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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e Aug 13. 2015

니들이 왼손의 아픔을 알어

오른손잡이의 뒤늦은 깨달음

아앗...


왼손으 물건을 들다 파앗하고 손목이 찌릿해지 아픔 들고 있던걸 거의 떨어뜨릴뻔했다. 

요즘  왼손을  쓰겠다. 

정확히 표현하 엄지와 검지 사이를  못 벌리겠고  힘을 무리해서 주게 되면 손목 안쪽이 파앗하고 전기 오르듯이 아파온다. 물건을 잡거나 들을 때   손가락이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미처 몰랐고 그 손가락 근육들이 손목까지 연결되어 같이 일한다는 걸 생각할 필요 없이 살아온 것 같다. 


어쨌든,

난 오른손잡이인데 문제가 생겨도 오른손이 먼저 생겨야 하는 거 아닌가?  

뭐가 잘못된 건 아닐까 해서 내 생활 습관을 살펴보기 시작했더니,

오른손잡이라 오른손만 고생하는 줄 알았는데 웬걸 왼손이 꽤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무거운 물건을 꺼낼 때도 오른손으로 먼저 잡긴 하지만

오른손은 다시 문을 닫거나 어떤 디테일한 일을 해야 하기에

그동안 그 무거운 물건을 들고 있어야 하는 건 왼손이었고,

오른손이 뭔가를 하는 동안 그걸 지탱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왼손의 몫이었다.


마치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리더를 위해 자기 몫의 일을 수행해내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도 같이..


생각이 이쯤에 이르면,

아 나는 내게 왼손 같은 역할을 해준 사람들의 고마움을 다 표현하며 살아온 걸까 내지는,

오른손 같은 역할을 한 사람들이라고 안 힘들었겠어 무언가를 계속 진두 지휘해야 했을텐데. 라고도 생각을 해줘야 할 텐데, 왼손이 아프니 괜스레 왼손들의 수고를 대신해서 항변해주고 싶다. 다소 뜬금없이.


남편들, 와이프들의 헌신을 그대들이 아는지.

잘 나가는 사람들, 그만 못한 사람들의 눈물을 그대들이 아는지.

상사들, 아랫사람들의 수고를 그대들이 아는지.


오른손들, 니들이 왼손의 아픔을 아니.

.

.

.


그나저나 왼쪽 손목이 다시 아파온다.

아무래도 당분간 오른손이 좀 힘들어져야 할 것 같다, 왼손이 다시 괜찮아질 때 까진.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왼손에 무리가 안가게 신경 써줄걸..


                                                                            @winefl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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