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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e May 02. 2016

미국 와인의 역사

American wines


미국 와인은 어떻게 시작이 되었을까요.


어느 산업 분야에서든 초기 파이어니어들은,

성공보단 실패, 성취감보단 패배를 경험하며 끝도모를 고생의 시간들을 보내고,

그후 수십년 혹은 수백년이라는 시간들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산업이 빛을 발하게 되는 경우가 많듯,

미국의 와인산업도 마찬가지 과정을 겪으며 오늘날에 이르게 됬습니다.


이런 역사를 가만히 새겨보면 흑백사진 속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는것같은 어떤 감동과 눈물겨움까지 느껴집니다. 모든것이 자리잡은 지금의 시점에서 단지 즐겨주기만 하면 되는 현대인으로 살고있는것이 다행으로 여겨지기까지 하지요.



1600 년대


식사에 와인을 같이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같은 이 말이 사실 문화에 따라선 당연하지않죠.

미국와인의 시작은 바로 이 당연함에서 시작됬다고 하겠습니다.


식사를 하며 당연히 와인을 같이 마시는 식사습관을 가졌던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필그림으로 또 초기 정착자로 바다 건너와 와인이 없는 식사를 하며 이들은 얼마나 절실하게 와인을 그리워했을까요.

초기 외국 이민간 한국인들이 김치를 그리워한거와 같은 그런 느낌이겠죠.

그러던중 야생으로 자라고있는 미국 토종 포도품종들 vitis labrusca 을 발견하고 그 포도를 이용해 와인을 만들어내게 되는데, 이것이 첫 미국 와인의 시작입니다.


재배하면서 만들면서 얼마나 기대가 컸을지요.

하지만, 기대완 달리, 향도 맛도 그들이 그들땅에서 즐기던 그런 와인이 아니었고,  미국산 토종 포도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은 아주 실망스런 와인이었습니다. 배추에 고추가루만 있다고 김치가 아닌걸 한국인인 우리들은 알듯, 포도즙을 가지고 만들었다 하더라도 그들의 입에 익숙했던 그 맛을 가진 와인이 아니었던거죠.

 

그래서 미국산 토종 품종이 아닌 유럽산 와인용 포도품종 vitis vinifera (우리가 요즘 마시는 와인 품종들) 들을 유럽에서 들여오게까지 되지만, 유럽에서 그당시 배편으로 수송해와야하는것에 지출되야하는 막대한 비용이 큰 장애물이 되고, 그나마 들여온것들도 미국 동부의 기후에 적응하지 못해 잘 자라지못하고 죽게되고, 겨우 살아남은 포도들로 와인이 만들어져도 그마저도 품질이 형편없는 와인으로 생산되게됩니다. 이런 이유들로 초기 미국 문화에서 와인은 점점 특별한날 비싸게 먹는 술이 되고 다른 알콜류들이 와인을 대신해 식사에 함께 마셔지게됩니다.



1700 년대


스페인이 당시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멕시코에서 더 북쪽으로 진출하면서 1769년, 지금의 샌디에고를 시작으로 21개의 캐톨릭 교회 misson 를 건축해가면서 교회 예배에 쓰일 sacramental wine 을 만들기 위해 포도원도 같이 짓고 경작하게되는데,이것이 캘리포니아 산지의 시작이며 이때 사용되었던 품종들을 일컬어 미션 grape 라고 통칭하고 지금도 캘리포니아 내 몇몇 와이너리들에서 계속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와인이 발전하는데 큰 부분을 차지했던 캐톨릭 수도원,

그리고 수도원 주변의 포도밭 풍경들,

포도주를 만들던 수도사들의 풍경들,

언젠가 유럽 중세시대 그림에서 본듯한 모습이 여기서도 또한 상상이 됩니다.


물론 이 시기 미국은 독립전쟁을 겪게되고 영국으로부터 13개 주가 독립해 미국이 건립된 해를 1776 년으로 봅니다.



