta: @grapes_vineyards


작가 Jamie 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가까이에 살고 있는 와인 스페셜리스트이며 플로리스트 입니다.


WSET (Wine & Spirit Educational Trust) Advance Certified

CSW (Certified Specialist of Wine)

이탤리 와인 전문가 IWP

미국 와인 전문가 A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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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스트 협회(AIFD) member

AIFD Certified floral design judge/evalu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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