1800 년대


미국의 3대 대통령이자 대단한 와인 애호가로 알려져있는 Thomas Jefferson 은 1700년대 말부터 180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에서 캐버네이 쏘비뇽을 비롯한 보르도 지역 포도품종들을 경작해보지만 계속되는 실패만 경험하게 됩니다. 미국 동부의 습한 여름과 추운 겨울날씨는 보르도 포도품종 재배가 가능하지않은 환경이란걸 그당시엔 누구도 미처 몰랐던거죠.

  

1800년대 초 미국 중북부 오하이오주에서 Catawba 라는 미국 토종 품종으로 품질 좋은 와인 만들기에 성공하게되고, 1842년엔 그곳에서 미국 최초의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지만, 병충해로 인해 더 와인산업이 발전하진 못한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됩니다.


18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뉴욕주 지역에서 미국 토종 포도품종을 이용한 괜찮은 품질의 와인들이 생산되기 시작하고, 또한 지금까지 유명한 뉴욕의 와인산지인 Finger Lakes 산지에서 유럽산 포도품종 vitis vinifera 인 리슬링 Riesling 을 이용해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게되고 이 와인들은 1890년대엔 유럽 와인시장에서 우수한 와인으로 상을 받기까지 이릅니다.


미 중,동부에서 이렇게 와인산업이 기반을 다지기 시작할무렵, 1848년 캘리포니아는 멕시코영토에서 독립해 31번째로 미국에 속한 주가 되고,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교회 포도원이 아닌 상업용 포도산지가 처음으로 생겨나게됩니다.교회용 포도 mission grape 의 품질에 만족할수없었던 프랑스 보르도 지역 이민자가 로스앤젤레스에 들어와 보다 나은 품질의 vitis vinifera 를 프랑스에서 수입해오고 재배하기 시작하여

1851년에 이르러선 일년에 1000 배럴을 생산하게 됩니다.


1852년엔,

캘리포니아 최초 와이너리로 정식 인증된 Almaden vineyards 가 지금의 산호제 남쪽 지역에 생기고 유럽 포도품종을 들여와 처음으로 재배를 시작하는데, 이 와이너리는 지금은 다른곳으로 옮겼지만 아직도 같은 이름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1861년,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와인산업이 큰이익을 줄것이라 판단해 유럽으로부터 십만 그루, 300 여개의 다른 와인포도품종 vitis vinifera (리슬링, 캐버네이, 샤도네이, 진판델..)들을 대량 수입해오고, 다행히 이 품종들은 캘리포니아의 소노마 지역 환경에 잘 적응하며 뿌리를 내려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기에 이릅니다.


나파 밸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미국의 골드러쉬 시기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할수있습니다. 1849 년 미국은 서부 골드러쉬를 맞게되고, 이 시기를 통해 미 동부에 정착했던 많은 이들이 서부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winemaking 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많은 유럽 이민자들이 금을 찾기위해 캘리포니아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골드러쉬가 끝나던 무렵 이들은 Napa, Sonoma, Lodi 등지의 중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떠나게됬고 그곳에서 씨라 syrah, 진판델 zinfandel 등의 와인용 포도재배를 시작하고 산지가 생겨나며 1858년엔 처음으로 나파에서 와인을 생산하게 됩니다.


1863년,

유럽에 필록세라 Phylloxera 라는 포도나무 병이 휩쓸며 모든 포도산지를 급속히 황폐화시킬때, 캘리포니아 산지는 아직 건장하여 유럽산지의 폐해로 인해 유럽국가들이 감당할  없었던 세계의 와인 수요를 감당하는 역할을 잠시 맡게도 되지만, 곧이어 캘리포니아에 수입되어온 포도나무들에서도 필록세라가 번지게되어 같은 어려움을 겪게됩니다.


그러던 중, 텍사스의 Munson 라는 원예학자는, 미국산 포도나무 뿌리에 유럽산 포도나무를 접목시키면 필록세라에 내성이 생기는 것을 발견하여 이를 실행화하고 유럽을 비롯한 미국 와인산지들은 필록세라병에서 벗어나게됩니다.


1900년대


와인 산업에 어느 정도의 성장이 보이던 시기의 미국엔 1920년 금주령 The National Prohibition Act(Volstead Act)이 선포되어 와인 산업에 다른 장애물을 만듭니다. 교회에서 예배용 와인으로, 병원에서 치료용 와인으로, 그리고 집에서 판매용이 아닌 와인 제조로만 허락이되고, 상업용으론 어떤 알콜도 만들수도 살수도 없던 지금으로 보면 참 별걸다 관여하던 시기입니다.


와인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지만 가정용으로 일년에 200 갤런까지 만드는것은 허용되어 포도산지는 다행히 활성화되고 있었지만, 와인용 우수한 포도들은 미국 전역에 보내지기엔 저장성이 약해서 포도산지들은 점점 와인용과는 상관없는 저장성이 높은 포도품종으로 작물을 바꾸게되고 "설탕이나 이스트, 발효시키는 어떤것도 넣어서는 안된다" 라는 문구와 함께 판매되던 포도응축주스들 조차도 정부의 관여로 판매가 금지되기에 이르자 와이너리들과 포도산지들은 더욱 급격히 없어지게 됩니다. 1920 년에 700 여개의 와이너리들이 있었는데 이 금주령이 끝날무렵엔 겨우 140 여개 만이 남아있었다는 숫자가 사실을 입증해줍니다.


항상 그렇듯 모든것은, 피해기간보다 복구기간이 언제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법이죠.

1933 년에 금주령은 철회됬지만, 십여년넘게 금주령체제에서 지내면서 품질좋은 와인에 대한 수요도 이미 없어졌고, 소비가 되도, 달고 저렴한 jug 와인들이나 혹은 알콜이 20%나 든 알콜강화와인 fortified wine 만이 주로 소비되고, 우수한 실력을 갖췄던 와인메이커들도 나이들거나 죽음으로인해 그 수가 급격히 줄었으며, 일할수있는 와인메이커들 조차도 길을 잃은듯, 싸고 저렴한 와인으로 갈것인가 고급와인으로 갈것인가 드라이 와인을 만들어야하나 스윗을 만들어야하나 등등 시장 수요 전망에 대한 갈피를 못잡고 헤매는 시기가 한동안 지속됩니다.


경제 대공황 시기도 이때이며 악재는 계속되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무려 3천만갤론의 저장된 와인이 손실되는 사건이 생긴 시기도 이시기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싸고 품질좋지않은 와인들이 시장에서 매출이 증가되고 있을 때, 고품질 와인 생산에 목표를 두고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들이 있었는데, Beringer, Beaulieu, Inglenook 와이너리들이 그 대표적인 주인공들입니다. 이들 와이너리는 나파 밸리 메인길이라 할수있는 St.Helena highway 에서 현재까지도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투어를 계획한다면 베린져에서 투어를 해보세요. 역사적으로도 교육적으로도 참 남다름이 느껴지는 와이너리입니다.


이렇게 그대로 소멸할것만 같던 미국 와인산업이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회복의 징조를 보이게되고,

Mondavi 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와인산업 관련자들과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립대 UC Davis 는 포도재배기술과 와인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며 더욱 품질좋은 고급와인을 만들고자 품질향상에 매진합니다.


또한 품질향상뿐만 아니라 마케팅에도 주목하게되어,

와인시장에서 최고로 여져지는 프랑스나 이탤리 와인들의 대표이자 산지명인 보르도, 샤블리, 키안티.. 처럼 상표화할수있는 어떤 이름을 고민하던중, 유럽처럼 포도 산지명이 아닌 포도 품종명을 내세운 와인 마케팅을 착안하기에 이르고,


1980년대에는,

미국 포도산지를 AVA (American Viticutural Areas) 로 구분하여 어느 와인이건 한 산지에서 75% 이상의 같은 품종만 와인에 사용하게되면 그 와인 품종 이름으로 라벨에 쓸수있도록 체계화합니다.

이 결정은, 유럽같은 old world wine 과 미국을 비롯한 신생 와인국 new world wine 을 분류할수있는

좋은 차이점이 되며, 캐버네이, 샤도네이, 리슬링.. 처럼 포도품종 이름으로 와인을 고르는것을 가능케해준 결정이 됩니다.


계속되는 품질개선과 연구에 힘입어,

1976년, 프랑스 우수 와인들과 경쟁하여 캘리포니아 와인들이 승리를 거두게된 "파리의 심판 Paris tasting, Judgement of Paris" 라고 불리는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캘리포니아 와인의 품질이 프랑스 고급 와인보다 우수할 수 있음을 증명했을뿐 아니라 저장성까지 우수함을 입증받게되며 캘리포니아 와인 그리고 나아가서는 전체 미국 와인 발전에 큰 계기가 되고, 또한 미국은 신세계 와인 생산국의 리더로서 자리매김을 할수 있게 됩니다.


1980-90년대에는 프랑스 샴페인의 유명 생산자들, 보르도의 유명 생산자들이 Napa, Sonoma 등의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 Oregon 주 등지에 자신들의 자회사들 혹은 파트너 회사들을 설립하기 시작합니다.



2000년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내에서도 전세계적으로도 와인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게됩니다.


1970년대에 미 전역에 500 여개 정도의 와이너리들이 운영되고 있었고 그 대부분이 소규모 와이너리였던 반면, 2013년 기준현재, 미국 50개주에서 크던 작던 또한 어느 와인이건 모두 와인을 생산하고있고, 등록된 AVA (미국 포도 산지)는 200 산지가 넘으며 와이너리의 수는 8000 이상이라고 알려져있고, 매년 300 군데 이상의 와이너리가 미국내에 생겨나고 있다고합니다.


이중에는 물론 우수한 와인을 만드는것에 더 포커스를 두는 와이너리들도 있지만 또 이중에는 어느 정도 수준의 와인을 생산하며 테이스팅 룸을 잘 정비해 더많은 방문자들을 끌어드리려는, 말하자면 '돈되는 장사'로서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어느것이 좋고 나쁘다고 말하긴 어렵고 일반적인 소비자나 여행객의 입장에선 곳곳에 와이너리들이 많은게 좋은거일수 있겠고, 와인전문가들의 입장에선 적은량을 생산하더라도 품질관리에 먼저 최선을 다하는 우수한 와인생산자들의 노고가 감사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유럽 우수 와인 산지들과 비슷한 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캘리포니아에선 다양한 품종이 자라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캐버네이 쏘비뇽, 샤도네이, 피노누아, 씨라, 진판델 등은 캘리포니아의 가장 주된 와인 품종입니다.

California 외에도 와인 산업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내 다른 지역과 와인들이라 한다면,

캘리포니아 북쪽에 연해있는 오레곤 주에서 생산되는 Pinot noir, Pinot Grigio, Chardonnay,

그 북쪽 와싱턴 주의 씨라 Syrah 와 캐버네이쏘비뇽,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의 비오니에 Viognier,

뉴욕주 Finger Lakes 미시건주리슬 Riesling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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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수요도 증가했지만, 와인 애호가들에게 더 즐거운 사실은, 고를수있는 선택의 폭이 너무나 넓고 많다는 점입니다. 프랑스 와인은 프랑스 와인대로, 이탤리 와인은 이탤리 와인대로, 미국과 같은 new world 와인은 또한 그 나름대로 즐길수 있는 이유가 충분히 있으니, 되도록이면 많은 와인을 골고루 마셔보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시고, 특히 이번 포스팅을 통해서 미국 와인이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길 바랍니다.




와인 plus 매거진


작가 Jamie:


와인 전문가, WSET certified

Italian wine specialist(IWP),

American wine specialist(AWS)


&


미국 플로리스트 협회(AIFD) member,

AIFD Certified floral design judge/evalu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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